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도 사이에 한국사 유언비어, 답답하다"
[오마이뉴스 곽승희 기자]
▲ 교과서 유언비어 반박글 쓴 심용환 역사 강사 교과서 유언비어 13가지 반박글 쓴 심용환 역사 강사가 지난 15일 오전 받은 카카오톡 유언비어를 다시 보고 있다. |
ⓒ 곽승희 |
1. 최근 20대 이상 설문조사에서 6.25가 남침(북한침략)이 54.7%, 북침(남한침략)이 45.7%로 나왔습니다.
→ 거짓말입니다. 용어의 혼동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에 국방부가 공식으로 '북한의 남침'으로 용어를 바꾸었죠.
2. 한국사 교과서가 얼마나 편향되었는지 2013년의 예를 들어 살펴보면, 모 출판사의 경우...(중략)...남한에서는 오직 '독재'와 '부패'가 판을 쳤고, 6.25 전쟁이 '남침'이란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기술하지 않았습니다.
→거짓말입니다...(중략)...6.25 전쟁 관련해서는 '남침→낙동강 전선→맥아더 인천 상륙작전→압록강 전선→중국군 참전→흥남철수→1.4 후퇴→서울 재수복'으로 정확히 배우고 있습니다. (이하 중략, 나머지 내용은 기사 하단 참조)
'한국사 교과서 유언비어를 반박하는 13가지' 글이 화제다. 글쓴이는 역사를 가르치는 학원 강사 심용환(38)씨다. 심씨는 15일 새벽, '찌라시' 반박 글을 작성한 후 인터넷에 올리는 데 10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평소 개인 블로그와 교육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장문의 글을 써온 그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글을 구상할 겨를도 없이 빠르게 써버렸다는 것이다. 그는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16일 오후 심씨가 출강하는 학원 인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 근처 카페에서 진행됐다.
심씨는 "교회 지인이 카카오톡으로 보내준 글의 반박 글을 올렸을 뿐인데, 4천번 이상 공유가 되고 친구 신청은 물론 언론사에서도 관련해 연락이 온다"며 얼떨떨해했다.
반박글 게시 후 심씨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새로운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의 인사 글이 넘쳐난다. 대부분 '좋은 정보를 알려줘서 고맙다'는 내용이다. 심씨는 "역사학과 교수님이나 시민단체 분들은 원론적으로 교과서 검정화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국정화의 반대 이유를 거시적으로 설명하는 데 반해 저는 세부적으로 하나하나 반박했다"며 "이 부분을 유용하게 받아들인 분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교과서 유언비어 반박글 1~3 심용환 역사 강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한국사 교과서 유언비어 13가지 반박글 중 일부분. |
ⓒ 심용환 |
심씨는 성균관대 96학번 역사교육과 전공으로, 졸업 후 고등학생과 재수생 대상 학원에서 국사, 근현대사, 한국사를 가르쳐왔다고 밝혔다. 그런 그에게 현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역사 전공자의 정체성 자체를 위협하는 일이었다.
심씨는 "새누리당의 펼침막('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을 보고 심장이 녹아내리고, 존재 가치가 부정당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매해 적어도 300~400명 아이들을 10여 년간 가르쳐왔는데, 내가 그 애들한테 빨갱이 교육을 시켰나?"고 반문하며 "역사 교육자이자 신앙인으로 평범하게 살고 있던 어느날 갑자기, '현재 대부분 역사교육계가 빨갱이다'는 내용이 카카오톡으로 돌고, 가족 중에서도 나를 다른 시선으로 보는 이가 있다"고 답답해했다.
덧붙여 심씨는 '교과서 유언비어' 카카오톡이 개신교인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것을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종교인이라면 세속적인 기준 이상의 윤리성을 지녀야 한다"며 "윤리성이 바로 정직, 진실이 아닌가, 유언비어 카카오톡은 정직하지도 진실하지도 않은 말로 상대를 공격해 빨갱이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 15일 새벽 교회 지인을 통해 받은 한국사 교과서 관련 카카오톡 유언비어를 보고 있는 심용환씨 |
ⓒ 곽승희 |
심씨는 "나는 빨갱이가 아니고, 우리 역사 교육?학계도 역시 마찬가지다며 "대부분 교육자, 학자들은 특정 정파의 이득을 위해서 봉사하지 않았다, 역사학계는 합리적인 연구 단계를 거쳐 현재 수준까지 발전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여부 논쟁이 붙은 이유에 대해서 심씨는 정치권과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등을 언급했다.
