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친 해외 펀드..동유럽 +7%, 서유럽 -10%, 일본 -20%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슈로 선진국 시장인 유럽과 미국, 일본 주식형 펀드 투자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서유럽과 일본은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브렉시트 여파에서 자유로운 동유럽과 미국은 선방하고 있다.
현재 유럽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동서 편차가 심하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7일 기준 동유럽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6.91%다. 같은 기간 전체 글로벌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4.96)보다 월등히 높다.
반면 서유럽 펀드 수익률은 -10.5%다. 개별펀드로도 신한BNPP봉쥬르동유럽플러스를 비롯한 동유럽 펀드는 4~8%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서유럽 관련 펀드 중 제일 좋은 성적을 낸 건 -3.14%의 ‘이스트스프링유러피언리더스’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서유럽 경제의 발목을 잡는 사이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값이 오르며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
이런 상황은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올 초부터 이달 20일까지 영국 증시는 1.1% 상승하고, 프랑스 증시는 4.8%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러시아 지수는 24.2% 급등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여론조사 결과가 박빙으로 나오며 불확실성이 커지자 서유럽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우려는 펀드 환매를 부추기고 있다. 올해 들어 서유럽 관련 펀드에선 48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브렉시트 공포의 유탄은 일본에도 떨어졌다. 해외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사재기에 나서면서 엔화 가치는 연일 폭등하고 있다. 달러당 엔화 값은 104엔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일본 증시는 연일 내리막이다. 17일 기준 일본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56%다.
대부분의 주식형 펀드가 손실을 낸 가운데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한국투자KINDEX일본인버스ETF 정도가 17.12%의 수익을 냈을 뿐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브렉시트 이후 엔화 가치가 달러당 105엔을 밑돌 정도로 오르면서 엔고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다”며“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둔화 가능성으로 인해 엔화 환율은 100엔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비해 미국펀드는 연초 이후 -2.67%의 수익률로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특히 수익률이 주가지수 움직임을 따라가는 인덱스펀드가 적극운용형인 액티브펀드보다 성적이 좋다. KB스타미국S&P500인덱스펀드가 1.1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미국 펀드에선 인덱스가 액티브보다 전반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뒀다”며 “브렉시트와 미국 고용지표 영향 등으로 미국 증시에서도 초과성과를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동유럽펀드가 앞으로도 브렉시트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유럽과 일본 펀드 같은 ‘위험자산’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영국의 EU잔류를 주장하던 조 콕스 의원의 죽음으로 브렉시트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브렉시트 가능성은 낮다”며 “브렉시트 우려로 눌려있던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확대되고, 강세를 보이던 선진국 채권과 엔화 등은 투표 이후 약세 흐름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17일 조 콕스 의원의 죽음 이후 서유럽과 일본 증시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탈퇴 반대로 결론이 나더라도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강선구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브렉시트가 근소한 차이로 저지되더라도 이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 대한 책임론 등으로 이어지며 새로운 불확실성이 생겨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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