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사진관] 새벽 막차버스 사람들..



















버스 막차 '타요'가 전하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
안녕, 난 꼬마버스 ‘타요’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지. 얼마 전에 한 버스회사가 운행하는 버스를 내 모습으로 변신시켜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어. 만화 속에 등장한 내 모습을 거리에서 실제로 볼 수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만화 속 모습처럼 항상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야. 버스를 이용하는 보통 사람들의 생활을 보면 말이지.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해서울에는 많은 버스 회사가 있어. 그리고 많은 버스 노선이 있지. 난 706번 버스야.
경기도 파주시 교하동에 있는 차고지에서 출발해 서울역 환승센터를 돌아오지.
파주시 운정신도시, 고양시 일산신도시·화정동·원당·삼송동, 구파발을 지나 서울역을 돌아오는 긴 거리야. 버스정류장만 152개, 운행거리가 95km에 달해.
서울 시내버스 중에서 가장 긴 거리를 다니는 버스야. 물론 지방에는 나보다 더 긴 운행거리를 가진 친구들도 있긴 해.첫 차는 새벽 4시30분에 차고지에서 출발해. 버스 승객들은 시간대마다 달라. 그리고 분위기도 틀리지.
난 마지막으로 0시30분에 출발하는 막차 손님들에 대해서 말할 거야. 이 차를 타는 승객들은 술을 먹고 취한 분은 거의 없어. 밤 10~11시 대에는 이런 분들이 간간이 보이지만 막차에는 거의 없다고 말해도 될 정도야. 일 마친 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타거나, 버스에 탄 뒤에도 계속 일하는 분들이 많아. 계속 일하는 분들은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확인을 하고 있지. 대리기사 일을 하시는 분이야. 막차 승객 중에 가장 많아.서울 불광동에 사는 김경석(59,남)씨는 대리운전을 1년 했어. 자영업을 했는데 잘 안되면서 대리운전을 하게 됐어. 거리에 따라 2만5000원, 3만 원을 받고 일한다고 해. 고양시로 간 뒤 서울로 오려면 대리운전 기사 4명이 모여 1인당 3000원을 내고 택시를 타기도 해. 보통 고양시 라페스타에 대리기사들이 많이 모여 있어.윤동준(47, 남)씨도 대리운전을 하는데 고양시 토당동에서 혼자 사셔. 보통 저녁 7~8시쯤 집을 나선 뒤 새벽 4시까지 일한대. 한 달 열심히 하면 200~250만 원정도 번다고 해. 첫 손님이 고양 능곡에서 서울 발산동 가는 손님인 줄 알고 좋아했는데, 고양시 정발산동이어서 실망했다고 해. 거리가 가까워 금액이 싸기 때문이야. 1만2000원 받았데. 오늘은 좀 일찍 들어가는 거래. 새벽 3시인데 손님이 별로 없고 때마침 집 근처로 가는 이 버스가 와서 탔다고 하셔.
오늘 갔다 온 곳은 의정부, 화곡동, 김포, 정발산동이고 총 11만 원 벌었다고 해. 여기서 수수료 20% 떼고 교통비를 빼면 실제 수입은 확 줄어들어. 또 스마트폰에 설치한 대리운전 앱 2개 사용료가 매달 각각 1만5000원씩 나가. 다른 사람들은 보통 앱 4개 정도를 설치한다고 해. 결국, 지출경비 중 줄일 수 있는 것은 교통비뿐이래. 그래서 2km 정도는 걸어다닌다고 해. 아주 외진 곳까지 간 경우에는 새벽 첫 차가 올 때까지 길에서 기다릴 때도 있어. 이래서 추운 겨울은 일하기가 힘들다고 하셔.서울시청 앞에서 새벽 2시20분에 승차한 이한성(67,여)씨는 남대문시장에 있는 포키아동복을 운영하셔. 아들과 함께하는데 1987년 5월부터 이 일을 했어. 새벽 3시 넘어 구파발 집에 도착한 뒤 씻고 잠을 잔 뒤 아침 8시30분 정도에 일어난데. 일어난 뒤 제품 입고할 것 등을 알아보고 가게로 나가 저녁 5시에 퇴근을 하셔. 저녁 먹고 잠깐 잠을 자다가 밤 9시30분에 다시 나와 새벽까지 일을 해. 결국, 잠은 토막잠을 잘 수밖에 없어. 휴일은 가게를 안 해 쉴 수 있는데 이때는 거의 하루 종일 잠만 잔데.
