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의 그늘 .. 콩고 멸종위기 고릴라 77% 감소

홍주희 2016. 4. 11.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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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파괴되고 주민들이 잡아먹기도
콩고 동부지역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그라우에리 고릴라’. 오랜 내전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해 현재 3800마리 정도 남아 있다. [사진 위키피디아]

내전은 인간의 삶뿐 아니라 고릴라의 생태계도 초토화시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콩고 내전으로 아프리카 중부에 서식하는 ‘그라우에리 고릴라’의 개체수가 77%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 동부의 숲에 주로 서식하는 이 고릴라는 동부저지대 고릴라로도 불린다. 영장류 중 몸집이 가장 크다. 워낙 개체수가 적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1980년대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지만 주요 서식지인 콩고·르완다 등이 내전에 휩싸이면서 생존 위협을 받게 됐다.

야생동물보호협회(WC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내전 발발 초기인 1998년 DR콩고 동부 숲엔 1만7000여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3800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고릴라 수의 급감은 (내전으로 인해) 야생동물 보호 활동을 포함한 정부의 관리와 통제가 완전히 붕괴된 결과”라고 밝혔다.

콩고 내전은 94년 르완다 내전이 촉발했다. 내전을 피해 자이르(DR콩고의 옛 이름)로 넘어온 르완다 난민들이 고릴라들이 사는 숲에 난민촌을 형성했다. 난민이 유입되면서 동부 지역이 긴장에 휩싸이자 콩고도 분열되며 내전으로 비화됐다.

혼란을 틈타 숲에선 무허가 광산이 무차별적으로 개발됐다. 숲의 깊은 곳까지 갱도가 뚫렸고, 금·주석·텅스텐·다이아몬드 등이 채굴되면서 숲은 망가졌다.

광산에서 일하는 인부들은 고릴라를 잡아먹기도 했다. 섰을 때 키가 150㎝를 넘고, 몸무게는 180㎏ 이상 나가는 고릴라 한 마리는 마을로부터 멀리 떨어져 노동하는 인부 여러 명의 배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500만 명을 희생시킨 내전은 2003년 종료됐다. 그러나 WP는 법적으로 금지된 고릴라 사냥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동물보호가들은 고릴라의 멸종을 막기 위해 서식지를 감시하고 밀림 속 광산을 찾아 다니며 인부들을 무장 해제시키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광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지역 경제 활동을 찾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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