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예고된 참사?..박근혜 당선인의 '4가지 허점'

입력 2013. 1. 30. 20:18 수정 2013. 1. 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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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권세력' 친박 2선후퇴…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

(2) 朴 당선인에게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이들 전무

(3) 기준점은 아직도 '아버지 시대', 이를 뛰어넘지 못해

(4) 주요 사항을 '나홀로' 결정… 혼자 책임지는 구조

[쿠키 정치] 헌정사상 초유의 초대 총리 후보자 낙마사태는 어쩌다 벌어진 걸까. 정치권에선 단순 '인사 사고'가 아닌 '예고된 참사'라고 평가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사결정 및 보좌시스템의 총체적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김용준 전 후보자가 높은 검증 벽을 쉽게 여겼던 탓도 있지만 결국 박 당선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다. 여권 인사들은 30일 "이번 기회를 약으로 삼아 박 당선인 스타일을 바꾸지 않는 한 답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믿고 맡기지 못하니 책임질 사람도 없다=여권 핵심 인사는 "모든 문제의 근원은 박 당선인이 철통 보안 속에 '나 홀로 결정'하는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모든 책임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번 인사와 관련해 박 당선인이 누구에게 추천받았고, 누구와 상의했는지, 어떻게 검증했는지 아무도 딱 부러진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07년 경선 선대위에 참여했던 원로인사가 추천했다는 말이 있지만 이 또한 확인되지 않는다. 비서실장은 물론 공식 라인에 있는 이들도 하나같이 "검증은 물론 인사와 관련해 당선인의 지시는 없었다"고 말한다. 박 당선인이 보안 때문에 누구에게도 일을 맡기지 못했고, 그래서 문제가 터졌는데 당선인 말고는 책임질 사람이 없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인수위원회 운영 과정도 마찬가지다. 김 전 후보자가 위원장을 맡곤 있지만 실질적 업무는 진영 부위원장과 국정기획조정분과 위원들을 통해 박 당선인이 직접 챙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정당 대표 등 박 당선인이 거쳐 온 자리들과 달리 대통령은 무엇보다 '권력배분'을 잘해서 책임과 권한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며 "박 당선인이 아직 대통령으로 '모드 전환'을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통치 시계'가 1970년대 아버지 시절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 경호처 격상부터 보안 지상주의까지 전근대적이라는 비판이다.

◇'노(No)'라 말할 참모도, 뒷받침할 세력도 없다=이상돈 전 정치쇄신특별위원은 "박 당선인 주변에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총리 인선에서도 아무도 '노'라 말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공식 시스템 대신 일부 비서들과 일하다보니 애당초 쓴소리나 반대 여론이 전달될 수 없는 구조란 지적이다. 이는 '절대 충성, 절대 보안'을 강조하는 박 당선인이 자초한 결과다. 인수위 관계자는 "열심히 일하려고 쓴소리 한번 했다 찍히면 영원히 아웃인데, 누가 나서겠느냐"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박 당선인이 흔들리는 상황에 처했는데 구원투수로 그를 뒷받침해줄 세력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역대 정권마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꿰고 이를 뒷받침할 '집권세력'이 존재했지만, 박 당선인 주변엔 지금 이마저도 없다. 측근 비리를 척결하고 친위세력을 두지 않겠다며 친박근혜계를 사실상 배제했기 때문이다. 한 중진 의원은 "집권세력이란 건 공동 지분이 있어야 하는데, 애당초 박 당선인 개인기에 의존해 선거를 치렀기에 '나 홀로 집권'을 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정부조직개편 등 새 정부 출범 준비 과정을 "박 당선인이 알아서 하겠지"라며 팔짱낀 채 보고만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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