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 잡았네' 윙크 "인순이 선배님처럼 오래 노래하고 싶어요"(인터뷰)

장용준 2014. 7. 2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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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용준 기자]"앨범 제작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했어요. 아이디어 회의에서부터 믹싱, 마스터링까지요. 재킷 사진도 직접 골랐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 대한 애착이 훨씬 더 큰 것 같아요"

2년 7개월 만에 신보를 가지고 팬들에게 돌아온 쌍둥이 트로트 가수 윙크가 충무로 아시아경제를 찾았다. 인터뷰 후 곧바로 지방 일정을 가야 할 정도로 바쁜 스케줄에도 지친 기색이 없던 그들은 대화 내내 밝고 활기찼다.

"가사는 사랑에 관한 거지만 사실 '봉 잡았네'의 '봉'은 사랑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각자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잖아요. 힘든 일상 속에서도 갖가지 소망들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분들에게 저희 노래가 희망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윙크는 '봉 잡았네'의 매력을 "쉽다"라고 간략히 표현했다. 또 기교나 테크닉을 넣어 부르려고 하기 보다는 행복한 마음으로 부르라고 귀띔했다. 로또에 당첨됐다는 기분으로 이 노래를 부른다면, 노래의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 거란 말로 대화의 분위기를 활기차게 했다.

"행복은 마음먹기 나름인 것 같아요.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몸이 정말 무겁고 컨디션이 정말 안 좋을 때도 웃으면서 무대에 서려고 노력하다 보면 몸에서 '해피바이러스'가 나오는 것만 같아요.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봉'을 잡을 수 있는 게 아닐까요?(웃음)"

'봉 잡았네'의 안무는 정말 귀엽고 재밌다. 손으로 살랑살랑 흔들며 보이는 춤사위는 보는 이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흥겨운 트로트 무대를 더욱 즐겁게 만드는 이런 안무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는 걸까.

"안무를 담당해주시는 감독님이 계세요. 저희가 녹음한 음원을 드리고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연락이 왔어요. '대박이야, 대박'이라고요. 안무 감독님이 과거 TV프로그램 '유머 일번지' 의 최양락 선배님을 떠올리며 지금의 '봉춤'이 탄생했어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봉'과 함께 추는 춤이 아니라 '봉황춤'이랍니다."

새 노래는 박현빈의 '샤방샤방'을 작사, 작곡한 김지환 작곡가가 만들었다. 노래도 안무처럼 일사천리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김지환 작곡가가 제주 올레길을 걷던 도중 불현듯 떠오른 영감을 가지고 그 자리에서 만든 곡이다. 노래를 만들고 보니 윙크에게 꼭 맞는 곡이었다는 후문이다.

"승희가 노래의 음 하나 하나에 일일이 신경을 썼어요. 원래는 스트링으로 벤조가 들어갈 계획이었는데 왠지 트로트와 잘 맞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더라구요. 그래서 가야금을 넣어보기로 했어요. 승희가 음의 느낌들을 세세히 체크해 여러 번 녹음하느라 가야금 연주자분께서 정말 고생이 많으셨어요"

윙크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음악에 대한 열정이 마음에 와 닿았다. 트로트에는 어떤 매력이 있길래 윙크는 이리도 열정을 갖고 작업에 임할 수 있는 걸까. 윙크에게 트로트만의 매력을 물었다.

"트로트는 미취학 아동부터 어르신들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죠. 또 트로트는 듣는 음악이 아니라 부르는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노래방에서 즐겁게 부르기도 하고, 술을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풀 때 부르기도 하잖아요. 가장 서민적이면서 애환과 기쁨을 아우를 수 있는 음악이라고 봐요. 그게 트로트만의 매력이죠"

'트로트 가수라고 트로트만 듣진 않겠지?'라는 생각에 이들에게 장르를 구별하지 않고 음악을 다루는 '뮤지션'으로서 자주 듣는 음악이나 좋아하는 음악가에 대해 물었다. 이 질문을 하지 않았더라면 서운했을 정도로 윙크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음악열을 발산했다.

"저(주희)는 요새 악동뮤지션과 아이유를 좋아해요. 귀가 편한 음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두 팀은 모두 어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색깔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고 봐요. 아, 재즈보컬리스트 나윤선 씨를 정말 존경해요. 프랑스의 카를라 브루니의 샹송도 귀에 착 감겨서 좋구요"

대중들과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윙크는 워너비 스타로 선배 인순이를 꼽았다. 지금도 인순이를 대기실에서 만나면 정말 멋지고 뜨거운 에너지가 넘쳐 그 에너지에 감화될 정도라고 한다. 윙크는 대중들과 함께 늙어가며 오래 활동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인터뷰 내내 밝고 활기찬 모습을 잃지 않은 윙크의 원동력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팬들에 대한 사랑이 아니었을까.

장용준 기자 zelr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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