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2년 일본 지도엔 독도는 조선, 센카쿠는 중국 땅
일본은 역사적으로 독도가 자신들의 영토였다고 주장하지만 일본인들이 만든 옛 지도는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외치고 있다. 독도(일본명 다케시마·竹島)를 조선의 영토로 표기한 18~20세기 지도를 모은 『일본고지도선집(日本古地圖選集)』 1권(사진)이 발간됐다. 사단법인 우리문화가꾸기회(회장 서영훈)는 20일 오전 서울 인사동 관훈클럽 신영연구기금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책에 담긴 고지도의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밝혔다. <본지 7월 17일자 1, 6면>
책에 실린 지도 중에는 우리문화가꾸기회가 입수해 일반에 처음 공개하는 지도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에도시대 유명 지리학자 하야시 시헤이(林子平·1738~1793)가 제작한 1802년판 ‘대삼국지도(大三國之圖)’, 1937년 일본 육군성 육지측량부가 발행한 ‘지도구역일람도(地圖區域一覽圖)’, 56년 일본 건설성 지리조사소가 발행한 ‘지도일람도(地圖一覽圖)’ 등이다. 그 외에도 나가쿠보 세키스이(長久保赤水)의 ‘개정 일본여지노정전도(日本輿地路程全圖)’ 1778년본, 일본 막부가 직접 기획한 1807년의 ‘일본변계약도(日本邊界略圖)’, 1875년 육군참모국이 발행한 ‘조선전도(朝鮮全圖)’ 등 30점의 지도가 실렸다. 대부분 일본 정부가 직접 관여해 제작한 것인데, 공통적으로 독도를 조선의 영토로 표기하고 있다.
특히 ‘대삼국지도’는 하야시가 1785년에 만든 ‘삼국통람여지노정전도(三國通覽輿地路程全圖)’를 수정·보완한 것이다. 일본 본토는 물론 주변국인 조선(朝鮮), 유구(流球·현 오키나와), 하이(鰕夷·현 홋카이도) 등을 서로 다른 색으로 칠해 각 나라의 경계를 명확히 했다. 노란색으로 칠해진 조선국(朝鮮國) 오른쪽 바다에 울릉도와 독도를 나란히 그리고 같은 색으로 칠해 이 섬들을 조선 영토에 포함시켰다. 큰 섬에는 당시 일본이 울릉도를 지칭하던 이름인 ‘다케시마(竹島)’가, 작은 섬에는 당시 독도의 일본 명칭이었던 ‘마쓰시마(松島)’가 적혀 있고 옆으로 ‘조선의 것(朝鮮ノ持之)’이라는 해설까지 쓰여져 있다. 이진명(프랑스 리옹3대학 명예교수) 편찬위원장은 간담회에서 “‘대삼국지도’는 한국은 물론 일본이나 중국에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주장이 허구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 지도는 또 일본·중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대만 북동쪽의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중국 영토로 표기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지도에는 열도의 작은 섬들이 실제보다 크게 그려졌고 섬 봉우리는 산을 표시하는 녹색으로, 아래쪽은 중국 영토와 같은 주황색으로 칠해져 있다. 섬 밑에는 각 섬의 이름을 적어 넣었다. 하야시는 ‘삼국통람여지노정전도’에도 이 섬들을 중국 대륙과 같은 색깔로 표기해 열도가 중국의 소유라는 인식을 보여준 바 있다. 양보경(성신여대 지리학과 교수) 대한지리학회 회장은 “일본 주변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게 그린 이 지도는 독도 문제뿐 아니라 동양 삼국의 도서 문제를 정리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고지도선집』에 실린 지도들은 이훈석(세미원 대표) 우리문화가꾸기회 상임이사가 지난 2년여간 미국과 일본 등의 지도 경매를 찾아다니며 수집한 것이다. 이렇게 모은 200여점의 지도 중 일본 해군성 및 출판사·언론사가 발행한 지도를 모아 2권을, 일본 지리교과서 등에 실린 고지도를 담은 3권을 내년 중에 펴낼 계획이다. 이 상임이사는 “ 완간되면 일본 정부와 군대는 물론 민간에서 발행한 지도까지 총망라하게 된다. 국가 발행 지도와 민간에서 펴낸 지도가 일관되게 독도를 한국 땅으로 표기하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권 출간과 함께 주요 지도 12점을 담은 ‘2016 달력: 일본 고지도에 나타난 독도’도 함께 제작했다. 한국어 달력은 국내 교육기관에, 영어로 제작한 달력은 일본을 비롯한 해외 주요 기관에 보내 ‘독도는 한국 땅’임을 홍보할 계획이다. 우리문화가꾸기회는 ‘대삼국지도’를 그린 하야시를 주인공으로 해 독도의 역사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동화책·만화책 출간도 준비 중이다.
글=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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