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 "연예인 되고 변했던 나, 이제 행복해"
[오마이뉴스 이미나,이정민 기자]
* 김현중 인터뷰 1편( "'감격시대', 이 배우들 아니면 방송 못 했을 것")에서 이어집니다.
▲ KBS 2TV 수목드라마 < 감격시대:투신의 탄생 > 에서 파이터 신정태 역의 배우 김현중이 < 오마이스타 > 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 이정민 |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신비로운 이미지의 '꽃미남'에서 거친 액션까지 능수능란하게 선보이는 '남자'로. 아이돌 그룹 SS501의 리더에서 솔로 가수로, 동시에 배우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김현중이 겪어 온 변화다. 그러나 실제 마주한 '자연인' 김현중은 꾸밈이 없었다. 최근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혼자 다녀왔다고 했고, 종종 언급했던 친구들을 두고도 "매번 보는 얼굴인데도 매일 보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 특유의 성격 덕에 김현중은 자신을 둘러싼 평가나 소문에도 거침이 없다. 'SBS < 맨발의 친구들 > 에 동반 출연했던 가수 유이와 교제 중이라더라'는 내용의 증권가 찌라시를 언급한 게 대표적이었다. "그 전까진 나도 찌라시를 신뢰하는 편이었는데, 그 후로 '많은 부분 걸러 들어야 겠구나'라며 안 믿게 됐다"는 김현중은 "그 찌라시가 돈 다음 날 유이를 만났는데 농담 삼아 '어, 여자친구 왔어'라고 말하곤 웃고 넘어갔다"며 미소 지었다.
자연스레 화제는 연예인의 공개 연애에 대한 생각으로 넘어갔다. 역시나 거침이 없었다. "자신의 의사가 충분히 있는 성인이 연애를 하는 게 왜 죄를 짓는 것처럼 보이는지 모르겠다"고 운을 뗀 그는 "그렇게 연애를 해야 그 감성으로 더 잘 노래하고 연기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마디를 덧붙인다. "저 개인적으론 하고 싶지 않아요. 만약 헤어졌는데 상대방에게 계속 '김현중의 여자'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면…그 쪽에 좋지 않을 것 같아요."
더 놀라웠던 대목은 그가 TV를 거의 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유일하게 보는 종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 중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의 세상살이를 엿볼 수 있는 < 생활의 달인 > < 한국인의 밥상 > 같은 것들이라고 했다. 20대 청년의 것이라고는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면모들에 그 이유를 물었다. 김현중은 "연예인이 되고난 뒤 언젠가부터 내가 너무 바뀌었더라"며 입을 열었다.
" < 꽃보다 남자 > 를 끝내고 한창 눈이 돌아갔어요. 제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죠. 어딜 가나 다들 '우와~'라고 해 줬으니까요. 그런 데 익숙해져 있다 보니 조금 돌았나봐요. 인기에 연연하고, 시청률이나 돈에 스트레스를 받고…그러다 보니 제가 불행해졌어요. 어느 순간 돌아보니 제가 이상해졌더라고요.
그래서 모든 걸 놓기로 했죠. 그랬더니 굉장히 행복해졌어요. 공연에 모여 준 분들을 보며 '지금 이 순간이 또 언제 올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고맙기도 하고요. 생각해 보면 스스로 만든 틀에 저를 너무 가두어 놓았던 것 같아요. '나는 신비주의니까 사람들을 만나지 말아야 해' 같은 식으로, 스스로를 불행하게 했던 거죠. 그런 틀을 없애니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전 지금 정말 행복해요."
"언제까지 이미지로 살 순 없어...계속 부딪혀 가겠다"
ⓒ 이정민 |
▲ 김현중은 자신이 속한 아이돌 그룹 SS501의 재결합에 대한 생각도 솔직히 전했다. "항상 이야기는 해요. 해체된 건 아니니까요. 물론 뭉쳐서 콘서트를 진행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어렸을 때의 즐거운 추억을 상업적으로 한다는 건 싫어요. 멤버들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끝날 수 있을 때 그만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솔직히 지금은 자신 없다'고 했어요. 나중에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때 같이 노래하면 되는 거죠." |
ⓒ 이정민 |
돌이켜 보면 우리가 그를 '흰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꽃미남'이라는 수식어로 포장하고 있을 때, 그 또한 '신비주의'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구속했던 셈이다. 이제 김현중은 어떤 포장도 필요 없는 날것이 됐다.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한껏 자유로워진 김현중은 이제 어떠한 형식으로든 '진짜' 자신을 조금 더 많이 보여 줄 채비를 마쳤다.
일단 늦어도 내년, 김현중은 군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 전까지 배우로서 필모그래피에 한 줄이라도 더 추가하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다. "드라마( < 감격시대 > )가 끝나면 힘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매일매일 힘이 샘솟는다"는 김현중은 "주위에서는 '이제 쉬어야 되는 거 아니냐' '인정받을 때 가만히 있는 것도 좋다'는 말도 하지만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언제까지 이미지만 갖고 있을 순 없잖아요. 자연스럽게 하고 싶어요. 망하면 망하는 대로, 욕을 먹더라도 계속 부딪혀가고 싶어요."
그의 출발점과도 같은 가수 활동에도 변화를 꾀할 생각이다. 새 앨범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김현중은 "이번에 나오는 게 댄스 가수로서는 마지막 앨범이 될 것 같다"며 "'댄스'라는 장르를 서른이 넘어서 할 자신이 없다. 그런 점에서 신화 형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댄스'를 버린 가수 김현중은 무엇을 할까. 김현중은 "이젠 내 노래를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내 노래'란 그가 가사를 쓰고 곡을 붙여 만든 노래를 뜻한다. 이를 두고 그는 "남의 노래는 이번까지만 할 생각이다"라며 "그동안 '내가 앞으로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내가 작사·작곡한 내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제 드라마가 끝났으니 신정태에서 벗어나려고요. 그간 신정태를 생각하느라 음악도 차분한 것만 들어서 그런지 좀 우울해진 것 같아요. 일단 술도 많이 마시고, 친구들도 많이 만나야죠.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는데, 그러려면 흥을 주입해야 하거든요.(웃음) '김현중'이라는 사람을 가장 잘 아는 건 제 친구들이고, 제가 가장 익숙한 사람들도 제 친구들이에요. 이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제 다시 김현중으로 돌아와야죠."
스마트하게 오마이뉴스를 이용하는 방법!☞ 오마이뉴스 공식 SNS [ 페이스북] [ 트위터]☞ 오마이뉴스 모바일 앱 [ 아이폰] [ 안드로이드]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