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폭탄' 던진 일베 회원.. 예고된 테러, 확신범들 늘어날까 우려

김민석 기자 입력 2014. 12. 11. 10:05 수정 2014. 12. 1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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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신은미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의 토크콘서트 현장에 인화물질을 투척한 오모(18)군은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일베에는 '오의사 거사 동영상 ㄷㄷㄷ'란 제목의 영상이 올랐다.

10일 오후 8시 전북 익산시 신동성당에서 열린 신은미·황선 토크콘서트 현장에 '사제 폭탄'이 날아들었다. 오군이 던진 인화물질에 맞아 이재봉(59) 원광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수와 곽모(38)씨가 1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관객 200여명은 대피했다.

일베에 사건 현장을 촬영한 영상이 올라온 시간은 2시간50분만인 같은 날 오후 11시쯤이었다. 오군은 지난 9일 오후 애니메이션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네오아니메'에 "드디어 인생의 목표를 발견했다. 신은미 폭사 당했다고 들리면 난 줄 알아라"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폭탄 제조 및 토크콘서트 참가 과정, 폭탄 투척 직전 상황을 게시판에 정리했다. 오군은 경찰서에서 수갑을 찬 자신의 손을 게시판에 올렸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오군은 외투에서 술병을 꺼내 술을 마시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 오군은 범행 전 토크 콘서트를 진행 중이던 신씨에게 "북한이 지상낙원이라고 했지 않느냐"고 따지듯 물었고, 주최 측이 이를 제지하자 2분 뒤 미리 제조한 '황산 폭탄'을 투척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일베 회원들은 환호했다. 오군에게 '오 열사'라는 호칭까지 붙였다. 이들은 "오 열사는 걱정 말라. 우리가 있다" "진즉에 했어야 한 거사다" "오 열사 만세" "저 안에 있는 빨갱이 새끼들 다 통구이 만들어도 시원찮다" "열사들이 앞으로 계속 나와야 한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 회원은 "윤봉길 의사에 견줄 만하다. 의거가 성사된 이날을 꼭 기억하자 게이들아"라며 오군을 추켜세웠다.

현재 해당 영상은 삭제됐다. 일베는 정치는 물론 지역, 인종, 성별에 대한 차별과 폭언으로 수차례 물의를 빚은 사이트다. 이들이 인터넷을 넘어 현실에 나와 극단적 성향을 드러내길 주저하지 않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테러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오군은 사건 직후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익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인화물질은 황에 질산칼륨, 정린, 설탕 등을 섞어 만든 이른 바 '로켓 캔디'"라며 "인터넷을 보고 제조한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오군이 일베에 심취해 교사로부터 제지를 받았다는 학교 관계자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종태 시사인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상치 않다. 서북청년단을 재건한다는 놈들이 날뛰더니 테러가 발생한 것"이라며 "잘못하면 국가의 폭력 독점이라는 원칙이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 전시에 교란 활동을 벌이겠다고 말만 했던 사람들에게 중형을 선고한 대한민국 사법부가 실제 테러행위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 "일베 하다가 테러까지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됐다"며 "결국 이 나라에서도 정치적 테러가 일어난 셈"이라고 적었다.

한 네티즌은 "적을 만들고 응징한다는 건 확신범들이 가지는 태도"라며 "앞으로 따라할 사람들이 늘어날 것 같아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반면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는 "오 투사에게 우리는 법률 지원을 꼭 해야 한다. 이번 달 신의한수 팟캐스트 후원금을 모두 이 청년에게 보내겠다"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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