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앞둔 '쌍라이트' 김유행 "방송 복귀합니다"

2013. 12. 3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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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추광규 기자]

복장 무게만 20kg이란다. 28일 안산의 한 방송녹화장, 장군복장을 걸친 채 낯익은 한 연기자가 번쩍이는 머리를 트레이드마크로 무대를 누비고 있었다.

얼굴은 낯익은 것 같은데 이름은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누구지' 하는 의문이 머릿속을 감도는 가운데 곤룡포를 걸친 채 연기에 몰입하던 탤런트 임선택씨가 그를 '쌍라이트'라고 소개하면서 아련한 기억이 떠오른다.

기억 뒤쪽에 남아있는 십 수 년 전 방송됐던 KBS < 유머1번지 > '영구야 영구야' 코너에서 코믹한 연기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쌍라이트 콤비 가운데 한명인 배우 김유행이었다.

1990년 KBS < 유머1번지 > VS 2013년 캐스트TV < 장군멍군쇼 >

장군 복장을 걸친 김유행

ⓒ 추광규

기억 속에 남아있는 그는 얼굴의 주름은 더 깊어졌지만, 6시간 이상 강행군으로 이어지는 방송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부드러운 물살이 모난 돌을 깎아 둥근 돌로 만들듯 지난 세월의 깊이만큼이나 그의 얼굴에는 온화한 둥근 미소가 떠나지 않았던 것.

그가 방송에서 맡은 역할은 경호원. 새로운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서민기와 24년전인 1990년 KBS < 유머1번지 > '영구야 영구야'의 쌍라이트를 2014년에 재현해 내고 있었다.

쌍라이트 김유행, 올해 나이가 68세란다. 하지만 그의 몸은 유연하기 그지없었다. 막간을 이용해 무료한 출연진들을 위해 그가 코믹한 모습을 연출했다. 느닷없이 다리를 벌린 채 앉는 자세를 보이는데 요가 자세가 달리 없다. 발차기도 선보이는데 발끝이 머리위로 쭉쭉 뻗는다.

ⓒ 추광규

(위)탤런트 임선택은 장기판의 '한'나라 '유방'의 역할을, 바람개비의 가수 박승희는 상궁역할을 맛깔나게 소화하고 있었다. (아래)머리 장식이 독특했던 미소걸스는 세미트로트곡 '살짝쿵' '오늘은 내가 쏜다'를 열창했다

ⓒ 추광규

그를 만난 것은 28일 오후 개국한 캐스트TV 개막쇼 프로그램인 < 스타장군멍군쇼 > 코너에서였다. < 스타장군멍군쇼 > 는 장기와 토크 그리고 노래가 함께 어우러진 본격 버라이어티쇼 프로그램으로 모바일 IPTV 스마트TV 웹 서비스 등을 24시간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캐스트TV의 간판프로다. 캐스트TV는 2년여 준비기간을 거쳐 이날 개국한 후 첫 프로그램으로 '스타장군멍군쇼'을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었던 것.

음악코너에서는 현철이 구수한 목소리로 '고장 난 벽시계' 등을 선사했다. 미소걸스는 세미트로트곡 '살짝쿵' '오늘은 내가 쏜다'를 열창했다. 또 상궁복장을 한 바람개비를 부르는 가수 박승희는 가채머리를 한 채 상궁연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사업 실패...어려운 가운데서도 대중 사랑 잊지 못했다"

쌍라이트 김유행은 이 프로그램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초나라와 한나라의 갈등이 격화되는 것을 막고 불의의 침입자들이 들어오면 막아내며 웃음을 선사하는 감초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날 기자의 취재 촉수에 걸려든 쌍라이트 김유행에게서 방송이 진행되는 중간 중간 짬을 내달라고 양해를 구한 후 얘기를 들어 볼 수 있었다.

- 한동안 모습이 보이시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것인가요?

"'영구야 영구야' 이후 조춘씨와 함께 영화 < 땡칠이와 쌍라이트 > 제작을 하는 등 사업에 뛰어들면서 팬들과 멀어졌습니다."

방송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도 김유행씨는 자신의 대본을 외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 추광규

- 그렇다면 몇 년 만에 대중 앞에 나서시는 건가요?"12년만입니다.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시간은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영화산업과 세트장 사업 등이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서 거액의 빚을 짊어져야만 했으니까요.(웃음)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듯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옛 기억을 잊지 못해 다시 한 번 대중들 앞에 서고 싶다는 열망에서 방송복귀를 선언하는 것입니다."

- 사업이 순탄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12년 동안 제가 까먹은 돈이 44억이 되는 것 같습니다. 부끄럽지만 신용불량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대중들의 사랑만은 잊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다시 방송복귀를 선언하는 큰 계기였습니다."

- 앞으로의 활동은 어떻게 계획하고 계시는지요?

"방송출연은 기회가 되는대로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특히 이번에는 노래를 준비했습니다. 트로트곡 '저 여자 사람 잡네'와 '팔불출'입니다."

- 연세가 꽤 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웃음) 그렇습니다. 제가 1946년생이니 올해로 예순여덟이고 이제 나흘 후에는 예순 아홉이 된답니다.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간 것 같아요... 자식은 둘이고 손자들은 네 명인데 큰 손자는 벌써 고등학교 1학년이랍니다. 큰 아들은 관광 사업을 하고 있고, 둘째는 부산 철도청에 있지요.

나이를 잊은 그의 연기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 추광규

- 막간에 선보이셨던 다리를 찢는 요가 자세를 보니 몸이 상당히 유연하시던데 비결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웃음) 비결은 운동이지요. 운동을 51년째 꾸준히 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복싱으로 시작한 후 영화를 하면서는 유도, 레슬링, 태권도를 접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하루 1시간 20분동안 런닝 머신 30분, 팔굽혀 펴기 150개, 아령 5파운짜리 150개, 발차기 왼쪽 오른쪽 20개씩을 소화해 내고 있답니다."

- 오늘 캐스트TV 개국과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12년 만에 방송복귀를 한데 대해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연기 좋은 노래를 선사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목나무에 꽃을 한번 피워보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많이 사랑해 주십시오."

덧붙이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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