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있고 똑똑하다는' 안희정, 노무현 장자되나
[데일리안 = 조소영 기자]또 다른 '안풍(安風)'이 불까.
안희정 충남지사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선전을 축약한 단어인 '안풍'의 공동 혹은 단독소유자가 될 수 있을까. 최근 안 지사는 건실한 이미지, 충청권 대망론, 중도적 입장 등의 요소가 겹쳐 안 의원을 비롯해 문재인 민주당 의원과 손학규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등과 함께 야권의 차기지도자로 꼽힌다. 안 지사 또한 대권에 대한 여망이 모인다면 굳이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타인을 이끌 지도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기 의지'가 있는 것이다.
자기 의지 '업'-여론조사 '업'-충청권 대망론까지
그가 대권 의지를 드러냈던 대표적인 발언은 '장자 발언'이다. 안 지사는 지난해 도정 결산 송년 기자회견에서 "정신적으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뒤를 잇는 장자라는 자부심이 있다"며 "집안을 이어나가는 맏이가 되겠다는 포부가 있다"고 말했다.
각종 매체에서도 결의가 드러났다. 26일 보도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19대 대선에서 문 의원과 경쟁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장차 어떤 구도가 만들어질지 그때 가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흐름도 좋다. 안 지사는 지난해 10월 주간지 '시사저널'이 발표한 정치 분야 차세대 리더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각 분야별 50세 미만의 인물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의 연도별 1위는 2008~2010년 원희룡 당시 한나라당 의원, 2011년 안철수 무소속 의원, 2012년에는 새누리당 남경필·이인영 민주당 의원이었다. 소위 당대 쇄신파라 불리는 인물들이다.
다소 순위가 뒤처지긴 했지만, 지난해 2월에는 민주당 차기 리더를 꼽는 자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당시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박 시장이 7명의 후보들 중 1위를 차지했고, 안 지사는 6위였다. 7위는 송영길 인천시장이었다. 2위는 손 고문이었고, 김두관 전 경남지사, 박영선 의원, 김부겸 전 최고위원이 그 뒤를 이었다.
|
|
◇ 지난 2013년 11월 19일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전국시도지사정책협의회가 주최한 ´차기정부 지방분권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안희정 충남지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충청권 대망론'도 안 지사를 대권 핵심인물로 만드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그간 충청은 영호남과 달리 속내를 내보이지 않으면서 크고 작은 선거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올 들어서는 호남의 인구를 앞지르면서 중요성이 더 커졌다. 정가에서는 일련의 상황을 두고 "19대 대선은 영호남이 아닌 '영·충·호 구도'"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에 따라 여권에서는 "대선주자인 안 지사의 행보를 막아야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안 지사는 충남지사 재선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더 단단히 다지려는 중이다. 시기나 변수, 어떤 성향의 매체가 여론조사를 했느냐에 따라 조사 결과가 들쭉날쭉하기는 하지만, 현역 프리미엄도 있는 만큼 대개의 조사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후보간 물밑경쟁이 막 시작됐을 때인 지난해 11월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 조사 결과, 안 지사는 이명수·홍문표 새누리당 의원과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 등 잠재 후보군과의 경쟁에서 1위였다.
중도색채 키우고 '내 편' 만들고...
이같이 대권가도를 달릴 발판은 어느 정도 마련됐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그가 스스로 "폐족"이라 부르기는 했지만,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던 친노(친노무현)의 굴레를 벗을 수 있느냐는 것. 안 지사는 '리틀 노무현', '노무현의 적자'로 칭해져왔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들어낸 공신(功臣)으로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좌희정 우광재'로 불렸다.
다행히 안 지사는 '친노만의 눈'을 갖지 않고 이를 극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쪽으로 쏠린 시각을 갖지 않고 다양한 입장을 훑어보는 중도적 입장을 갖췄다는 것이다. 그가 최근 출간한 저서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의 '패자의 자세'라는 장(章)과 '우리가 주목해야 할 박정희·이병철·김대중의 혜안'이라는 장의 '공칠과삼((功七過三)' 논리가 그의 중도적 입장을 잘 대변해준다는 말이 나온다.
그는 '패자의 자세'라는 장에서 "패자는 승자에게 진심으로 덕담을 건넬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야당으로서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중요한 동반자가 돼야 하며, 그러면서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두고는 "10월 유신으로 헌법적 정당성을 상실하는 등 경제 육성의 공적을 강조해도 '공칠과삼'을 넘지 않는 합리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패자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자기반성이다. 자신이 잘못했기 때문에 진 것"이라고 언급한 뒤 "민주적 절차에 치러진 선거에서 졌다면 더 이상의 변명은 필요 없다"며 문 의원을 비롯해 당 내부서 대선불복 논란을 일으킨 이들을 에둘러 지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만의 색(色)은 남아있는 상태다. 1980년대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안 지사는 지난 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충원이나 국가 역사에 대해 참배하겠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중도 정책 중 하나인 '햇볕정책 2.0'에 대해서는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고 사실상 반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대권을 취하는데 있어 가장 먼저 '내 편'으로 만들어야할 당내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상태다. "당내서 안 지사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사람을 보지 못한 듯하다", "겸손하다"는 평들이 나온다. 공신임에도 불구하고 안 지사가 2003년 불거진 노무현 캠프 불법 대선자금 건이 노 전 대통령에게 해가 될까 참여정부 내내 직을 맡는 것을 꺼린 것을 두고는 "의리가 있다"고도 한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계에 속해있다는 것이 그에 대한 이같은 긍정적인 평에 도움을 준다고도 볼 수 있지만, 최근 한 매체에서 분류한 바에 따르면 '안희정계'는 김윤덕, 박수현 의원까지 단 둘뿐이다. 일각에서는 친노 중에서도 친문(친문재인) 측에서 같은 뿌리의 잠재적 대선주자인 안 지사를 경계한다는 말이 나온다.
안 지사와 오랫동안 인연을 쌓아왔다는 민주당 내 한 의원은 안 의원을 "예의바르고 똑똑한 인물"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그가 대권에 나서기 위해서는 '체력보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사들의 경우, 중앙정치보다는 면전에서 쓴소리를 듣는 상황이 적은 것 등 안 지사가 (지방정치보다 센) 중앙정치를 좀 더 겪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Copyrights ⓒ (주)데일리안,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안희정은 선거전문 정치인 도지사" 이명수, 도전장
- 안희정 "마음 없는 야권연대, 국민들 예쁘게 안 봐"
- 안희정 "박정희 묘역보단 현충원 참배하겠다"
- 안희정 "안철수 '공포의 외인구단' 못만든다"
- "안희정, 폐족이라고 할 땐 언제고 이젠 장자?"
- 北은 자주포 전진 배치, 정부는 군사회담 제안…국민의힘 "대화보다 억제력"
- 4번째 미루는 가상자산 과세, ‘눈치 보기’냐 ‘준비 부족’이냐
- 주진우 "김혜경, '황제골프' 레슨"…법사위 영상 공개는 '불발'
- 임윤찬, ‘닷새 연속 라흐 3번’ 혹사 논란 직접 해명…“모두 기쁜 마음으로 결정”
- '도니살' 페덱 리듬 깬 KIA 김도영, 밥상까지 차려주는…[PO 1차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