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S] INSIDE브라질 ┃② 심야버스 버금가는 '완행' 비행기

풋볼리스트 2014. 5. 2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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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 편집자 주 >

월드컵은 그라운드 위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한국에서는 드물지만, 축구를 좋아하는 세계인들은 4년 동안 돈을 모아 월드컵이 벌어지는 나라로 떠나곤 한다. 경기장에서 64경기가 벌어지는 동안, 팬들은 축구와 함께 그 나라의 문화와 산업을 즐긴다. 월드컵 안내서와 여행 안내서를 함께 들고 비행기에 오른다는 이야기. '풋볼리스트'는 브라질여행을 준비하거나, 몸은 한국에 있지만 월드컵 전체를 즐기려는 이들을 위해 '리얼 브라질'을 준비했다. 조금은 놀라운 내용도 있지만, 모든 나라에는 명과 암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브라질로 함께 떠나보자.

"브라질 국내선을 타느니 차라리 심야버스를 타겠다"

세계에서 국토 면적이 5번째로 큰 브라질은 국내에서도 비행기를 이용해야 한다. 2014 브라질월드컵 조추첨을 앞두고 참가국들이 각조의 이동거리를 주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도시 간에 시차가 있고, 날씨가 천지 차이일 정도로 브라질은 크다. 브라질 국내에서 영업하는 공항만 88개나 된다.

하지만 브라질 국내선을 이용해본 이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비행기가 정시에 오는 게 드물어 공항에 발이 묶이는 건 예사다. 환승편을 놓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2011년 남미 순방 중에 브라질 상파울루 공항에서 2시간 반 동안 기다리기도 했다. 비행기 연착 때문이었다.

브라질에서 에이전트생활을 했던 박선재 키카 홍보팀 차장은 브라질 국내선과 인연이 깊다. 그는 '풋볼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질 국내선을 이용할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연착은 비일비재하고, 연착됐는데도 같은 회사 연결편이 그냥 가버리는 경우도 많다. 연착된다고 해놓고 언제까지인지 공지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냥 느긋하게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전세계 항공사들의 기록을 조사해 통계를 내는 '플라이트스태츠'의 기록을 보면 브라질 국내선의 무시무시함을 알 수 있다. 이들은 브라질 항공사 GOL이 운영하는 국내선 노선 중 승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20개 노선을 분석했는데, 수치가 좋지 않다. 정시율(정시에 떠나고 도착하는 비율)이 68%에 불과하고, 평균 22.5분을 연착했다. 최대연착시간은 평균 4시간 27분에 달한다.

한국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정시율(이용율 상위 20개 노선)이 86%와 81%인 것을 고려하면, 브라질 국내선의 정시율에는 문제가 많다. GOL보다 정시율이 좋지 않은 항공사도 많다고 하니, 승객들이 몰릴 월드컵 기간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취재를 떠나는 기자들은 이미 '통상적인 비행기 이동이 아닌 브라질의 특수성을 알아야 한다'는 교육을 수 차례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질 항공관리국(ANAC)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월드컵 기간 중 비행기가 연착하면 항공사에 4만 달러(약 4,100만 원)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선 뿐 아니라 국제선에도 제재를 가하겠다고 했다. 벌금뿐 아니라 민간항공기를 조종하는 브라질 조종사에는 180일 자격정지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라질 항공 운항에 세계인의 우려가 집중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월드컵 기간에 브라질 국내선을 이용할 내국인은 300만 명, 외국인은 6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안 그래도 연착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엄청난 규모의 승객들이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브라질 항공관리국의 엄포가 효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결국 브라질을 찾는 팬들이 할 수 있는 건 끝없이 기다리는 일뿐이다. 미리 브라질국내선의 현실을 인지하고, 연착을 대비하는 게 가장 좋은 해결책일 수도 있다. 책과 영화 그리고 음악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 가지 못한 팬들은 브라질로 떠난 이들의 안타까움을 보면서 부러움의 일부분을 살짝 들어내시라.

글= 류청 기자그래픽= 류청 / 정다워 기자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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