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엄마 곁으로 가자꾸나"
[경향신문] ㆍ646일 만에…주인 잃은 세월호 유류품, 진도서 안산으로 옮겨
밤잠을 설치며 곱게 갠 옷가지, 친구들과 예쁘게 사진을 찍기 위한 기초화장품, 꼬깃하게 접은 용돈, 가족사진….
제주도에서 풀지 못한 주인 잃은 수학여행 가방에는 시간이 멈춘 듯 아이들의 들뜬 마음이 아직도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흔적을 간직한 희생자들의 유품과 유류품들이 21일 전남 진도에서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가 있는 경기 안산으로 옮겨졌다. 4·16가족협의회의 가족과 자원봉사자 등은 이날 오전 진도군청 컨테이너 임시 건물에 보관 중이던 세월호 희생자들의 유품과 유류품 1169점을 담은 상자 250여개를 트럭에 실어 안산으로 향했다.
‘흩어진 기억들을 진실의 품으로’라고 적은 펼침막이 걸린 트럭에 실린 유품과 유류품들은 참사 발생 후 646일이 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한 것들이다. 유품에는 단원고 교복, 여행용 가방, 신발 등이 섞여 있었으며, 이 중에는 이준석 세월호 선장의 배낭도 있었다. 정성욱 4·16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단원고 정동수군 아버지)은 “이제서야 유류품을 가족 품으로 돌려줄 수 있게 됐다”면서 “무엇보다 아이들과 희생자 그리고 유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4·16가족협의회 등은 유품과 유류품이 도착하면 희생자들의 영정이 걸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추모행사를 진행한 뒤 세탁과 세척을 거쳐 유가족이나 가족 등에게 돌려줄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증의사를 밝히거나 주인을 찾지 못한 물건들은 4·16기억저장소에서 역사기록물로 보존 관리된다.
이 물품들은 지난 5일부터 4·16가족협의회, 4·16기억저장소, 사진작가, 시민 등 100여명이 참여해 목록을 작성하고 촬영했다.
<경태영 기자 kye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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