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용父→단장' 기영옥의 광주 발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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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광주] 김환 기자= 기영옥 광주FC 신임 단장은 무보수로 일은 한다. 지난 4월 취임 이후 월급뿐 아니라 업무 추진비까지 모두 유소년 축구 활동비로 내놓았다. 고향 구단인 광주를 위해 일하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무보수를 선택했다.기 단장은 평소 거침이 없다. 선수단에 필요한 게 있으면 광주시 측에 당당히 요구를 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단장의 권한으로 내부 예산을 집행해서라도 선수단을 돕는다. 경기인 출신이라 누구보다도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요소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열악한 시도민구단 단장 직에는 축구인 출신의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실제 사례로 보여주고 있다.광주는 2011년 창단 이래 최고의 지원군을 얻으면서 K리그 클래식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15일 현재 7승 8무 7패로 9위에 올라 있다. 3위 전남드래곤즈와의 승점 차는 5점에 불과하다. 기 단장의 적극적인 지원에 남기일 감독의 세련된 지도력까지 더해져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기 단장은 요즘 '기성용 아버지'보다 '단장'이라는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린다. 지역 사회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광주 구단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기 단장은 15일 '풋볼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성용이는 이제 (한)혜진이네 집에 내줬다. 요즘엔 구단 일 때문에 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며 웃었다.광주는 그동안 체계가 잘 잡히지 않은 팀이었다. 선수단의 경기력보다는 단장이나 구단주의 치적을 위해 더 힘을 쓰는 구조였다. 기 단장은 이런 부분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구단의 주인공은 단장과 프런트가 아닌 선수라는 신념을 가지고 일을 진행 중이다. 그는 "단장은 뒤에서 도움을 주는 위치다. 선수단이 요구하는 내용을 최대한 빠르게 수용해 실행에 옮기는 게 단장이 할 일이다. 앞으로 나서기 보다는 철저하게 조연이 돼야 한다. 프로 팀의 주인공은 결국 선수들이 돼야 한다"고 했다. -지도자 출신의 단장이다. 그리고 기성용의 아버지다. 분명 부담감이 있을 것 같다"처음에 내가 단장으로 온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남기일 감독이 피곤해지겠다'라는 이야기를 하더라. 나와 남 감독이 사제 시간이기 때문에 팀을 이끄는데 불편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더 조심한다. 단장과 감독 역할을 확실히 구분하려고 노력한다. 남 감독의 전술에 터치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다. 단장은 철저히 조연 역할만 하면 된다. 결국 감독의 요구를 잘 들어주는 게 최고의 단장이 되는 길이다." -무보수라는 점도 특별하게 느껴진다."무보수에 대해서도 그러지 말라는 분들이 많더라. 다음에 오는 단장은 어떡하라고 무보수로 일하냐고 하던데…. 그런데 이 부분도 내 생각은 확고하다. 나와 아들(기성용)은 한국 축구 덕분에 성장한 사람들이다. 한국 축구, 특히 나 같은 경우에는 내 고향에 보답하면서 살아야한다. 소신 있게 일을 하기 위해 무보수를 선택했다. 그래서 할 말 다 하면서 일하고 있지 않나(웃음)." -남기일 감독과는 긴 인연이다."남 감독은 내가 금호고등학교 축구부에서 가르친 제자다. 나는 윤정환(울산 감독), 고종수(수원 코치) 같이 기술이 좋은 선수들을 선호했는데, 남 감독도 그 중 하나였다. 남 감독은 고등학교 때부터 주관이 뚜렷했다. 지금도 할 말은 다 하는 성격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개성이 강하다. 그게 지도자를 하면서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선수 관리를 잘하면서 성적까지 내고 있으니 걱정이 없다." -광주는 그동안 인상적인 경기력에 비해 선수단과 프런트의 소통이 부족한 구단으로 알려져 있었다."초대 감독인 최만희 감독님이 그것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창단 초창기부터 이사직을 맡으면서 지켜봤는데 참 안타까운 게 많았다. 단장은 아버지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선수들을 자식과 같이 생각해야 한다. 살림이 어렵더라도 최소한 먹는 것과 입는 것은 잘 챙겨줘야 한다. 그런데 과거에는 그렇지 못했다. 축구단은 예산을 선수단 위주로 써야하는데 반대로 행동했다. 안타까운 부분이다. 지금이라도 선수단 위주의 구단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단장 취임 이후부터 선수 영입에도 활로가 생겼다고 들었다.
