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들려준 이적 비화, "리버풀도 손흥민 강력히 원했다"

윤진만 2013. 7. 1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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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윤진만 기자= 이적설을 접하다보면 헷갈릴 때가 많다. 단순한 낭설인지, 실체하는 것인지 경계선이 모호하다. 손흥민(21)은 지난 6월 바이엘레버쿠젠을 택하기 전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적설을 양산해낸 선수 중 한 명이다. 독일, 잉글랜드, 이탈리아 소속 수많은 클럽들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손흥민의 아버지이자 아시아축구아카데미(AFA) 청소년재단의 총 감독인 손웅정씨의 말을 빌어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다.

"리버풀, 손흥민 아버지 초대해 영입 의사 보였다"

잘 알려진 대로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과 분데스리가 강호 보루시아도르트문트(독일)가 영입에 공을 들였다. 특히 리버풀의 관심이 '핫'했다. 초청을 받아 리버풀을 방문한 손흥민측은 구단으로부터 '우리가 손흥민을 원하는 세 가지 이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첫째는 스스로 골을 낚는 능력, 둘째는 양발잡이, 셋째는 테크닉이었다. 이적료도 천만유로(약 148억 원)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 도르트문트 관계자도 시즌 말미 함부르크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구체적인 활용 계획까지 건넸다. 그러나 손흥민은 각각 새로운 리그 적응에 대한 불안감과 선발 출전의 불확실성 때문에 두 구단을 거절했다.

"한달 전 80% 이상 레버쿠젠행 결정"

손흥민이 우즈베키스탄,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참가차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부터 레버쿠젠 이적은 사실상 확정적이었다. 2012/2013 시즌을 마치고 80% 가량 마음이 기울었다. 진심에 반했다. 리버풀, 토트넘, 도르트문트 등이 눈빛을 보내는 사이 레버쿠젠 단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함부르크에 살다시피했다. 그들은 이적을 주도한 현지 대리인 티스 블리마이스터에게 접근,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영업'을 펼쳤다. 최종 의사 결정자 손흥민은 함부르크 선수들의 부족한 지원사격, 불만족스러운 재계약 조건, 레버쿠젠의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차붐'의 흔적 등을 고려, 레버쿠젠을 선택했다.

"6월 9일 비밀리에 계약서 사인"

계약서에 사인하는 과정은 한편의 '007' 영화를 연상케 했다. 레버쿠젠에서 칼-하인리히 디트마르 팀 닥터 외 1명을 한국으로 파견했다. 직접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구단은 '월드컵 예선 기간이기 때문에 간단한 X-레이 정도만 찍고 싶다'는 손흥민측의 요구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11일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치고 12일 일산 백병원에서 테스트를 실시했다. 손웅정씨는 "보안이 중요했다. 잽싸게 테스트를 하고 돌아왔다. 다행히 알아본 사람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계약서에는 9일 사인했다. 모두가 잠든 새벽, 대표팀 선수단 숙소인 파주NFC로 매니저가 비밀리에 들어와 손흥민에게 사인을 받아갔다. 팩스를 이용해서 이적 절차를 마무리했다. 13일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 손흥민은 끝까지 함구했다.

"더 높은 연봉 제시한 분데스리가 클럽 있다"

항간에는 함부르크-레버쿠젠이 주고 받은 이적료가 천만 유로를 밑돈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손웅정씨에 따르면 '정확하게' 천만 유로에 계약했다. 연봉도 언론에서 언급한 44억 원 수준이다. 연봉과 관련해서는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 분데스리가 클럽도 있었다. 그 클럽이 도르트문트인지 또 다른 구단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손흥민은 가치 척도인 연봉도 중요하게 여겼지만, 구단 환경을 우선시했다. 손웅정씨는 "(손)흥민이는 아직 어리다. 지금은 돈보다는 경기 출전이 더 중요하다. 레버쿠젠은 흥민이가 발전할 수 있는 팀"이라며 2018년까지 장기 계약을 체결한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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