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자원의 보고 구이저우, 셰일가스 매장량 엄청나..전통·자연 어우러진 빅데이터 산업 신예 기지로 떠올라





중국 남서부 내륙에 위치한 구이저우(貴州)성의 별칭은 첸(黔)이다. 974년 송나라 때 구이저우란 이름이 붙여지기 전까지 이곳이 첸이라 불렸던 데서 유래한 별칭이다. 1000년도 더 전의 명칭이 아직도 남아 있을 만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이다. 중국 동부에서 시작된 개혁·개방의 물결이 밀려든 지 얼마 되지 않은 덕분에 미개발 지역이 많은 투자의 보고이자 49개 소수민족의 다채로운 문화가 온전히 보존된 전통 문물의 고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6월 구이저우성를 시찰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구이저우는 역사가 유구하고 문화가 다채롭다. 자원이 풍부하고 환경도 깨끗하며 입지조건도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개혁개방 정책 혜택 … 고속철 개통, 고속도로망도 완성
GDP규모, 4년 새 2배 가까이 늘고 빅데이터 산업 2년간 37.7% 성장
과거 구이저우성은 가난하고 척박하기로 유명한 지역이었다. 변방인 데다 내륙이라 무역에 불리하고, 궂은 날씨와 험준한 지형 탓에 농사 짓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구이저우성엔 “하늘은 3일 맑은 날 없고, 땅은 3리 평탄한 곳이 없으며, 사람은 3푼 돈도 없다(天無三日晴,地無三里平,人無三分銀)”는 옛말까지 있다.
중국 정부의 개혁·개방 정책이 이곳에 미치면서 구이저우성은 사업가들에게 말 그대로 기회의 땅이 됐다. 중국 굴지의 IT기업 알리바바를 설립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30년 전 광둥(廣東)성과 저장(浙江)성에 투자할 시기를 놓친 사람이라면 이번 구이저우성 투자 기회는 절대로 놓치지 말라”고 강조했을 정도다. 이미 개발이 많이 진행돼 성장 동력이 떨어진 동부와 달리 이제 막 개발이 시작된 구이저우성은 활력이 넘친다. 최근 들어 교통 인프라가 대폭 개선되면서 외부 접근성도 한층 확대됐다. 지난 수년간 구이저우성의 경제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구이저우성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500억 위안(약 186조6000억원)으로 2011년 생산량 5701억 위안에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중국 전체 경제성장률은 5년 전부터 한 자릿수로 떨어졌지만 구이저우성은 지난해 10.7% 성장률을 기록하며 중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했다.
구이저우성의 발전을 견인한 것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한 중공업이다. 전통적으로 구이저우성의 주요 산업은 중국의 국주라 불리는 마오타이(茅台)를 비롯해 술·차·담배 등 음료와 기호식품 제조였다. 구이저우성 정부는 2012년 대대적인 중공업 육성 계획을 발표한 이래로 꾸준히 해당 부문 투자를 늘려 왔다. 2014년엔 주요 중공업 건설 프로젝트 19개에 총 370억 위안(약 6조5349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2013년 투자액보다 162% 증가한 액수다.
천연자원 42종은 중국 최대 매장량 자랑
풍부한 관영매체 중국망에 따르면 구이저우성엔 110종이 넘는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다. 인·수은 등 42종의 천연자원은 중국 최대 매장량을 자랑한다. 중국 3대 매장량으로 꼽히는 자원도 22종이나 있다. 구이저우성의 인 매장량은 중국 전체 매장량의 44%에 달하며, 수은 매장량도 38%다. 석탄의 경우 약 2419억t이 매장돼 있어 중국 남서부의 핵심 석탄 생산지로 꼽힌다.
셰일가스도 구이저우성의 새로운 주요 자원으로 각광받는다. 구이저우성은 2012년부터 셰일가스 탐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5월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인된 채굴 가능 매장량은 약 2조㎥로 미국 전체 매장량(24조㎥)의 8%에 해당한다. 현재 탐사가 진행 중인 단층을 포함하면 구이저우성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최대 13조㎥를 넘어선다. 구이저우성은 셰일가스 채굴에 필수적인 광물 중정석(重晶石)이 중국에서 가장 많이 매장돼 있어 향후 셰일가스 산업이 발전할수록 이득을 볼 전망이다.
