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스 레전드' 이강돈 "요즘 한화 보면 씁쓸
[일간스포츠 김유정]

빙그레(한화 전신) 이글스의 '최고 2번 타자'이자 '영원한 캡틴'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강돈(54) 천안북일고 감독이다. 대구상고-건국대를 나온 그는 슈퍼스타로 12년간 그라운드를 누볐던 영광을 뒤로 한 채 현재 고교 야구에서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신생팀 빙그레가 1군에 진입한 1986년부터 은퇴할 때까지 줄곧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그의 주포지션은 좌익수였다. 정교한 타격과 공격적인 성향, 안정적인 수비 능력을 선보이며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3회, 최다안타 2회 수상에 프로야구 사상 두 번째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다. 특히 1990년에는 한대화(당시 해태·현 KIA 수석코치)에게 타율 0.000066 차이로 타격왕을 내줘 팬들의 뇌리에 남기도 했다. 당시 한대화는 타율 0.334928, 이강돈은 0.334862이었다.
이강돈 감독의 프로 통산 성적은 12시즌 동안 1217경기 출장에 87홈런 556타점·타율 0.284이다. 도루도 88개 기록했다. 이강돈 감독 시절 빙그레는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며, 해태(KIA 전신)와 라이벌 구도를 이뤘다. 1988년과 89년에는 두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리그 정상을 두고 연달아 맞붙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KIA와 한화는 예전의 영광 대신 리그 최하위 자리를 두고 다투는 신세가 됐다. '빙그레 레전드' 이강돈 감독은 이런 상황을 두고 "씁쓸하다"고 표현했다.
정수근 베이스볼긱 위원이 이강돈 감독을 만나 그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화끈했던 타격 만큼이나 이 감독의 말솜씨 또한 호탕했다.
정수근 베이스볼긱 위원(이하 정)="선수 시절 빙그레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끌었던 최고의 2번 타자였습니다. 전성기에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기도 했고요. 아직도 영원한 캡틴 이강돈을 잊지 못하는 팬들이 많아요."
이강돈 감독(이하 이)="농담으로 하는 얘기지만, 내가 옛날에 FA(프리에이전트)했으면 돈을 얼마나 벌었겠냐. 그게 아쉽다.(웃음) 우리 때에는 야구를 잘해도 상 받는다는 뿌듯함은 있었는데, 그 다음이 없었다. 그만한 대우가 따라오지 않았다."
정="명예만 있고 부는 없는 거네요."
이="그렇지. 골든글러브 타고, 최다 안타상 수상하고, 타격 2위 해도 연봉은 고작 25%정도 상승한다. 당시 내 연봉이 3000만원 조금 넘었는데, 전성기 당시 가장 많이 올랐던 때가 730만원 정도였다. 그리고 비공식적으로 구단에서 500만원을 더 주더라. 그게 다였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때는 참 헝그리 정신으로 야구를 했던 것 같다. 의지가 불타오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잘해도 연봉 상승이 25%밖에 더 되겠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선수들을 보면 부럽다. 지금은 FA 제도에 잘하는 선수들 연봉이 100~200%까지 올라가는데, 나 같으면 목숨 걸고 야구 하겠다."
정="당시 감독님은 장타력뿐 아니라, 작전 수행능력도 뛰어난 최고의 2번 타자였습니다. 자랑 좀 해보세요."
이="야구라는 것이 습관적으로 1번 타자가 볼넷이든 안타든 출루를 하면 2번 타자에게 번트를 대라고 지시를 하는데, 나는 번트 사인이 거의 안나왔다. 기껏해야 히트 앤드 런 정도였다. 내가 공격력이 좋으니까, 벤치에서 굳이 번트를 안대도 안타 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서 사인을 안 냈다. 당시 빙그레가 강팀으로 군림할 때에는 내가 중심타선으로 득점력을 이어주는 돌다리 역할을 했다. 2번을 치면서도 최다안타를 기록했으니까 말 다한 것 아닌가."
정="감독님이 있었던 이글스는 강팀이었지만, 요즘에 이글스는 벌써 몇 년째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답답하다. 빙그레 이글스 출신으로서 한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이 크다. 선배로서 후배들을 바라보면서 씁쓸할 때가 많다."
정="한화에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뭐 같으세요."
이="확실한 마무리 투수다. 마무리 투수가 있어야 한다. 정규시즌 초반부터 뒷문을 책임져줄 투수가 없으니까 7회부터 내내 불안하다가 결국에는 뒤집힌 승부가 얼마나 많은가. 내가 본 것만 해도 10경기 정도 되는데, 그 중 반만 잡았어도 지금 이렇게 힘든 싸움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팀에 마무리 투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야수들이 가지는 부담감도 다르다. 그만큼 마무리라는 보직이 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화는 시즌 초부터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가지고 갔어야 했다."
