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첫승, 그러나 박수칠 수 없었다"..왜?
【서울=뉴시스】신진아 기자 = “이세돌이 천재인 것은 분명하다. 세 판 둬보고 알파고가 오류를 범하게끔 허점을 찾아냈다는 게 너무 대단하다. 천재 중의 천재다. 다만 4국에서 이겼을 때 현장에서 박수와 환호가 나왔는데, 박수를 쳐야할 일인지 솔직히 좀 혼란스러웠다.”
구기호 한국기원 홍보사업팀 부장은 이세돌 9단이 감격의 첫 승을 거둔 그날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구 부장은 “이세돌이 이겼지만 바둑 내용으로 보면 이겼다고 볼 수 없다. 이세돌 바둑 중 그날 4국보다 더 잘 둔 바둑이 많다”고 짚었다.
“바둑의 승부관은 실력이 센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그런데 그날 알파고는 초절정 고수처럼 두다가 갑자기 입문자처럼 뒀다. 바둑은 상대의 실수로 이기는 게 아니다. 그 오류를 찾아낸 이세돌의 투혼이나 감각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다만 순수하게 실력으로 이겼다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기분이 묘했다.”
그동안 몰랐던 승부사 이세돌의 새로운 재주를 발견한 건 수확이다. “단 세 번 만에 알파고의 허점 같은 걸 발견했다는 게 대단하다. 1000번을 두고도 그걸 알아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승리는 알파고가 가져갔지만 이세돌 덕분에 알파고의 오류가 발견됐다.”
바둑계는 대국 이전에 승리를 확신했다. 하지만 1국 이후 ‘멘붕’에 빠졌고 3국 이후에는 겸허해졌다. “알파고에게 한 수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다.
알파고의 실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가늠하기 힘들다”고 답했다. “구글 측에서도 그걸 모르기 때문에 이세돌 9단에게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혹시 오류가 있다면 그 오류가 무엇인지 이세돌처럼 초절정 고수를 붙여서 알아내려 한 것이다. 이세돌도 정확히 알파고가 얼마나 센 지 모르고 해설자도, 바둑팬도 모른다. 중국의 구리 9단은 고수 다섯 명이 상의해서 알파고와 대결해도 이긴다는 확신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1~3국 중 알파고는 바둑의 통념을 깬 수를 던져 인류를 놀라게 했다. 그 의외의 수들에 대한 분석은 끝났을까. 구 부장은 “여전히 이해를 못하고 있어 연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오랜 세월 고수들이 만들어놓은 정석이 있다. 2국에서 그 정석을 깨는 수가 나왔다. 그렇게 두고도 알파고가 이겼으니 정석이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사람에 의해서도 과거 정석이 바뀐 경우는 많다. 그 정석에 대해 기사들이 앞으로 연구할 것이다. 여려 사람들이 모여서 연구해야 한다.”
15일 마지막 대국에 대해서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명국”이 되기를 바랐다. “바둑애호가들은 바둑 수를 감상하고 싶어한다. 알파고가 갑자기 입문자로 돌아가 말도 안 되는 수를 놓는 게 아니라 둘 다 최고의 실력으로 겨뤄 아름다운 기보를 선물해주길 바란다. 이세돌도 멋있는 바둑을 둬서 이기고 싶을 것이다. 명국을 기대한다.”
ja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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