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원작의 큰 적은 바로 강풀?..'이웃사람'은 달랐다
[오마이뉴스 이선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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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 이웃사람 > 의 한 장면. |
ⓒ 영화사 무쇠팔 |
처음 강풀(본명 강도영·38)을 인터뷰이로 섭외하려 했을 때, 영화 홍보사에 이런 말을 던졌다. '그 분이 인터뷰에 응해줄 테니 물어는 보라'고 말이다. 어렵사리 만난 강풀은 내게 "대체 무슨 자신감이었냐"고 '웃으며' 말했다. 여러 요청이 있었던 매체 중 몇 개만 응했던 그였기에, 당돌했던 취재요청에 나름 반응한 것이다.
어쨌든 '우린 만났고, 즐겁게 영화 얘기를 할 수 있으니 된 것 아닌가'라며 유쾌한 분위기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영화 홍보 관계자들은 그에게 많은 인터뷰를 소화시키고 싶어 하지만 정작 본인은 다소 꺼리는 눈치다. "홍보의 차원에선 이해는 가지만 영화는 감독님이 찍었는데 원작자가 인터뷰를 하는 게 죄송한 마음"이라는 게 그의 이유다. 적은 양이지만 인터뷰를 소화하긴 한다. 일종의 영화를 응원하는 마음에서란다.
강풀이 본 영화 < 이웃사람 > 은 재밌는 작품이었다. 그간 강풀이 발표한 10편의 웹툰 중 6편의 작품이 영화화됐다. 흥행 면에서야 아쉬움이 있는 작품도 있겠지만 그만큼 충무로가 강풀을 애정(?)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였다.
"항상 만화를 영화화 하고 나면 '강풀 원작 영화의 큰 적은 강풀 원작이다'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처음엔 기분이 좋았는데 생각해보니 나중엔 마음이 무거워지던데요. 만화와 영화라는 매체의 차이가 좀 있는데 서로 비교가 돼서 좀 그랬어요. 이번 영화는 누구보다 재밌게 봤어요. 시사회 때 보통 맨 뒤에 앉아 관객들 반응을 보는데 너무 관객 분들이 좋아해주더라고요. 호응도 높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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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화가 강풀(38·본명 강도영)이 < 오마이스타 > 와 인터뷰를 가진 당시 모습. 10년간 10편의 작품을 발표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강풀은 본인 스스로 대중 만화가를 지향한다. 22일 개봉한 영화 < 이웃사람 > 은 그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그의 작품 중 7편이 영화로 제작돼 충무로가 애정하는 만화가로 꼽히기도 한다. 현재 그의 또 다른 만화 < 26년 > 이 한창 촬영 중이다. |
ⓒ 이선필 |
강풀이 꼽은 영화 < 이웃사람 > 의 재미 하나...시나리오의 힘
웹툰 < 이웃사람 > 은 작가 강풀이 내놓은 작품 중 '절대 악인'이 등장하는 최초의 작품이다. 물론 < 26년 > 이나 다른 여러 작품에서도 나쁜 사람은 등장하지만 각기 사연이 있고 개연성이 있었다. 그러나 < 이웃사람 > 의 류승혁(김성균 분)은 말 그대로 악한이다. 이유 없이 이웃을 살해하는 연쇄살인범을 밝혀놓고 그를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영화의 긴장감은 극대화된다.
강풀은 그 이유로 연출을 맡은 김휘 감독의 탁월함을 꼽았다. 영화 < 해운대 > 의 각본, < 댄싱퀸 > 의 원안 제공 등 충무로의 잘 나가는 작가인 김휘 감독이라지만 < 이웃사람 > 이 김 감독의 연출 데뷔작인 만큼 우려가 있을 법도 했다. 하지만 강풀은 단호한 어조로 김휘 감독의 능력을 강조했다.
"충무로 정통 글쟁이잖아요. 일단 대화가 잘 통했어요. 김휘 감독님이 글을 쓸 때 제가 어떤 요구안을 낸 적 없고 '알아서 하시라'고 했죠.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도 응원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거고요.
시나리오도 최종 본만 받아서 읽어봤어요. 남의 작품 보듯 봤는데 굉장히 압축을 잘했더라고요. 유일하게 우려했던 건 제 작품을두 시간 안에 압축하는 문제였는데 됐더라고요(웃음).
제 이야긴 항상 어떤 부분을 바꾸거나 빼는 게 문제에요. 제 웹툰을 시나리오로 작업하면 보통 4시간 분량이 나오더라고요. 보통은 두 가지 선택을 하죠. 이야기를 덜어내거나 바꾸거나 해야 하는데 김휘 감독님이 글쟁이긴 글쟁이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다 분해해서 제 자리에 갖다 놓는 거예요(웃음)."
강풀이 꼽은 영화 < 이웃사람 > 의 재미 둘...캐릭터의 힘
시나리오와 함께 강풀이 꼽은 영화의 재미는 캐릭터였다. 스스로 자신의 만화 중 가장 대중적이고 상업적이기도 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큼 영화가 더욱 그것을 잘 살렸다고 했다. 주제 의식 또한 분명히 드러났다. 영화가 불신과 소통에 대한 문제를 극대화 시켰기 때문이다.
"2007년 입에도 담기 싫은 연쇄 살인마들이 있었어요. 당시 괴담도 있었잖아요. '옆집에서 밤마다 물을 틀어놓고 뭘 한다던데 알고 보니 그 이웃이 살인마였다' 뭐 이런 거요.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있을 때 참견이고 간섭이라 생각해서 무시하는 부분이 있는데 (연쇄 살인 사건 당시) 누군가 용기내서 한 발짝만 더 나갔다면 결과가 다르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 이웃사람 > 을 보면 사람들 사이의 대화가 단절돼 있거든요. 2008년 만화를 연재했을 당시 특정한 주제를 딱 잡고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불신과 소통 문제를 읽어냈다면 분명 그게 담겼을 거예요. 재미를 추구하면서 (주제 의식은) 찾아가는 거죠."
아무리 생각이 좋아도 영화에선 그걸 표현하는 배우의 능력이 부족하면 느낌은 반감되기 십상이다. 강풀은 < 이웃사람 > 에 출연한 모든 배우들이 최고였다며 캐릭터 연기를 짚어냈다.
"모든 배우들이 잘하지 않았나요? 김성균 씨, 연기 정말 잘 하더라고요. 마동석 씨의 캐릭터는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캐릭터가 아닌가 해요. 영화가 스릴러지만 중간에 코믹한 요소도 있더라고요. 마동석 씨의 혁모는 왠지 밉지 않고 우리 편인 거 같잖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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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풀이 < 오마이스타 > 창간 1주년을 맞아 전한 축하 메시지. |
ⓒ 이선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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