요즘 옷이 잘 안 팔려 근심이셔. 아이들이 줄기도 했고 경기도 좋지 않아서래. 중국관광객들이 오긴 하는데 1~2개 정도 살 뿐 많이 사지도 않아 큰 도움은 안 된다고 하네.전 모(41,여)씨는 서울역 근처에 있는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녹번동에 있는 집에 가려고 막차를 탔어. 저녁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시급 8000원 받고 일한대. 전 씨는 아침 10시부터 5시까지는 불광동에서 판매업을 해. 투 잡(two job)인 셈이지. 앞에 일이 끝나면 바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걸려 다른 일을 하러 간다고 해. 사실 원래도 투 잡이었데. 오후에 자신이 직접 호프집을 운영했었는데 잘 안 돼 접었어.
호프집은 일요일은 쉬니까 일요일 오후에는 쉰다고 해. 전 씨는 “자신은 열심히 하는데 잘 되지 않으니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라고 하네. 이상민(47, 남)씨는 수능 본 딸과 초등학교 들어가는 딸이 있다고 해. 여러 업체의 물품을 모아 백화점에 납품하는 납품대행 일을 하고 있어. 1995년쯤부터 대행하는 일이 생겼는데 그때부터 이 일을 하고 있어. 주로 다루는 품목은 의류와 침구류이라고 해. 롯데백화점 일산점에 납품한다고 해.
새벽 2시20분쯤 집에서 나와 이 차를 타는 이유는 새벽 3시30분쯤 백화점에 도착해 4시 정도에 도착하는 운송차량 점검해 납품작업 해야 하기 때문이래. 가끔은 막차 바로 앞차를 타기도 해. 오전에 일을 끝낸 뒤 잠시 잠을 자고 오후에는 다른 곳에 납품대행 일을 하셔. 그런 뒤 집에 돌아와 3~4시간 잠을 잔 뒤 다시 새벽에 출근하는 게 일과라고 해.
새벽과 저녁까지 7개 업체 납품대행을 해서 한 달에 400만 원 정도 번다고 해. 백화점은 월요일 쉬고 오후 납품 대행하는 곳은 일요일에 쉬어. 일주일 단위로 월요일과 일요일 약간 짬이 나는 셈이지. 이분도 토막잠을 자는 생활이지만 아직까지는 몸이 견딜만하다고 해.
두 딸을 키우기 위해 참 열심히 사는 분인 것 같아.막차를 운전하신 기사(이름은 밝히지 말라고 하셔서 말 안 할래, 나이는 47세이셔) 분은 제일여객에서 14년을 근무하셨어. 오전반 오후반 나눠 근무하는데 오후반 일 때 막차를 운전할 때가 있어. 보통 2번 운행하면 하루 근무가 끝나.
원래 막차의 서울역 회송시간은 새벽 2시로 정했어. 그런데 이제는 점점 늦어져 새벽 2시10분을 넘기는 게 보통이야. 승객이 많아지면서 정류장마다 서고 신호대기가 있으니까 그래.막차라는 말 때문에 마지막이라는, 그래서 끝이라는 느낌이 들어. 하지만, 그렇지 않아.내 차를 타는 분들은 밝은 아침을 앞두고 참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란 생각이야. 어두운 밤에도 낮처럼 일하시는 분들이니까 말이지.
내가 차고지에 들어가면 새벽 4시가 넘어. 그럼 조금 있다가 새벽 첫 차가 4시30분 출발하지.
결국, 난 막차가 아니라 다음날을 연결해 새벽을 여는 첫 버스야.
내 승객들도 막차 인생이 아니고 새벽을 밝히는 사람들이야…
사진·글=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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