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태훈, 전 여친과 법정 공방..'비난 글로 명예훼손'
[일간스포츠 최민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임태훈(27)은 지난 6월 26일 임의탈퇴선수가 됐다. 소속 구단이던 두산은 "선수 자신의 의사였다"고 밝혔다. 그리고 며칠 뒤 임태훈은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려야 했다. |
◇ 야구 커뮤니티에 낙태 관련 공개
여자친구 서씨가 야구 커뮤니티에 임태훈과 얽힌 사연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전부터 안면이 있던 두 사람은 2014년 9월께 깊은 사이가 됐다. 첫 동침에서 아이까지 생겼다. 이후 임태훈의 요구로 낙태를 했다. 낙태 뒤 서씨는 임태훈이 자신 외에도 다른 여성들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임태훈의 가족은 서씨에게 결별을 요구했다. 6개월 여 교제는 결국 서씨가 임태훈의 치부를 대중에 공개하는 것으로 끝났다.
두 사람은 현재 고소인과 피고소인 사이다. 임태훈은 7월 초 서씨를 서울 송파경찰서에 명예훼손과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서씨는 7월 13일 송파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서씨의 변호인인 이정원 변호사는 "협박은 무혐의가 됐고, 명예훼손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서씨는 인터넷에 올린 게시물에 대해 "허위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씨는 임태훈이 화장실에서 촬영한 사진까지 SNS에 올렸다. 이 변호사는 "명예훼손 처벌을 각오했다고 했다. 그만큼 배신감이 컸던 것"이라고 말했다.
협박 혐의에 대해선 "임태훈이 낙태 뒤 서씨에게 200만원을 줬다. 서씨는 나중에 이 돈을 돌려줬다. 결별 과정에서 서씨는 '200만원이 나와 헤어지는 비용이었느냐, 수천만원도 아니고…'라는 말을 홧김에 했다. 그 말 때문에 고발됐지만 무혐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서씨는 열렬한 야구팬이었다. 두산 연간회원권을 갖고 있으며, 야구심판학교에 다니기도 했다. 임태훈과는 교제를 시작하기 전 6년 동안 팬과 선수로 친분이 있었다. 이 변호사는 "서씨는 처음 관계를 가진 뒤부터 임태훈이 결별을 요구하면 받아들일 생각도 있었다. 임태훈의 앞길을 가로막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린 선수의 갑작스런 구애에 쉽게 마음을 연 것도 처음부터 임태훈을 '스타 선수'로 받아들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 대화의 문을 열지 않은 가족들
임태훈은 과거 여성 문제로 큰 곤욕을 치렀다. 상대방의 죽음으로 끝난 스캔들 이후 임태훈은 한 번도 제 기량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20대 청년에겐 감당하기 어려운 비난이었다. 여론을 의식해야 하는 구단에선 기량과 관계없이 그를 1군으로 올리기를 주저했다. 그런 그에게 임신을 한 서씨의 존재는 부담이었을 것이다.
임태훈의 임의탈퇴 소식이 전해진 뒤 야구 기자들 사이에선 "사귀던 여성이 은퇴를 요구했다더라"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두산 구단은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변호사는 "서씨가 구단 사람들에게 임태훈을 1군으로 올려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임태훈이 '외국에서 뛸까…'라고 푸념하자 대만 프로야구에 대한 자료를 모아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임태훈 입장에선 서씨가 구단과 접촉한다는 자체가 두려웠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나도 두산 팬으로서 안타깝다. 내가 임태훈의 에이전트였다면 솔직하게 사과하고 관계를 정리하라고 조언했을 것이다. 그러나 뒷일이 두려워 마음에도 없는 만남을 이어가다 상대방에게 더 큰 상처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에게 마지막 기회는 있었다. 서씨는 최근 임태훈의 집을 찾아간 적이 있다. 임태훈의 부모는 서씨를 '아들 인생을 망치려는 나쁜 여자'로 알고 있었다. 서씨는 '성인 사이에 일어난 일이고, 내게도 책임이 있다. 하지만 시시비비는 가리고 싶다'는 뜻을 전하려 했지만 가족들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 대중들의 비난 그리고 대인 기피증
하룻밤의 일은 두 사람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임태훈은 다시 한 번 대중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했다. 지금은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훈에게 전화로 연락을 했지만 받지 않았다. 좋은 공을 던진 투수였고, 고교 시절부터 독서를 즐긴 똑똑한 선수였다.
서씨는 이번 일이 정리되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 생각이다. 좋아했던 야구는 아마 쓰린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 변호사는 "서씨는 지금이라도 임태훈이 사과를 한다면 용서하고 모든 일을 잊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엘리트 야구 선수들은 피끓는 청춘기를 합숙 등으로 사실상 격리된 채 지낸다. 그래서 대인관계의 범위와 방식이 보통 사람들과 다소 다르다. 좋은 추억이 됐을 수도 있었을 만남은 오해와 불신이 쌓인 끝에 비극으로 끝났다. 지금 일본에서 뛰고 있는 이대호(소프트뱅크)는 롯데 시절 후배들에게 "팬과의 만남에 신중해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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