구이저우성을 기회의 땅으로 만드는 또 한 가지 요소는 한층 확대된 교통편이다. 최근 잇따라 개통되는 고속철도 덕분에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2014년 구이저우의 성도 구이양(貴陽)과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를 잇는 875㎞ 고속철도가 개통하면서 구이양에서 광저우까지 꼬박 하루가 걸리던 이동시간이 단 4시간으로 줄었다.
지난해엔 중국 동서부를 횡단하는 후쿤 고속철도가 개통하면서 구이양에서 상하이(上海)까지 9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서부 지역 최초로 구이저우성에서 성 내 모든 현(縣)을 잇는 고속도로가 완공된 것도 지난해다.
중국 최초 빅데이터 발전 시범지구로 선정 구이저우성에서 최근 가장 떠오르는 분야는 빅데이터 산업이다. 2014년 1월 국가급신구로 지정된 구이양의 구이안신구(貴安新區)는 지난해 2월 중국 최초의 빅데이터 발전 시범구로 선정됐다. 2020년까지 빅데이터 산업기지를 완성하고 4500억 위안(약 79조4790억원) 규모의 생산량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시 주석이 시범구 지정 이후 잇따라 구이안신구를 찾았을 만큼 중국 정부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기업들도 빅데이터 산업 전진기지로 떠오른 구이저우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구이양에서 열린 빅데이터 국제박람회에는 마윈 회장,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 등 중국 ICT업계의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중국의 3대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은 이곳에 150억 위안(약 2조6493억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 3개를 짓고 있다. 이 데이터센터들은 총 200만 대의 서버를 수용할 전망이다. 그 밖에 대만의 훙하이정밀, IBM, 퀄컴, 폭스콘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도 구이저우성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구이저우성 정부는 빅데이터 관련 설비를 전자상거래나 의료 서비스와 연결해 주민들 삶의 질을 개선할 방침이다. 구이저우성 정부는 올해 초부터 중국의 전자상거래 2위 기업 JD닷컴과 함께 농촌 지역 전자상거래 기술 보급에 나섰다. 또 구이저우성 정부는 현지 의료기술 업체인 렁마정보기술과 협력해 원격의료기술도 개발 중이다. 렁마정보기술 대변인은 “우리 같은 현지 기업이 의료 빅데이터를 개발하는 데에 정부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의 성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구이저우를 최첨단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는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성 서기는 지난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지난 2년간 구이저우성의 빅데이터 산업은 37.7% 성장하는 성과를 냈다”고 보고했다.
세계자연유산 3곳 등 볼거리 많은 광광지 비교적 최근 들어 개발이 시작된 덕분에 구이저우성엔 옛 중국의 전통문물과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다. 그래서 구이저우성은 성 전체가 국립공원이라고 불릴 만큼 훌륭한 관광지로 꼽힌다. 구이저우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과 세계자연유산 3곳부터 중국 정부가 지정한 국가급 자연보호 구역 9곳, 삼림공원 22개, 국가지질공원 9곳 등 볼거리가 많다. 여기에 다채로운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49개 소수민족은 구이저우성 여행에 깊이를 더해 준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이자 중국의 최고 등급 5A급 관광지인 황궈수(黃果樹)폭포는 낙차 74m, 너비 101m로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그럼에도 워낙 첩첩산중 속에 감춰져 있어 불과 30년 전인 1980년도에야 발견됐다. 전 세계에서도 이구아수·빅토리아·나이애가라 다음으로 커서 세계 4대 폭포라고도 불린다. 황궈수폭포 주변으로 크고 작은 폭포 18개가 폭포 집단을 이루고 있어 세계 그 어느 폭포 못지 않은 장관을 연출한다. 물살이 너무 강해 가까이 가면 땅이 진동하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폭포 주변도 둘러볼 만하다. 폭포 뒤쪽엔 종유동굴 수이렌둥(水簾洞)이 있다.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살던 화과산 수이렌동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이곳에 들어가면 입구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폭포수를 만져보는 이색 체험도 할 수 있다. 황궈수폭포에서 약 15㎞ 떨어진 곳에 있는 수중동굴 룽궁(龍宮)은 그 길이가 15㎞나 돼 가위 용의 형상을 방불케 한다. 물속에 반쯤 잠겨 있는 이 동굴에 배를 타고 들어가면 수십 개의 종유동굴이 만들어낸 기이한 광경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룽궁 역시 최고 등급인 5A급 관광지다.
