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원작의 큰 적은 바로 강풀?..'이웃사람'은 달랐다

2012. 8. 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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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선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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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이웃사람 > 의 한 장면.

ⓒ 영화사 무쇠팔

처음 강풀(본명 강도영·38)을 인터뷰이로 섭외하려 했을 때, 영화 홍보사에 이런 말을 던졌다. '그 분이 인터뷰에 응해줄 테니 물어는 보라'고 말이다. 어렵사리 만난 강풀은 내게 "대체 무슨 자신감이었냐"고 '웃으며' 말했다. 여러 요청이 있었던 매체 중 몇 개만 응했던 그였기에, 당돌했던 취재요청에 나름 반응한 것이다.

어쨌든 '우린 만났고, 즐겁게 영화 얘기를 할 수 있으니 된 것 아닌가'라며 유쾌한 분위기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영화 홍보 관계자들은 그에게 많은 인터뷰를 소화시키고 싶어 하지만 정작 본인은 다소 꺼리는 눈치다. "홍보의 차원에선 이해는 가지만 영화는 감독님이 찍었는데 원작자가 인터뷰를 하는 게 죄송한 마음"이라는 게 그의 이유다. 적은 양이지만 인터뷰를 소화하긴 한다. 일종의 영화를 응원하는 마음에서란다.

강풀이 본 영화 < 이웃사람 > 은 재밌는 작품이었다. 그간 강풀이 발표한 10편의 웹툰 중 6편의 작품이 영화화됐다. 흥행 면에서야 아쉬움이 있는 작품도 있겠지만 그만큼 충무로가 강풀을 애정(?)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였다.

"항상 만화를 영화화 하고 나면 '강풀 원작 영화의 큰 적은 강풀 원작이다'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처음엔 기분이 좋았는데 생각해보니 나중엔 마음이 무거워지던데요. 만화와 영화라는 매체의 차이가 좀 있는데 서로 비교가 돼서 좀 그랬어요. 이번 영화는 누구보다 재밌게 봤어요. 시사회 때 보통 맨 뒤에 앉아 관객들 반응을 보는데 너무 관객 분들이 좋아해주더라고요. 호응도 높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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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강풀(38·본명 강도영)이 < 오마이스타 > 와 인터뷰를 가진 당시 모습. 10년간 10편의 작품을 발표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강풀은 본인 스스로 대중 만화가를 지향한다. 22일 개봉한 영화 < 이웃사람 > 은 그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그의 작품 중 7편이 영화로 제작돼 충무로가 애정하는 만화가로 꼽히기도 한다. 현재 그의 또 다른 만화 < 26년 > 이 한창 촬영 중이다.

ⓒ 이선필

강풀이 꼽은 영화 < 이웃사람 > 의 재미 하나...시나리오의 힘

웹툰 < 이웃사람 > 은 작가 강풀이 내놓은 작품 중 '절대 악인'이 등장하는 최초의 작품이다. 물론 < 26년 > 이나 다른 여러 작품에서도 나쁜 사람은 등장하지만 각기 사연이 있고 개연성이 있었다. 그러나 < 이웃사람 > 의 류승혁(김성균 분)은 말 그대로 악한이다. 이유 없이 이웃을 살해하는 연쇄살인범을 밝혀놓고 그를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영화의 긴장감은 극대화된다.

강풀은 그 이유로 연출을 맡은 김휘 감독의 탁월함을 꼽았다. 영화 < 해운대 > 의 각본, < 댄싱퀸 > 의 원안 제공 등 충무로의 잘 나가는 작가인 김휘 감독이라지만 < 이웃사람 > 이 김 감독의 연출 데뷔작인 만큼 우려가 있을 법도 했다. 하지만 강풀은 단호한 어조로 김휘 감독의 능력을 강조했다.

"충무로 정통 글쟁이잖아요. 일단 대화가 잘 통했어요. 김휘 감독님이 글을 쓸 때 제가 어떤 요구안을 낸 적 없고 '알아서 하시라'고 했죠.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도 응원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거고요.

시나리오도 최종 본만 받아서 읽어봤어요. 남의 작품 보듯 봤는데 굉장히 압축을 잘했더라고요. 유일하게 우려했던 건 제 작품을두 시간 안에 압축하는 문제였는데 됐더라고요(웃음).

제 이야긴 항상 어떤 부분을 바꾸거나 빼는 게 문제에요. 제 웹툰을 시나리오로 작업하면 보통 4시간 분량이 나오더라고요. 보통은 두 가지 선택을 하죠. 이야기를 덜어내거나 바꾸거나 해야 하는데 김휘 감독님이 글쟁이긴 글쟁이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다 분해해서 제 자리에 갖다 놓는 거예요(웃음)."

강풀이 꼽은 영화 < 이웃사람 > 의 재미 둘...캐릭터의 힘

시나리오와 함께 강풀이 꼽은 영화의 재미는 캐릭터였다. 스스로 자신의 만화 중 가장 대중적이고 상업적이기도 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큼 영화가 더욱 그것을 잘 살렸다고 했다. 주제 의식 또한 분명히 드러났다. 영화가 불신과 소통에 대한 문제를 극대화 시켰기 때문이다.

"2007년 입에도 담기 싫은 연쇄 살인마들이 있었어요. 당시 괴담도 있었잖아요. '옆집에서 밤마다 물을 틀어놓고 뭘 한다던데 알고 보니 그 이웃이 살인마였다' 뭐 이런 거요.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있을 때 참견이고 간섭이라 생각해서 무시하는 부분이 있는데 (연쇄 살인 사건 당시) 누군가 용기내서 한 발짝만 더 나갔다면 결과가 다르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 이웃사람 > 을 보면 사람들 사이의 대화가 단절돼 있거든요. 2008년 만화를 연재했을 당시 특정한 주제를 딱 잡고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불신과 소통 문제를 읽어냈다면 분명 그게 담겼을 거예요. 재미를 추구하면서 (주제 의식은) 찾아가는 거죠."

아무리 생각이 좋아도 영화에선 그걸 표현하는 배우의 능력이 부족하면 느낌은 반감되기 십상이다. 강풀은 < 이웃사람 > 에 출연한 모든 배우들이 최고였다며 캐릭터 연기를 짚어냈다.

"모든 배우들이 잘하지 않았나요? 김성균 씨, 연기 정말 잘 하더라고요. 마동석 씨의 캐릭터는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캐릭터가 아닌가 해요. 영화가 스릴러지만 중간에 코믹한 요소도 있더라고요. 마동석 씨의 혁모는 왠지 밉지 않고 우리 편인 거 같잖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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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이 < 오마이스타 > 창간 1주년을 맞아 전한 축하 메시지.

ⓒ 이선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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