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 케미칼 前간부 긴급체포, 증거인멸에 탈세도 연루?

정준영 2016. 6. 2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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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검찰이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에 착수한 이래 전·현직 포함 그룹 관계자를 처음으로 체포하면서 수사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검찰은 전날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이 증거인멸 등 혐의로 긴급체포한 롯데케미칼 전 간부 K씨를 조사하고 있다.

구체적인 신원은 알려진 것이 없는 가운데 검찰 안팎에선 2012~2014년 롯데케미칼 재무회계부문을 총괄한 김모 전 상무보(54), 작년 4분기부터 인수합병(M&A) 특별팀을 이끌다 올 들어 2년 넘게 겸해 온 타 계열사 임원을 사퇴한 또 다른 김모 상무보(53) 등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체포 단계 피의자의 신원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계열사간 내부거래 등 매출을 인식하는 과정 등에서 부정 회계처리하는 수법 등으로 수백억원대 탈세에 나선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에만 국내 계열사와 4690억원 규모 내부거래를 했다. 최대 매출처는 국내 계열사 매출 가운데 52%를 차지하는 롯데엠알시(옛 대산MMA)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460억여원 등 최근 5년 동안 롯데엠알시를 상대로 1조5954억여원의 매출을 쌓았다.

같은 기간 롯데엠알시 역시 생산제품 일부(C4R2)를 롯데케미칼에 되팔며 4717억여원의 매출을 거뒀다. 시장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해당 거래는 현금으로 주고받던 대금을 2011년께부터 상계처리해 온 것으로 확인된다. 롯데케미칼 김모씨는 2014년 4월부터 이 회사 사내이사를 겸해오다 올해 3월 중순 물러났다.

검찰은 지난 14일 압수수색 전후 롯데케미칼에서 이뤄진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 관련 K씨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그룹의 컨트롤타워격인 정책본부 등 윗선에서 증거인멸을 지시했는지 등을 추가 조사한 뒤 22일께 K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검찰이 K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룹 수뇌부가 관여한 단서가 포착될 경우 수사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으로 그간 인수합병(M&A)을 통한 신동빈 회장 체제 아래 롯데의 성장을 주도한 황각규 사장이 롯데케미칼의 전신 호남석유화학 출신이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주요 비자금 조성 수원지 가운데 하나로 지목돼 왔다. 해외 원료 수입 과정에서 일본 롯데물산 등 계열사 '끼워넣기'로 거래 대금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정상 거래'라고 해명ㆍ반박했으나, 검찰은 추가 소명이 필요하다 보고 일본 롯데물산의 자금ㆍ거래 내역을 제출토록 요청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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