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 박해준 "여진구는 스펀지 같은 아이"
[일간스포츠 정지원]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장준환 감독, 9일 개봉)은 말 그대로 '연기 탑 팀'이 뭉친 영화다. 김윤석·조진웅·장현성·김성균에 박용우까지 특별출연해 쟁쟁한 연기대결을 펼친다. 여기에 타이틀롤을 맡은 여진구와 남지현 등 아역들을 비롯해 유연석까지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그중 또 한명, 빼놓을수 없는 배우가 있다. 극중 화이(여진구)를 키운 다섯 범죄자 중 '젊은 피' 범수를 연기한 박해준(37)이다. 앞서 '화차'에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경력에 비해 영화계에서는 신인이나 마찬가지. 그럼에도 이미 얼굴과 이름을 널리 알린 동료배우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고 오히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시원시원한 외모에 남성적인 매력을 뿜어내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메이저영화에서 이 정도로 큰 캐릭터를 맡은건 처음이다.
"맞다. 앞서 '화차'를 통해 '연기 좋았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그렇다고 비중이 큰 건 아니었다. 그 전에는 '명왕성' '무명인' 등의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보다 전에도 연극을 하면서 종종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아예 '건달3' 등 이름도 없는 단역이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2기 출신인데 졸업은 좀 늦은 편이다.
"이선균 형과 함께 연극원 2기로 입학했다. 앞서 장동건 선배가 1기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나이도 어렸고 학교 수업방식을 잘 따라가지도 못했다. 그 때 한예종 연극원의 분위기가 굉장히 엄했다. B학점 이하는 학사경고를 줬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대학생이 됐는데 좀 놀면서 공부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가 결국 재적당했다. 제대후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교수님을 찾아갔는데 '다시 시험을 봐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00학번으로 재입학을 했다. 나름 2기 선배로서 대우는 다 받으며 00학번으로 생활했다. 그때부터는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원래 연기에 뜻을 두고 있었나.
"그건 아니다. 고3때였는데 눈에 띌 정도로 공부를 잘 하는 편도 아니었고 마침 연기 한번 해보라고 권유하는 사람들이 있어 나도 모르게 솔깃했던 것 같다. 그러다 여름이 지나갈 무렵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예종에 지원했고 운이 좋아 합격했다. 막상 들어가서 고생을 좀 했다. 다들 연기 쪽으로 한가닥 한다는 친구들이 모였는데 나만 '초짜'였다."
-연극무대 경험이 많더라.
"학교에 다니면서 꾸준히 무대에 올랐고, 극단 차이무에서만 4년간 작업을 했다. 그러다가 '화차'를 만났다. 당시 '늙은 도둑이야기'의 멀티맨으로 무대에 올랐는데 마침 '화차'의 주연을 맡았던 이선균 형의 권유로 오디션을 볼수 있게 됐고 운 좋게 통과했다."
-이선균과는 친한 사이인가.
"내 멋대로 친한 사이라고 하긴 좀 그렇다.(웃음) 내가 선배들한테 싹싹한 후배가 못 된다. 경상도 출신이라 그런가보다. 선균 형도 언젠가 한번 '너는 왜 그렇게 나를 어색하게 대하냐'고 한 마디 하시더라. 얼마전에는 선균 형이 '화이'를 본후 '잘 봤다'고 문자를 보내줬다."
-'화이'에서는 굉장히 강렬한 이미지였는데 직접 만나보니 사람을 참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타입이다.
"내가 굉장히 촌스럽고 또 어설프고 어눌하다.(웃음) 사실 '화이'에서 강한 인상을 남길수 있어 다행이었는데 막상 분량을 따지면 얼마 안된다. 심지어 대사도 별로 없다. 촬영이 중반까지 진행될때까지 나는 대사 한 마디 없이 표정연기만 했다. 김윤석 선배가 '얘는 대사 없이 가는 걸로 할까'라고 농담까지 하더라. 한편으로 윤석 선배가 '이런 캐릭터가 가만히 있다가 사람을 죽이거나 하면 굉장히 충격적으로 보일거다'라는 말도 해줬다. 그 말에 자신감을 얻었다.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절제하는 쪽으로 비중을 두고 연기했다."

-쟁쟁한 배우들과 연기를 했다. 혹시 초반에 기가 죽진 않았나.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 나를 제외하고 다른 배우들은 전부 유명했고 실력도 좋았으니까. 다행히 영화 촬영전 '아빠' 역할을 맡은 다섯 범죄자들이 함께 MT를 떠났다. 그 자리에서 술을 마시며 친해지다보니 긴장감을 떨쳐버릴수 있었다."
-운동을 좋아하는 편인가.
"좋아하는데 주로 농구 등 즐기면서 하는 운동을 좋아한다. 태권도는 좀 오래 했다. 초등학교때부터 5년 정도 했다. 공인 3단이다."
-그래서 액션연기를 멋있게 소화할수 있었나보다.
"나름 두달 전부터 액션스쿨에 가서 열심히 연습했다. 내가 보여줘야할 액션이 특히 손동작을 치밀하게 보여주는게 많아 치열하게 연습해야만 했다. 나름대로 좀 익숙해졌다 싶어 한달 늦게 합류한 여진구에게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진구의 습득력이 장난이 아니더라. 나중엔 오히려 리드를 하더라.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는데 액션연기에 대해 조언을 했던 내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져 혼났다."
-액션 외 여진구의 연기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았나.
"어린 나이인데도 굉장히 훌륭한 배우다. 운동이면 운동, 연기면 연기 안 갖춘 부분이 없다. 뭘하든 스펀지처럼 빠르게 흡수해 자기 것으로 만든다. 사실 어린 나이에 그 정도의 인지도를 갖추면 어느 정도 연기에 겉멋이 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진구에게선 그런 부분을 찾아볼수 없다. 촬영하는 동안 진구에게 좋은 기운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아내가 임신중이라 들었다. 태교에는 안 좋을텐데 혹시 '화이'를 봤나.
"봤다.(웃음) 감독님과 선배 배우들도 많이 걱정했다. 임신 상태에서 보기에는 좀 과격한게 사실이니까. 하지만 이미 아내가 '화이'의 대본을 다 본 상태였기 때문에 충격을 받거나 할 일은 없었다. 오히려 내가 좋은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 때문에 기분 좋게 봤다. 산모가 좋은 기분으로 감상했으니 우리 아이도 이해해주지 않을까."
-결혼은 언제 했나.
"3년 정도 됐다. 와이프는 한예종 연극원 00학번 동기다. 아내도 연기를 계속 하다가 지금은 임신중이라 쉬고 있다. 11월에 출산예정이다."
-아기가 크기 전까지 '화이'를 못 보여준다는게 아쉽다.
"예고편만 보여주는 걸로 만족해야겠다.(웃음)"
정지원 기자cinezzang@joongang.co.kr
▶ 이유린, 샤이니 민호에게도 성적 발언 "하고 싶다…"
▶ 김민정, 천정명과 열애설 부인 "친한 사이일 뿐"
▶ 미란다커, 중요부위만 간신히 가린채 도발 '와우~'
▶ 가슴골 드러낸 배슬기, 신성일 무릎에 눕히며..'파격'
▶ 오현경 "미국 머물 때 남자에게 원조받아 살았다는…"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