정="2003년까지 롯데 코치로 계시다가 2006년 아마에서 감독직을 시작한 후 두 번 더 프로와 아마를 오가셨습니다. 프로와 아마야구의 지도자직을 오가는 데 횟수의 제한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예전에는 3번까지만 가능했다. 프로에서 지도자를 시작해서 아마에 갔다가 다시 프로에 오면 더 이상 이직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제한이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정="아마와 프로를 오가면서 다른 점을 느끼셨을 것 같은데요."
이="아마추어는 학생들이니까 기본기 위주로 계속 해야 하고, 애들이 야구를 잘 모르니까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신경을 써야 한다. 프로에 있을 때에는 말을 하면 알아 먹기라도 했는데, 아마는 다르다. 알아서 하는 선수들이 거의 없다. 지시를 해야 따른다. 애들이 모르니까 지시를 하는 것이다. 학교에 와서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첫째도 기본, 둘째도 기본, 셋째도 기본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방목은 없다."

정="제가 롯데에 함께 있을 때 감독님은 굉장히 따뜻하고 부드러운 코치님이셨는데, 지금은 애들을 무섭게 혼내기도 하십니까."
이="당연히 혼낸다. 뭘 혼내냐 하면, 경기를 할 때 선수들에게 공격적으로 나서라는 얘기를 한다, 1볼, 2볼이 되면 벤치에서 치라는 사인을 낸다. 야구는 확률 싸움이다. 2볼에서 고등학교 투수들 중에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 애들이 몇이나 되겠냐. 대부분이 직구를 던지는데 그걸 치라고 해도 안친다. 그런 부분은 화가 난다. 충분히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부분인데, 타석에 들어서서 수동적인 것은 문제다."
정="화는 보통 어떻게 내십니까. 매도 드세요?"
이="매는 절대 안 든다. 대신 특별타격훈련을 시킨다. 애들은 계속 치는 수밖에 없다. 많은 연습량 속에서 왜 쳐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선수가 몸으로 깨닫겠끔 한다. 야구는 확률 게임이기 때문에 도망간다고 해서 다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알아야 한다. 그래야 프로에 가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정="처음 아마야구 지도자로 나선 것이 청주기계공고(현 청주고)였습니다."
이="청주기계공고에 있을 때 황금사자기 4강에 들어갔었고, 청주고등학교로 바뀌어서는 봉황대기 4강에 올라갔다. 청주고 개교 이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다. 아직도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
정="프로와 아마의 시스템은 확실히 다를 것 같은데요."
이="분명 차이는 있다. 프로 선수들은 어느 정도의 기본기가 돼 있다. 프로에 오는 애들은 원 포인트 레슨만 하면 된다. 하지만 아마추어 애들은 인도를 해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길을 어떻게 가야하는지를 설명하고 알려줘야 한다. 프로는 가만히 지켜보다가 안 되는 것 하나만 지적하면 되는 것이다. 아마추어가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정="프로에서는 연습량이 적었는데, 아마는 많이 하는 것 같은데요."
이="우리가 하루에 야간 연습까지 하면 대개 8시간 정도 훈련을 한다. 애들이 지치지 않게 강도 조절은 한다. 아직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약하다. 피곤해 한다 싶으면 또 운동량을 조절한다. 애들이 운동할 때 지쳐있다 싶으면 야구장도 한 번씩 데려간다. 매일 채찍만 주기보다는 적절하게 당근을 섞어야 하는 것이다."
정="제자들 중에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으세요."
이="넥센에 입단했다가 지금은 NC에서 뛰고 있는 투수 이태양이다. 태양이를 내가 청주에서 데리고 있었다. 당시 그 애를 보면서 고등학교에서 저 정도 투수가 나오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태양이가 등판해 커브를 던지면 오른손 타자들이 피했다. 공이 몸쪽으로 덤비는 듯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태양이는 스피드도 좋았고, 기교도 좋았다."
정="올해는 제자들 중 프로에 몇 명이 갔나요."
이="졸업생이 9명인데, 5명이 프로 지명을 받았다. 4명은 드래프트를 통해 갔고, 1명은 연습생으로 들어갔다. 1차 우선지명도 한 명 갔다. 생각보다 성과가 좋았다."
정="아마추어 제자들이 프로에 가면 뿌듯함이 남다르겠네요."
이="지도자로서의 뿌듯함이 있다. 작년 이맘때, 그러니까 지금 3학년들이 2학년일 때 애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 속으로 '저 애들이 프로에 갈 수는 있을까. 저래 가지고 한 명이나 가겠나'라는 걱정이 앞서더라. 그런데 이렇게 프로에 간 것 보니까 대견스럽다."
