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압수수색 보고받고 화낸 신격호 "나도 내 딸도 철저히 수사받을 것"
“어떻게 이런 일이…어떻게 이런 일이….”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검찰의 압수수색 사실을 사흘 뒤인 지난 13일 오후에야 보고받았다. 신 총괄회장은 크게 화를 내면서 “검찰이 철저히 수사할 수 있도록 협조하라. 만약 내게 혐의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또 롯데면세점 입점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가 있는 맏딸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대해서도 “내 딸이지만 철저히 수사받고 (죄가 있다면) 처벌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검찰이 그의 집무실(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을 비롯해 롯데그룹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기 전날 열이 나서 입원했다. 신 총괄회장 측 관계자는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입원 중인 부친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기 꺼려해 보고가 늦어졌다”고 했다. 신 총괄회장은 바둑 프로그램 등을 주로 보기 때문에 뉴스를 통해서도 압수수색 사실을 접하지 못했다고 한다.
보고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좀처럼 화를 가라앉히지 못해서 평소 좋아하던 B브랜드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급히 사와서 드렸을 정도”라며 “아이스크림을 다 드시고 나서야 화를 삭이고 검찰 협조 방침 등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소파에 앉아 있거나 병실 안을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회복된 상태다. 하지만 아직 퇴원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12일 일본으로 출국한 신 전 부회장은 매일 오전 8시에 부친의 건강 상태를 전달받고 있다. 병원 관계자가 신 총괄회장의 기상 시간과 활동 등을 종이에 메모한 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보낸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에서 동생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을 포함해 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의 해임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 등을 계속 설득할 예정이다.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의 정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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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일본 롯데홀딩스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현 이사진 해임안이 올 3월 주주총회에서 부결되자마자 다시 제출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관계자는 “정기 주주총회 날짜를 아직 못 정했다”면서도 “이달 안에는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원이 수사 대상이 되거나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해임 사유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기업 내부 규정이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글=구희령·유부혁 기자 healing@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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