구이저우가 가진 또 하나의 세계자연유산은 바로 카르스트 지형이다. 수이렌둥이나 룽궁 같은 종유동굴도 카르스트 지형 중 하나다. 먼 옛날 화산활동의 결과로 형성된 카르스트 지형은 구이저우 이곳저곳에서 나타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흉터라 불리는 마링허(馬靈河) 대협곡이다. 지면이 갈라지면서 생긴 틈새가 마치 거대한 흉터와 같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협곡의 길이는 74.8㎞, 깊이는 약 300m에 달한다. 이 가운데 관광객이 걸어서 구경할 수 있는 구간은 2.5㎞ 정도다. 협곡 한쪽과 반대편 사이를 연결하는 흔들다리 위에 서면 그야말로 아찔하면서도 황홀한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여름에는 협곡 아래에서 래프팅 등 수상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산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구이저우성의 명산인 판징산(梵淨山)을 빼놓을 수 없다. 이곳 역시 구이저우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가운데 하나다. 당나라 시절부터 명승지로 유명했고, 지금도 중국에서 이름난 불교 성지다. 중국 5대 불교 명산 중의 하나로 꼽힌다.
소수민족의 축제, 다채로운 문화
구이저우성의 인구 3900만 명 가운데 1300만 명이 소수민족이다. 중국 전체 56개 소수민족 중 49개 민족을 구이저우에서 만날 수 있다. 제각각 고유한 문화를 자랑하는 49개 민족들이 사는 이곳은 세계 최대의 민족 박물관이라 할 만하다. 그중에서도 수가 가장 많은 묘족(苗族)은 화려한 장신구와 의상으로 유명하다. 구이저우성 4대 민족 민간행사 중 하나로 꼽히는 음력 9월 27일 루성후이(芦笙會)의 날에 묘족 마을을 찾으면 묘족인 수만 명이 전통의상을 입고 춤과 노래로 손님을 맞이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행사가 끝난 뒤엔 저렴한 가격에 묘족인들이 직접 만든 장신구나 의상도 구입할 수 있다.
소수민족이 워낙 많다 보니 구이저우성 곳곳의 소수민족 마을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축제와 공연이 벌어진다. 여러 소수민족의 공연을 한자리에서 보고 싶은 사람에겐 ‘다채구이저우풍(多彩貴州風)’이 제격이다. 17개 소수민족의 춤과 노래가 펼쳐지는 이 공연은 구야잉대극원에서 볼 수 있다. 러시아, 영국 등 해외에서도 공연했을 정도로 그 수준을 인정받은 공연이다. 관객이 직접 무대에 올라 소수민족의 옷을 입어볼 수도 있다. 또 8월 중순의 명절인 황궈수절엔 황궈수폭포 인근에서도 여러 전통의상을 차려 입고 가무를 벌인다.
다채로운 민족만큼 구이저우성은 음식도 다채롭다. 구이저우성에서 가장 잘 알려진 먹거리는 국주(國酒)라 불리는 술 마오타이(茅台)일 것이다. 아직까지도 구이저우성의 산업은 중공업보다 마오타이를 비롯한 술과 차 등 음료 제조업의 비중이 더 클 정도로 마오타이는 구이저우성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구이저우성의 작은 마을 마오타이에서 생산되는 이 술은 가격이 한 병에 수십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싸다. 청나라 때부터 제조가 시작된 유서 깊고 귀한 술로 마오쩌둥(毛澤東)은 이 술을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 대접하기도 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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