그는 "일부 뉴라이트 학자들의 연구 방법론은 이미 90년대 중반 여러 반론이 나온, 최신 학설이 아니다"라며, "연구 결과도 학계의 주요 학설로 인정받지 못하자 다른 방법으로 학계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정치권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심씨는 교과서 국정화뿐 아니라, 교육 방향을 전근대 위주로 설정한 교육부 고시 역시 '역사교육을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전공자 입장과 달리 중세 시대 탑이나 왕의 이름을 외우는 것을 대부분 학생들은 정말 재미없어 한다"며 "근현대사 부분 교육뿐 아니라 학생들이 재미있게 역사를 공부할 수 있도록 더 좋은 방식의 역사 교육 방법론이 고민돼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여부가 실제 수학능력 시험과 관련 없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심씨는 틀린 생각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수험생들이 학교 교과서 대신 EBS 교재를 많이 보기 때문에 교과서와 실제 수능 공부가 상관없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만약 단 하나의 교과서가 나오면, EBS 수능 강의 역시 그 국정 교과서 내용을 따라서 가르치게 된다"고 말했다.
▲ 한국사 교과서 카카오톡 유언비어 15일 새벽 심용환씨가 교회 지인을 통해 받은 한국사 교과서 카카오톡 유언비어 |
ⓒ 곽승희 |
한편, 심씨는 반박 글 공유가 급증하고, 관련 기사가 나오면서 "혹시 일베(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이용자들이 출강 학원으로 협박전화를 하면 어쩌나, 나중에 불이익이 생기진 않을까 걱정된다"고 염려했다.
그럼에도 "역사교육자의 정체성을 지키고 살기 위해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목소리를 내는데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지 파일과 영상으로 한국사 교과서 유언비어 반박 콘텐츠를 만들 순 없는지 고민 중이다.
또한, 그는 한국사 교과서에 관한 새로운 유언비언 카톡이 돌 경우 자신에게 제보해달라고 페이스북에 공지해 놓은 상태다. 자신의 13가지 반박 글에 대한 재반박글도 얼마든지 환영한다고 밝혔다.
심씨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한국사 교과서 관련 카카오톡 유언비어 반박글
카톡에서 돌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 관련 유언비어입니다. 살다 살다 이런 거짓말은 처음 봅니다. 반박문을 쓴 저는 역사교육과 전공에 20년째 역사를 가르치는 강사입니다. 국사, 근현대사, 한국사로 오는 지난 10여년간의 모든 교과서를 연구했고, 수십 종의 한국사 관련 참고서도 모두 섭렵했고, 지난 12년간의 모든 기출 문제를 풀어보고 연구했습니다.
또한 수능 한국사, 공무원 한국사,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관련 책도 여러권 저술했습니다. 저보다 더 뛰어난 분들이야 많겠지만 저만큼 한국사에 대해 많이 안다고 자부할 분은 없을 겁니다. 정치 논리를 떠나, 이런 거짓말 제발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예수의 제자라면 더더군다나 정직해야 하지 않습니까?
1. 최근 20대 이상 설문조사에서 6.25가 남침(북한침략)이 54.7%, 북침(남한침략)이 45.7%로 나왔습니다.
→ 거짓말입니다. 용어의 혼동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에 국방부가 공식으로 '북한의 남침'으로 용어를 바꾸었죠.
2. 한국사 교과서가 얼마나 편향되었는지 2013년의 예를 들어 살펴보면, 모 출판사의 경우, 미군은 점령군으로, 소련군은 해방군으로 기술했으며, 북한에는 '민주주의'가 발전된 반면, 남한에서는 오직 '독재'와 '부패'가 판을 쳤고, 6.25전쟁이 '남침'이란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기술하지 않았습니다.
→ 거짓말입니다. 점령군, 해방군이란 용어는 당시 미군과 소련군이 진주 할 때의 태도를 이야기한 것입니다. 뒷부분은 아얘 교과서에서 찾아볼 수 없는 날조된 사실입니다. 그리고 6.25전쟁 관련해서는 '남침→낙동강 전선→멕아더 인천상륙작전→압록강전선→중국군참전→흥남철수→1.4후퇴→서울재수복'으로 정확히 배우고 있습니다.
3. 대한민국의 '주적'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고, 북한의 핵무기는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기술되었습니다.
→ 날조된 거짓말입니다. 어떤 교과서도, 참고서도 이런 내용 없습니다.
4. 또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건국은 정부수립이라고 기술되었고 같은 해 북한 정부수립은 국가수립이라고 표현되었습니다.
