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데'와 '대', 혼동하면 혼난대
“어디까지 왔데?” “아직 출발도 못 했데.” 위의 ‘데’는 모두 ‘대’로 써야 합니다. 대화 중에 ‘데’와 ‘대’를 구분해 알아듣는 건 쉽지 않지요.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TV 자막 등에서 잘못 쓰이는 걸 자주 보게 됩니다.
‘데’는 과거 어느 때에 직접 경험해 알게 된 사실을 현재 말하는 장면에 그대로 옮겨와 말할 때 씁니다. “그 아가씨 정말 예쁘데” “얼굴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데”처럼 말하지요. ‘∼더라’와 같은 의미입니다.
‘데’는 또 ‘장소’를 나타내는 말이기도 한데 ‘지금 가는 데가 어디죠?’처럼 말합니다. ‘일’이나 ‘것’의 뜻을 나타내는 데도 쓰입니다. ‘그 책을 읽는 데 이틀이 걸렸다’처럼 말하지요. ‘경우’의 뜻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머리 아픈 데 먹는 약’같이 씁니다.
‘대’는 ‘어떤 사실을 주어진 것으로 치고 그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놀라거나 못마땅하다는 뜻이 섞여 있지요. ‘어쩜 신부가 저렇게 예쁘대’ ‘하지도 안 됐는데 왜 이리 덥대’처럼 말합니다. ‘∼다고 해’가 줄어든 말로도 쓰입니다. ‘누나도 오겠대?’처럼 말하지요. 또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남이 말한 것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때 쓰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작년에 결혼했대’처럼 말할 수 있습니다.
서완식 어문팀장 suhw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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