부천시, 구청 없애고 동중심 행정..주민 "민원처리 빨라져"
![경기 부천시는 4일 전국 최초로 구(區)를 폐지하고 행정복지센터 10곳을 출범시켰다. 주민 센터 업무와 기존 구청 사무 일부를 처리한다. [사진 김춘식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07/05/joongang/20160705013506733klcx.jpg)

4일 오전 9시10분쯤 경기도 부천시 365콜센터. 심곡3동에 사는 한모(60)씨가 “주택가에 사람들이 쓰레기를 무단투기해 악취가 심하고 다니기도 어렵다”고 신고했다. 그의 민원은 20분 만에 해결됐다. 심곡3동과 가까운 심곡2동 행정복지센터 생활안전과 현장기동팀에서 즉각 출동했기 때문이다. 이성동 현장기동팀장은 “예전에는 청소 관련 업무를 모두 구청에서 담당하면서 민원이 구청을 거쳐 주민자치센터로 전달됐다”며 “하지만 이제는 민원 현장과 가까운 행정복지센터로 곧바로 접수되기 때문에 해결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고 설명했다.경기도 부천시가 새로운 행정 실험에 돌입했다. 구(區)를 폐지하고 권역별로 구청 업무를 대신할 행정복지센터 10곳을 만든 것이다. 경기도 시흥·군포 등 전국 9개 지자체에서 행정복지센터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구를 폐지한 곳은 부천시가 처음이다.
부천시는 이날부터 기존에 있던 원미·소사·오정구 등 3개 구를 없앴다. 대신 36개 동(洞) 주민자치센터 중 10곳을 행정복지센터로 지정해 구청 등에서 담당하던 업무를 맡겼다. 나머지 동 주민자치센터는 지금과 같은 역할을 한다.
신설된 행정복지센터는 주민등록·출생과 사망신고·각종 증명서 발급 등 기존 동 주민센터 업무를 하면서 소규모 건물의 건축 허가, 음식점 개설, 이·미용업 신고 등 기존 구청 업무도 처리한다. 단, 세무·지적·녹지·주정차지도·광고물 등의 기존 구 담당 업무는 시가 맡는다. 폐지된 구 청사는 도서관·노인복지관·어린이집 등으로 활용된다.
이날 기자가 찾아간 행정복지센터들은 기존 주민자치센터와 상당 부분 달랐다. 대표적인 게 ‘100세 건강실’이다. 기존 보건소가 담당하던 치매 1차 검진과 상담, 우울증·스트레스 검사, 금연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한마디로 ‘작은 보건소’다. 증명서 발급 창구의 한쪽에는 ‘일자리 상담’ 창구가 생겼다. 1대 1로 상담을 할 수 있는 민원 상담실도 들어섰다. 200여 권의 만화책이 진열된 ‘만화카페’도 있었다. 이용객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인근 거주자 우선 주차장도 낮 시간은 공영 주차장으로 운영된다. 황인목 심곡2동 행정복지센터 총무팀장은 “100세 건강실이나 만화카페 등은 구청에도 없었다”고 말했다.부천시가 행정복지센터를 만든 이유는 행정체계의 비효율성을 없애기 위해서다. 시-구-동으로 이어지는 기존 3단계 행정체계를 시-동의 2단계로 줄이면 그만큼 민원 해결 시간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천시는 지난해 1월 행정자치부와 구 폐지안을 협의하고 같은 해 4월 확정했다. 이후 행정구역 조정, 인력 재배치 작업 등을 해왔다.
폐지된 구청 3곳에서 근무했던 공무원 수는 모두 568명이다. 부천시는 이 중 60%를 동 주민자치센터로 보내 현장 인력을 강화했다. 비용 절감 효과도 상당하다는 입장이다. 기존 구청사 활용이 3000억원 가량의 가치가 있고, 구청 운영비 40억원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정민 부천시 행정안전국장은 “주민 자치나 복지 업무 등은 시와 구에 각각 비슷한 부서가 설치되면서 중복되는 업무가 30%를 넘는 등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출범 첫날 혼란도 있었다. 일부 시민은 업무를 보기 위해 폐지된 구청이나 다른 지역 행정복지센터를 찾기도 했다. ‘시청에서 담당하는 업무’라는 말에 발길을 돌리는 민원인도 있었다. 부천시는 이런 점을 막기 위해 1개월 정도 차량 이동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시민들의 민원 이용 결과를 분석해 행정복지센터와 시의 업무를 다시 조율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이번 행정체계 개편을 계기로 밀착형 현장 행정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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