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NC 통역 임지호 과장 "테임즈, 즐겁고 소중한 추억 고마워"

유병민 2016. 1. 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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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유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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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역시 올스타전의 섹스머신(Sexmachine) 사건이죠."

NC는 최근 국제(글로벌) 업무 담당자 채용 공고를 냈다. 국제 업무 담당자는 글로벌 제휴 및 해외훈련 기획 업무와 더불어 외국인 선수 통역을 맡는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NC를 떠난 임지호 전 운영팀 과장의 후임자를 찾는 채용 공고였다.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임 과장은 "후임자를 뽑는 공고를 보고 NC를 떠났다는 것이 실감났다"며 "지난 3년 동안 NC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봤다. 구단의 일원으로서 뿌듯한 일이 많았다. 즐거운 추억을 안고 떠난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지난 2012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를 통해 야구와 첫 인연을 맺었다. 고교 시절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대학까지 마친 임 과장은 능통한 영어를 앞세워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한 호주 퍼스 히트의 수행 통역을 맡았다. "캐나다에서는 야구보다 아이스하키를 더 좋아했다"고 밝힌 그는 "학원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던 중 통역 모집 공고를 접하고 지원을 했다. KBO와 함께 일을 하면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아시아시리즈를 마치고 본업으로 돌아온 임 과장은 그해 겨울 KBO의 연락을 받았다. KBO는 아시아시리즈에서 훌륭히 통역 업무를 수행한 임 과장에게 신생 구단 NC의 채용 공고를 전했다. 임 과장은 "KBO의 연락을 받고, NC에 입사지원서를 냈다. 운이 좋아 면접을 보게 됐는데, 면접장에 정말 많은 후보자가 와 있었다. 면접을 본 뒤 '나는 안되겠구나' 생각하고 돌아왔는데 합격 소식을 접했다. 너무 기뻤고, 당장 마산으로 내려갈 준비를 했다"고 회상했다.

임 과장은 NC의 1군 진입 첫 해인 2013년부터 글로벌 업무와 외국인 선수 통역을 담당했다. 찰리 쉬렉과 테드 웨버에 이어 2014년부터 에릭 테임즈를 담당했다. 통역 업무는 외국인 선수의 '입' 뿐만 아니라 '손·발' 역할까지 해야 한다. 야구장 내 통역은 물론 야구장 밖에서 함께 하며 국내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늘 선수의 동선을 파악하고, 선수 중심으로 자신의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 임 과장은 "시즌 중에 내 생활이 없다는 건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내가 맡은 외국인 선수가 어려움 없이 잘 적응해 좋은 성적을 내면 뿌듯했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테임즈와 함께 하면서 여러 에피소드를 겪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벌어진 섹스머신(Sexmachine) 사건이다. 테임즈는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 괴력을 선보이며 결승에 안착했다. 결승을 앞두고 방송사 아나운서가 테임즈에게 경쟁 상대 황재균을 칭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테임즈는 '케이팝 모델, 섹스머신(K-pop Model, Sexmachine)'이라고 답해 모두를 당황케 했다. '멋지고 섹시한 남자'라는 뜻으로 말했지만, 파장은 엄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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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과장은 "테임즈의 이야기를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 정말 당황했다"며 "원래 섹시한 남자를 일컬을 때 그렇게 부른다. 그냥 말 그대로 섹스머신이다. 그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순간적으로 '이걸 뭐라고 말해야 하나' 싶었다. 다르게 포장하면 이상해질 것 같아서 그냥 그대로 통역을 했다. 올스타전을 마치고 엄청난 연락을 받았다. 어머니는 '방송에서 뭐하는 짓이냐'고 하셨다"며 웃었다.

임 과장은 대사관에 취업을 해 올해 새출발을 시작했다. NC에서의 3년은 소중한 추억이 됐다. 임 과장은 "야구단에서 일했다는 건 자부심이자 정말 굉장한 추억이었다"며 "주위에서 야구단에 취업하는 법을 많이 묻는다. 방법을 알기 전에 '구단 직원은 음지에서 뒷받침한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시즌 일정은 매우 빡빡하기 때문에 바쁘고 힘들다. 고생을 하지만, 열정을 갖고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과장은 끝으로 감사를 전했다. "대표팀과 단장님, 부족하지만 이끌어 주신 팀장님 및 동료들께 감사드린다"며 "나를 형처럼 따라준 나성범·박민우 등 어린 선수들과 동생처럼 대해준 이호준·이종욱·손시헌 선수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우승을 못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올해 아쉬움을 달랬으면 좋겠다. 이제 그라운드 밖에서 NC의 팬으로서 열심히 응원하겠다"며 선전을 기원했다.

유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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