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 뒤 회복세 .. 일본펀드 어쩌나


일본 증시가 최근 반등하면서 지난해 하반기와 올 초에 걸쳐 큰 손실을 본 일본펀드 투자자들이 한숨을 돌리고 있다. 25일 닛케이225 지수는 1만7439.30에 장을 마쳤다. 이날은 전 거래일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22일 종가 1만7572.49는 두 달 반 만에 최고치였다. 27~28일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일본은행이 사실상 시중은행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효과를 내는 마이너스 금리 대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큰 몫을 했다. 엔화도 약세로 돌아섰다. 25일 아시아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111.18엔에 거래됐다. 올 들어 이달 4일까지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9%나 상승한 것에 비해 시장 분위기가 다시 바뀐 것이다. 일본은행이 추가 양적완화에 착수하고 미국이 금리인상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2분기 엔화가치가 다시 달러당 120엔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전망은 일본펀드 투자자들에겐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지난해 6월 24일 2만952.71까지 올랐던 닛케이지수는 일본기업의 실적 부진과 마이너스 금리 도입의 역효과로 급락을 거듭해 올해 2월 12일 1만4865.77까지 떨어졌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2일 기준으로 지난 1년 수익률이 플러스를 나타낸 일본펀드는 스팍스본재팬H(2.56%)가 유일했다. 설정액이 2000억원이 넘는 프랭클린재팬(Class A) 펀드와 KB스타재팬인덱스 펀드는 각각 -14.84%와 -13.42%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수익률이 바닥을 면치 못하면서 일본펀드에선 올 들어 854억원이 순유출 돼 해외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업종별·펀드별로 보면 일본 증시가 전부 나쁘다고 할 수도 없다. 한국의 코스닥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도쿄증권거래소의 마더스 지수는 올 들어 38%나 올라 9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마더스 지수는 211개 고성장·신흥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250~750%까지 폭등한 종목들도 있을 정도다.
국내 설정 일본 펀드 가운데서도 고성장·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돋보였다. 지난 2월 증시 폭락에도 삼성 일본중소형FOCUS 펀드는 22일 기준 3개월 수익률이 14.21%에 달했다. 미래에셋다이와일본밸류중소형 펀드와 역시 일본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스팍스본재팬 펀드도 10%대 수익률을 올렸다. 투자처만 잘 고르면 일본펀드 투자도 해볼만하다는 얘기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건설·부동산 업종이 특히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본경제 펀더멘털이 나아진 게 없고 중앙은행의 인위적인 부양책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장기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있다. 김지훈 삼성증권 WM리서치팀 연구위원은 “27~28일 일본은행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대출 도입이 유력시되지만 그 정책 효과가 반드시 긍정적인지에 대해서조차 의문이 있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일본은행이 그동안 실시해 온 자산매입이 한계에 달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펀드의 경우 엔화 약세를 기반으로 한 수출 대기업의 실적이 부진한 만큼 내수 기반의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힘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지수 자체가 힘을 받지 못하면 펀드도 어렵긴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일본 증시 상승과 별도로 펀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일본 경제지표 자체가 긍정적이지 않은 현 상태에서 신규 투자는 별로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투자자들의 경우는 목표 수익률과 비교해 득실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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