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인들 "도청 문제없다" 한목소리

2013. 10. 2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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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미국 유력 정치인들이 한목소리로 자국의 정보수집 활동을 비호했다. 외국 정상 도청 의혹으로 비난이 쇄도하자 당위성을 강조하며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뉴욕주 해밀턴의 콜게이트대학에서 "미국의 우방들이 자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미국의 정보력에 의존하고 있고 종종 (정보수집) 파트너가 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감시 활동이 다른 나라에도 유익하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우방들이 그동안 미국 정보로 도움을 받아놓고 이제 와서 비난할 수 있느냐는 반문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그는 "국가안보 관련 정보는 전체적인 맥락이 아니라 조각조각 단편적으로 유출돼 모든 것을 설명하거나 이해시키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정보수집 활동에 대한 오해가 있다는 뜻이다. 사생활 보호 논의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비난 자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국가정보 활동을 주도했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은 27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 국가안보국(NSA) 관련 논란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방 첩보활동은 오랫동안 해온 것인데 왜 갑자기 문제를 삼느냐는 식이었다.

CNN방송에 출연한 마이크 로저스(공화·미시간) 하원 정보위원장은 NSA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외국 정상과 민간인의 통신을 엿들었다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다고 했다. 그는 "만약 미국 정보기관이 정보수집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그게 더 놀라울 것"이라며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정보라면 수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터 킹(공화·뉴욕) 하원의원은 NBC방송에 출연해 "NSA는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전역에서 수만명의 생명을 구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사과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도 자국민은 물론 이란 이라크 북한 프랑스를 상대로 정보를 수집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가 미국 정부와 업계를 상대로 첩보활동을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미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이 2010년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으로부터 메르켈 도청 사실을 보고받았다는 언론 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외국 정상 도청에 관한 내용을 포괄적으로라도 보고를 받았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은 NSA가 최소 3개 프로그램을 조합해 거의 전 세계의 전화·인터넷 통신 정보를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업스트림'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미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인근에서 해저 광섬유 케이블의 정보를 직접 수집할 수 있었다. 세계 각지로 이동하는 정보의 약 80%가 이 지역을 지나간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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