"광주는 늘 선수 영입이 조금씩 아쉬웠다. 특히 외국인 선수 영입이 안타까웠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 가운데 인상 깊은 활약을 했던 선수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올 시즌 종료 후에는 브라질 외에도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선수를 알아보려고 한다. 일단 이번에 영입된 선수 2명은 모두 브라질 선수들이다. 남 감독이 꼭 데려오고 싶다고 해서 아무런 조건 없이 바로 허락했다. 따로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감독이 필요하다고 하면 의심 없이 최대한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다." -시즌 중반에 외국인 선수를 2명이나 영입했다. 시즌 후반부에 예산이 부족할 수도 있는데."올 시즌은 광주에 반전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강등 0순위였던 광주가 강팀들을 연달아 꺾고 있지 않나. 여기서 돈을 아끼는 게 아니라 더 투자해서 최대한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물론 넉넉한 구단이 아니라 아쉬운 점이 여전히 많다. 일단 예산은 광주시와 대화를 통해 해결하거나 다른 부분에서 아끼려고 한다. 선수단이 좋은 경기력을 내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해 영입을 결정했다." -광주는 그동안 선수 영입에 소극적이었던 구단 중 하나였다."프로 팀은 무조건 경기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승리로 증명한 다음에 우리가 필요한 걸 주장해야 한다. 경기를 잘 하지 못하면서 요구만 하는 건 맞지 않다. 일단 광주시와 시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을 바꿀 필요가 있다. 꼴찌면 아무도 우리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내가 선수단 지원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광주가 잘하면서 소속 선수들을 노리는 팀이 많을 것 같다."프로라는 게 뭔가. 자신을 선보이면서 상품 가치를 높이는 곳이다. 구단은 그만큼 대우를 해주면 된다. 대우를 못해주면 다른 팀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에는 선수들에게도 '여기서 열심히 해서 더 좋은 기회가 있으면 떠나라. 더 높은 곳이 있다면 그곳에서 뛰는 게 프로다. 이적료만 맞는다면 누구든지 보내주겠다. 단, 지금 이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야 선수들이 지금 현재 열심히 하지 않겠나. 활약에 맞는 대우를 해줄 수 있다면 팀에 남아있겠지만, 그렇지 못할 정도로 성장한다면 팀에 잡아놓을 생각이 없다. 선수들 가지고 밀고 당기기를 하고 싶진 않다. 그게 프로라고 생각한다."
-광주의 경기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광주 경기를 보면 우리 팀이라서가 아니라 투혼이 느껴진다. 나도 기사 댓글을 확인한다. 팬들의 평가도 많이 좋아지지 않았나. 지난 6월, 창단 이후 처음으로 수원삼성을 이겼을 때는 정말 기쁘더라. 그 자리에서 승리수당에 50%를 더 얹어서 줬다. 정말 열심히 뛰어주니 고맙더라. 광주가 아닌 목포에서 셋방살이를 하는 것 미안한데 올 시즌 좋은 경기를 많이 보여줘서 고맙다." -이제는 클럽하우스 건설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유니버시아드 대회 때문에 일단 올 시즌은 목포에서 지낸다. 그런데 당장 내년이 되면 광주로 돌아와야 한다. 작년처럼 선수들을 또 원룸에 살게 할 수 없다. 광주시와 계속해서 대화를 하고 있다. 창단 때부터 클럽하우스와 관련된 장기 계획이 있긴 하다. 양궁장을 변형해서 클럽하우스로 바꾸려고 한다. 그런데 일단 성적이 바탕이 돼야 한다. 꼴찌를 하고 클럽하우스를 만들어달라고 할 수 있나. 선수단을 도와줘서 좋은 성적을 내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장도 문제다. 4만 석이나 되는 월드컵경기장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있다."최근에 서울이랜드FC의 홈구장에 가서 가변석에 대해서 알아봤다. 광주도 충분히 할 수 있겠더라. 월드컵경기장이 아닌 보조구장에 가변석을 설치해 경기를 치르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일단 클럽하우스 문제를 먼저 해결한 뒤에 실행에 옮길 것이다. 가변석 설치가 이뤄질 경우 경기 보는 재미가 더욱 커질 것 같다." -윤장현 광주 시장의 관심도 늘었다고 들었다."지난해에는 큰 관심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승격이 기점이 됐다. 점점 인식이 바뀌고 있다. 윤 시장과 대화를 나눠본 결과, 축구를 잘 몰랐던 것이지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많은 대화를 통해 축구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 이제는 격 없이 대화하는 사이다. 지난 11일에 울산현대를 1-0으로 이긴 걸 듣고서는 매우 좋아하시더라. 광주가 이 정도로까지 잘할 줄은 몰랐던 것 같다." -프런트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던데."주말 경기가 끝나면 월요일마다 회의를 한다. 부서별로 1주일동안 무슨 일을 할 것이며 지난 경기에서 드러난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는 자리다. 특히 선수들에게 어떤 걸 해줘야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줄지 고민한다. 당연한 회의였는데 그동안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부분인 것 같다. 프런트들의 대우도 아쉽더라. 개선이 필요하다. 올 시즌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면 우리 직원들 데리고 일본으로 워크샵 한 번 가려고 한다(웃음)."사진=풋볼리스트 / 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고딘이 밝힌 바르사 메시와 아르헨 메시의 차이[단독 인터뷰] 에버턴 감독 "김영권에 관심 있는 게 사실"'이승우 동료'의 스토크 이적… 유망주의 생존 모색차비, "스페인은 노장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심층분석] 메시, 호날두의 발끝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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