→ 거짓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국가 수립'은 다른 나라를 지칭합니다. 즉, 대한민국임시정부 정통성을 그대로 계승한 나라는 남한이라는 의미입니다. 더군다나 북한 관련 내용은 수능에 전혀 출제가 되지 않고, 내신이나 한국사 능력검정시험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북한에 관해 교육 받는 부분은 극히 미약합니다.
5. 의도적으로 국가의 정통성을 북한에 두고 있습니다.
→ 날조된 거짓말입니다. 어떤 교과서도, 참고서도 이런 내용 없습니다.
6. 박정희 경제 개발은 군사독재 연장 수단이요, 김일성의 정적 숙청은 사회주의 가꾸기로 기술했고, 새마을운동은 유신체제 정당화를 위한 수단이고, 북한 천리마운동은 경제 건설로 표기했습니다.
→ 거짓말입니다. 경제 개발은 박정희 정부 시기에 따라 그 목적과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단순하게 서술되어 있지 않습니다. 김일성의 정적 숙청은 단원 내용 자체가 '김일성 일인체제 구축'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독재상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죠.
7. 새마을운동은 1970년에 시작되었고, 유신은 1972년에 시작되었습니다. 바보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서술을 할 수가 없죠. 새마을 운동에 대해서 교과서는 외형적 근대화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고 농촌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다고 분명히 기술하고 있을 뿐입니다. 북한의 천리마 운동은 경제 건설 운동이 맞습니다. 아닙니까? 경제 건설로 표기했다고 잘못이라면 대체 뭐라고 씁니까?
8. 전두환 대통령 시절 삼청교육대는 가혹하게 비판하면서도, 북한 3대세습 독재정권의 참상이나 북한 내 정치범수용소의 참혹한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 거짓말입니다. 우선 교과서 현대사 비중의 97% 이상이 모두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나마 나와있는 아주 간략한 북한의 역사는 위에서 지적했듯 시험에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분량상 대한민국 민주화 과정의 역사를 다루겠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인권 유린과 민주주의 유린을 자행했던 삼청교육대 문제에 대해 가혹하게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북한쪽 부분은 서술 범위 자체가 매우 적기 때문에 아주 단편적인 사실만 들어가 있을 뿐입니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 교과서 수정 명령 이 후 북한에 대한 내용은 더욱 가혹하게 다듬어져 있습니다.
9. 또한 반기독교적인 성향이 강하고 근현대사에 기여한 기독교의 업적들은 빠져있거나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 거짓말입니다. 한국사 교과서 자체가 대한민국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종교 관련 분량은 적습니다. 타종교 관련 서술도 모두 적습니다. 오히려 분량으로 따지면 개신교 분량이 가장 많습니다. 선교사들의 사립학교-병원 설립 얘기 모두 나오고 있구요. 알렌, 헐버트 선교사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더구나 대표적인 민족운동단체인 신민회 역시 정확히 기독교 탄압 운동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다른 종교에 비해 전혀 차별받고 있는거 없습니다.
10. 교육부는 2013년 8종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829건의 오류와 편향에 대해 수정 및 보완을 지시했지만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 거짓말입니다. 우선 이 시정명령은 교학사 교과서가 문제가 되니까 정부가 억지로 만들어낸 수정 요구사항입니다. 건수도 829건 아닙니다. 829건 정도 되는 오류가 났던 교과서는 교학사 뉴라이트 교과서가 유일합니다.
11. 2011년 대부분 좌경화된 대한민국 교과서 집필진 37명 중 28명이 2014년 집필에도 참여할 만큼 특정 집필진이 교과서 집필을 독과점하는 구조에다 전교조 소속 교사 10명이 포진해 있습니다.
→ 거짓말입니다. 교과서 집필진의 절반 이상은 대학교 교수님들입니다. 또한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검인정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출판사의 영향력 또한 상당합니다. 전교조 교사에 대한 인식도 문제지만 전교조 교사가 만들었다는 것 역시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구조상 불가능합니다.
12.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게 된 것은 필연의 결과입니다.
→ 거짓말입니다. 뉴라이트와 일부 보수 정치인들의 정치 공작이 없었으면 논란도 없었을 주제입니다. 이 전에 어떤 교과서 논란이 있었나요? 단 한건의 교과서 논란도 없었습니다.
→ 이렇게 중상모략에 비방을 통해 하나님이 역사 하실까요? 최소한의 신앙인의 양심과 수준이 결여된 문자입니다.
○ 편집ㅣ이준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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