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종의 평양 오디세이] 고영숙, 미국서 세탁소 ..'평양 금수저' 왜 북한 떠나나
최근 탈북자 상대 소송으로 눈길
김정은 형 김정남, 해외 체류·은둔
작은할아버지 김평일은 유럽 머물러
지난 주 서울중앙지법엔 특이한 소송이 제기됐습니다. 안찬일 박사를 비롯한 탈북인사 3명으로부터 명예를 훼손당했다면서 미국에 사는 중년 부부가 6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한 건데요. 관심을 끈 건 원고인 이들 부부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이모인 고영숙과 그의 남편 이강 씨란 점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입장도 곤란해졌습니다. 대북 비판 발언을 쏟아내던 논객들에게 제동을 건 것은 고맙겠지만, 탈북·망명으로 얼룩진 가족 내력이 드러난 때문이죠.
사실 김정은 정권 들어 탈북자 단속이 강화되자 북한 주민 사이에선 “백두혈통(김정은 가계를 지칭)도 탈북 가족 아니냐”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고 합니다. 고씨 부부 외에도 이른바 ‘평양 금수저’ 계층이 국제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망명 사건을 일으킨 걸 지칭하는거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첫 여인인 성혜림(2002년 사망)의 경우 언니 혜랑씨와 딸 남옥 씨 부부가 프랑스로, 아들 일남(탈북 후 ‘이한영’으로 개명)씨는 한국으로 망명했죠.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씨도 후계경쟁에서 밀려난 뒤 마카오 등지에서 체류하다 2013년 이후 은둔중입니다. 김정일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체코 주재 북한대사도 88년 평양을 떠난 뒤 서방 대사로 전전하 고 있습니다.
오는 12일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지 2년째 되는 날입니다. 지난 4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지난달엔 핵심실세 최용해 노동당 비서도 몰락했죠. 곧 집권 5년차를 맞는 김정은 체제에서 평양 로열패밀리들에 눈길이 쏠리는 건 이런 상황도 한 몫합니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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