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 빨래, 화장..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바라나시
[오마이뉴스 글:이상기, 편집: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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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갠지스의 아침 |
ⓒ 이상기 |
우리는 다시 다샤슈와메드 가트로 간다. 그곳에서 배를 타고 하류에 있는 마니카르니카(Manikarnika) 가트까지 내려간 다음, 상류인 하리쉬찬드라(Harishchandra) 가트까지 올라갈 것이다. 강에는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강가 아르티 의식이 진행되던 다샤슈와메트 가트는 지난밤에 비해 한산하고 조용하다. 배에 탄 우리는 꽃불을 하나씩 사 불을 붙인 다음 갠지스강에 띄운다. 각자 소원을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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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만디르 가트 |
ⓒ 이상기 |
마니카르니카 가트의 화장의식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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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니카르니카 가트 |
ⓒ 이상기 |
우리는 이곳에서 행해지는 장례의식을 잠시 살펴본다. 바라나시에서 죽은 사람들은 우선 이곳 마니카르니카 가트로 운반된다. 그리고 시신을 천으로 감싼다. 먼저 흰 천으로 감싸는데, 이것이 우리의 수의에 해당한다. 그리고는 노란색 천으로 한 번 더 감싼다. 그 다음 시신을 대나무로 만든 들것에 올린다. 마지막으로 시신을 꽃과 천으로 다시 장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일종의 상여를 네 사람이 들어 갠지스강으로 운구한다. 그리고는 그 상여를 통째로 갠지스강에 넣어 시신을 목욕시킨다. 그리고 나서 장작을 쌓은 화장대에 시신만 올린다. 장작은 보통 3단으로 쌓는데, 좀 더 여유가 있는 사람은 5단으로 쌓기도 한다. 그리고는 불을 붙여 화장을 한다.
그런데 시신이 우리처럼 완벽하게 타 뼈만 남는 게 아니다. 화장하는 과정에서 다리가 드러나기도 하고 덜 태워지기도 한다. 화장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시신을 처리하는 과정까지는 볼 수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화장한 시신은 갠지스강에 뿌려진다. 그러나 덜 탄 시신 일부가 떠내려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화장터 주변에는 꽃을 먹는 소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그렇게 화장되어 갠지스강으로 돌아간다.
배를 타고 올라가면서 만난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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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매기 배 |
ⓒ 이상기 |
강에는 일출을 보기 위해 배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처럼 20명이 넘는 팀도 있지만, 한두 명 또는 네댓 명이 타는 배도 있다. 이들 배는 노를 저어가는 작은 배다. 우리는 아힐랴바이(Ahilyabai) 가트를 지나 더 올라간다. 그 다음 문쉬(Munshi) 가트가 나온다. 문쉬 가트는 궁전 형식으로 특이하게 지었다. 이 건물은 현재 호텔 체인인 클락스(Clarks) 그룹이 구입해 호텔로 개조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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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트에서 빨래하는 사람 |
ⓒ 이상기 |
100주년을 맞는 바나라스 힌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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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나라스 힌두대학교 |
ⓒ 이상기 |
그러므로 바나라스 힌두대학교는 올해로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현재 14개 단과대학과 6개 연구소에 3만 명이 넘는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공대, 경영대, 법대, 농대, 의대 등이 유명하다. 우리는 이들 단과대학을 차로 한 바퀴 돌아본다. 우리가 방문한 1월 22일에는 인도 수상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가 대학 개교 1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다고 해서 경계가 삼엄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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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라나시를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수상 기사 |
ⓒ 이상기 |
이러한 내용이 1월 23일자 인도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그중 <힌두스탄 타임스 hindustantimes>는 모디 수상의 바라나시 방문을 1면 톱으로 보도했다. '수상이 카시(Kashi)에서 기차의 테이프를 끊고, 장애자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카시는 바나라스의 옛날 이름이다.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 The Times of India> 역시 수상의 바라나시 방문을 2면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리고 바나라스 힌두대학교가 기차의 이름에 대학설립자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두루가 사원에 들어가 천대를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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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비슈와나트 사원 |
ⓒ 이상기 |
이곳은 다른 힌두교 사원과 달리 외국인의 출입이 허용된다. 그래서 우리는 신발을 벗고 사원 안으로 들어간다. 지성소에서는 우유를 붓고 물로 씻어내는 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힌두교들은 그 앞에서 꽃을 바치고 머리 숙여 기도를 한다. 그런데 외국인인 우리가 그 광경을 보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지성소를 빠져 나와 옆에 있는 작은 사원으로 간다. 그곳에는 신상만이 모셔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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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원에서의 뿌자 의식 |
ⓒ 이상기 |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두르가(Durga) 사원이다. 이름처럼 두르가 여신을 모신 사원으로, 18세기 벵갈의 여왕 마하라니(Maharani)에 의해 건설되었다. 사원이 온통 붉은색으로 칠해졌는데, 그것은 강한 힘의 소유자인 두르가의 상징색이 붉은색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호랑이를 타고 다니며, 치명적인 무기로 악을 응징한다. 점잖은 빠르바티와는 대조적으로 용감하면서도 사나운 존재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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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르가 사원 |
ⓒ 이상기 |
사원 옆에 이렇게 훌륭한 호수가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래서 호수에 비친 사원의 모습이 더 신비해 보인다. 이곳에 호수가 있는 것은 갠지스강으로부터 멀지 않기 때문이다. 갠지스강이 범람할 당시 만들어졌고, 그 후 도시 계획으로 연못으로 조성된 것 같다. 우리는 두르가 사원을 끝으로 바라나시 관광을 마친다. 그리고 10시 50분에 바라나시를 출발해 델리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간다.
▲ 호수에 비친 두르가 사원 |
ⓒ 이상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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