정="천안 북일고는 전통적으로 전력이 좋은 팀이었고, 아마 야구계에서는 강자로 손꼽히는데요."
이="작년에 내가 첫 부임해서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다. 직전까지 워낙 성적이 좋은 팀이었기 때문이다. 북일고 하면 고교야구에서는 명문으로 통하니까. 그럼에도 북일고를 선택했던 것은 내가 한화 출신이고, 한화 그룹 소속의 학교니까 후배들을 양성하는 데 힘을 보태면 좋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워낙 야구에 관심이 많고, 애정을 쏟는 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믿고 올 수 있었다."
정="그룹이나 학교 차원에서 지원은 잘 해주나요."
이="학교 지원은 말할 것도 없이 잘 밀어준다. 덕분에 선수들이나 나나 야구를 편하게 할 수 있다."
정="북일고에 와서 운동장을 보고 놀랐습니다. 이런 야구장을 갖춘 고등학교가 국내에 몇 개나 있을까 싶네요."
이="고등학교에 야구장이 있다는 것이 북일고가 가진 최고의 강점이다. 겨울이 되면 필요한 대로 개보수 공사도 들어간다. 예산도 늘 넉넉한 편이다."
정="고등학교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있나요."
이="역시 애들은 애들이다 라고 느꼈던 것이 어느 학교나 다 그렇겠지만, 애들은 감정 조절을 잘 못한다. 의지도 약해서 순식간에 무너지기 마련이다. 어느 날 경기에서 졌는데, 애들이 실망을 많이 했는지 풀이 죽어있더라. 애들을 다독여서 다음 날 바로 경기가 있으니까 그거 잘하면 된다 라고 하고 하루 자고 일어났는데, 애들이 다 도망갔더라. 황당했다."
정="혹시 혼내신거 아니예요.(웃음)"
이="애들을 잘 파악하고 있으니까 혼내지는 않고, 잘 다독였다. 그날 아침에 밥 잘 먹고 오후 돼서 경기하려고 하니까 다 없어진 거다. 결국 그날 경기도 못했다. 애들이 없어서. 나중에 돌아와서 빌더라, 그래서 내가 '너희들 필요 없으니까 야구 다 때려치워라'라고 강하게 나갔다. 그때 덕분에 이틀 동안 쉬었다.(웃음)"
정="말은 그렇게 하셔도 놀라지 않으셨어요?"
이="놀랐다. 아침까지 잘 먹고 나서 다 없어졌으니까. 뭐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애들이 긴 외출을 한 것이다. 나중에 말로 타이르면서 '우리가 왜 야구를 해야하는지'에 대해 얘기를 했다. 애들한테 '마라톤을 하다가 중간에 한 번 넘어졌다고 포기하냐. 그건 아니지 않냐. 또 다음 경기가 있는 것인데, 너희들에게 '정상, 정상'하는게 부담감일 수 있지만, 결국 운동을 시작한 이유가 뭐냐. 정상을 향해 달려가기 위함이 아니냐. 그때까지 참고 인내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지면 다음 경기 또 시작하면 되는 것이지. 그렇게 쉽게 포기하면 대학을 가든 프로를 가든 어딜 가도 성공 못한다'고 말해줬다."
정="그 이후로는 안 도망갔나요."
이="도망 안갔다.(웃음)"
정="프로에 한 번 더 오고 싶은 생각은 안 드세요."
이="그게 나이도 있어서 이제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애들 가르치는 것도 보람이 있다. 가끔 내가 애들한테 배우기도 한다."
정="아직도 빙그레 2번 타자, 영원한 캡틴을 그리워 할 팬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이="야구인으로서 야구에 대한 봉사는 죽을 때까지 하겠다. 우리나라 최고의 프로 스포츠가 야구인데, 올해 리틀야구가 세계 정상에 서는 것을 보고 뿌듯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게 되면 올해 겹경사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나도 설렌다. 팬들도 지금처럼 꾸준히 선수들을 응원해주시고, 야구장도 많이 찾아오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 프로야구 선수들의 지위나 운동장 환경 등이 많이 좋아졌다. 이럴 때일수록 야구인들이 다른 스포츠보다 더 조심하게 행동하고, 멋진 경기로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보답을 했으면 좋겠다. 선배의 바람이다."
정리=김유정 기자
▶ '하얀색 팬티?' 걸스데이 유라, 침대 위 화보찍다가..
▶ '베드신 종결자' 이태임, 상상초월 정사신 '가슴을 꽉!'
▶ 걸그룹 배우, 전라 노출 베드신 유출 '직접보니..
▶ 레이싱모델 이연윤, '아찔한 19금 비키니 포즈'
▶ '탱글녀' 연지은, 섹시한 포즈 '탱탱한 볼륨'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