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한 지 8년.. 이번엔 재건축 할 수 있을까
[오마이뉴스 이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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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림아파트 |
ⓒ 이민선 |
시공사(신성건설) 부도 → 시공사 재선정(서희건설, 2009년 7월 24일) → 재건축결의무효소송(조합설립인가무효소송) 패소(2010년 12월 23일) → 사업시행인가 취소(2011년 1월 5일) → 다시 조합설립(2013년 3월 25일).
안양2동 향림아파트 재건축 이력이다. 험난한 이력만큼이나 주민들의 고통도 크다. 지난 2005년에 이주를 한 주민들이 지금까지 '남의집살이'를 하고 있다.
주민들이 이주한 지 8년이 지나도록 향림아파트 재건축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오히려 뒤로 후퇴했다. 재건축이 지지부진한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재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 모임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 재건축을 추진하는 주체인 조합의 불화 때문이다.
비대위와 조합은 지난한 '소송전'을 벌였다. '소송전' 패자는 조합이다. 패전의 피해는 컸다. 조합이 소송에서 패했다는 건, 곧 조합이 없어지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비대위가 제기한 소송은 '조합설립인가무효소송'이었다.
재건축을 추진해야 할 주체인 조합이 사라지면서 향림아파트 재건축은 '휴업'을 선언했다. 이미 이주를 한 주민들은 난감한 처지에 놓?다. '진퇴양난'이었다. 다시 들어와 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재건축을 추진할 수도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승자 쪽인 비대위원들 형편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전리품은 아무것도 없었다. 주민들이 모두 떠난 폐허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예전처럼 사는 것뿐이었다. 비대위원들은 이주를 하지 않고 향림아파트에서 계속 살고 있었다.
시공사의 부도가 조합원들 고통을 가중시켰다. 시공사 신성건설이 부도가 난 시점부터, 주민들은 그동안 시공사가 대납하던 이주비(4000만 원)에 대한 월 이자 약 20만 원을 직접 물어야 했다(신성건설 부도 이후 시공사로 선정된 서희건설이 대납한 11개월은 제외).
지난한 소송전, 피해는 크고 전리품은 없어
이런 우여곡절을 뒤로하고 지난 3월 25일 재건축을 추진할 조합이 다시 결성됐다. 주민 대다수가 다시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주민들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 말고는 달리 뾰족한 수가 없었다.
주민 대다수는 이미 지난 2005년 이주를 했고, 이주비에 대한 이자까지 물고 있는 형편이다. 재건축을 포기하면 8년 전에 떠난 아파트로 다시 돌아와 살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8년 동안 비어있던 집을 수리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뿐더러, 34된 낡은 아파트라 다시 들어가 산들, 얼마 못가 또다시 재건축 문제와 부닥칠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 시간 끌면 안 된다. 한 달에 (이주비 4000만 원에 대한) 이자를 20만 원씩 내고 있다. 지금도 너무 늦었다. 더 늦으면 분담금이 끝도 없이 올라 갈 것이다. 그렇다고 다시 들어가 살 수도 없다. 30년이 넘은 아파트다. 너무 낡았다. 하루 빨리 재건축 했으면 좋겠다."
향림아파트 재건축 조합원 박아무개(55)씨의 하소연이다. 박씨는 추가 분담금을 걱정하고 있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손해가 커질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박씨 걱정은 '기우'가 아니다. 재건축 사업비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계속 높아진다. 조합원들이 현재 물고 있는 이자나 조합운영비 등이 모두 사업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시간 흐르면 흐를수록 사업비는 높아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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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림아파트 |
ⓒ 이민선 |
조합이 업무를 재개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우선 시공사 선정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져 건설사들이 재건축에 선뜻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또 향림아파트는 이미 시공사 선정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재건축 시공사 현장설명회에는 7개 건설사가 참여했지만, 입찰(6월 4일)에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같은 일은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시공사를 못 구해 표류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지가 속출하고 있다. 이달 들어 향림아파트 말고도 전주 우아주공2단지, 수원115-11구역, 대구 남산2-2구역이 건설사참여가 없어 자동유찰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합을 이끌고 있는 조합장 속은 말이 아닐 터, 1차 시공사 선정이 무산된 직후인 지난 5일, 향림아파트 이두선 조합장을 만나 현재 심정과 향후 대책을 물었다.
"1차에 시공사가 선정되리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떨어져서 시공사가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하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시공사 선정을 곧 다시 할 생각이다. 시공사만 선정되면 그 때부터는 일사천리로 사업이 진행될 것이다. 우리 구역은 입지 조건이 좋다. 교통이 편리하고, 근방에 학교도 많다. 또, 안양예술공원과 인접해 있어 자연경관도 좋다.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이두선 조합장은 상황을 낙관하고 있었다. 입지조건이 좋아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조합장이 내놓은 대책은 시공사 선정을 다시 한다는것이다.
이와 관련 안양시 담당자도 "조합이 다시 설립됐으니, 시공사 선정해서 정상적으로 재건축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갑갑한 상황에 놓은 향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오는 18일 시공사 선정 공고를 하고 25일 현장 설명을 한 후, 7월 9일에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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