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선수' LG 박재욱, 1군 무대 첫 아치의 의미

안희수 2016. 3. 18. 09: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간스포츠 안희수]
기사 이미지
'재미있는 선수'가 큰 일을 해냈다. LG 포수진 막내 박재욱(21) 얘기다.

박재욱은 지난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팀이 2-6으로 뒤진 무사 1·2루에 대타로 나서 한 점 차로 추격하는 좌월 스리런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해 국가대표로 선발된 kt 주축 불펜 투수 조무근의 141km 몸쪽 직구를 통타했다. 박재욱이 1군 무대에서 쏘아올린 첫 홈런이다. 시범경기 여섯 번째 타석 만에 때린 첫 안타가 홈런이 됐다.

진루타라도 치려는 의지가 보였다. 타석에 들어선 박재욱은 방망이를 짧게 잡았다. 팀 플레이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최선의 결과를 냈다. 무엇보다 팀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었다. LG는 이날 경기 전까지 3연패를 당했다. 시범경기 첫 4경기 전승을 하며 탔던 상승세가 꺾였다. 유독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날도 9회 초를 1-6, 5점 차로 끌려간 채 맞았다. 이후 3타자가 연속 범타로 물러나며 역전에는 실패했지만 의미가 있는 경기 내용이었다.

박재욱은 1군 무대를 밟고 있는 자체가 신기한 선수다. 그는 지난 2014년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103라운드에 지명됐다. 순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크게 주목받지 못한 선수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도 단 8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그런 박재욱이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보다 뎁스 차트 상위 포수들도 있었지만, LG 코칭스태프는 의외의 선택을 했다. 최경철, 정상호, 유강남 '상생 3인방'와 함께 훈련을 하며 기량을 발전시킬 기회를 얻었다. 캠프에서 만난 박재욱은 "1군에서 훈련하고 있는 모든 순간이 즐겁다"고 긍정적인 기운을 발산했다.

박재욱이 '재미있는 선수'인 이유는 또 있다. 그는 신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김정민 LG 배터리 코치는 "에전에는 훈련할 때 자신의 몸도 잘 가누지 못할 정도였다. 팔굽혀펴기를 10개도 못했다. 뛰는 모습은 위태로운 수준이었다. 퓨처스팀 코칭스태프 사이에서도 '어떻게 프로 선수가 됐을까'하는 의심을 받았다고 한다"며 박재욱의 남다른 면모를 설명했다.

그런데 어떻게 1군 캠프에 합류했을까. 재능과 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도루저지 능력에 중요한 민첩성이 남달랐다. 투수의 공을 받아 미트에서 빼는 동작이 워낙 빨랐다. 팝 타임(포수가 주자의 도루 저지를 위해 2루로 던져 야수의 글러브에 꽂힐 때까지의 시간)은 선배 3명보다 더 빨리 나오기도 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뛰어난 송구 능력을 선보였다.

코칭스태프도 그런 박재욱이 궁금했다. 하지만 신체 능력이 문제였다. 그래서 양상문 LG 감독은 "팔굽혀펴기를 300개 이상 해낸다면 1군 캠프에 데려간다"는 조건을 걸었다. 김정민 코치는 "한 번에 해낸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결국 300개를 채우더라"며 박재욱의 합류 배경을 전했다.

의문까지 드는 신체 능력은 체질과 관리 부족으로 보인다. 박재욱에게 이유를 묻자 그저 민망한 웃음만 짓는다. 확실한 것은 근육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고교시절 극히 드문 '수비형 포수'였다고 한다. "근력을 키우지 못한 것은 내 탓이다"며 변명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실전 경기에서 방망이를 짧게 잡고 휘둘러 담장을 넘겼다. 근력은 부족하지만, 장타를 생산할 수 있는 스윙 메커니즘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수비 능력이 중요한 포지션이다. 하지만 타석에서의 좋은 성과로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 아직 자신에게 의구심이 있을 박재욱이다. 홈런을 친 뒤 2루를 돌 때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박재욱은 홈에 가까워지자 이내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캠프에 이어 시범경기에서도 기회를 얻고 있다. 박재욱이 또 한 번 동료, 코칭스태프 그리고 팬들을 놀라게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사진=LG 제공

은퇴 기로 임창용,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분석is]'UEL 탈락' 손흥민, 양봉업자 자존심 지켰다

대한야구협회, 선수기록 비공개로 바꾼 이유는?

윤성환·안지만 징계없는 출전, 타당한가?

넥센 윤석민, 지난해부터 장결핵과 싸웠다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