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엔카, 중고차 중개업 현대화 박차..한류붐 타고 국산 중고차 해외로

입력 2012. 8. 27. 09:17 수정 2012. 8. 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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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붐이 일던 1990년대 말. 정유회사인 SK주식회사(현 SK에너지)는 관료적이고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바꿔보기 위해 사내 벤처활동을 장려하기로 했다. '비전프로젝트21'이라는 이름으로 10개의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그중 하나가 SK엔카다. 당시 SK주식회사 과장이었던 박성철 SK엔카 사장은 '온라인으로 중고차 거래를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회사에서는 실패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지만 실패 원인을 분석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어 추진해보라고 했다. 다른 프로젝트와 달리 100일 안에 뭐가 문제인지를 밝혀내기만 하면 됐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다. 10개 프로젝트 중 SK엔카만이 살아남은 것이다.

사내 벤처회사로 시작된 SK엔카의 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선 그룹 내 위상 강화다. 2000년 SK주식회사에서 독립분사를 할 때만 해도 성공 여부는 불확실했다. 그러나 대기업 품을 떠나서도 승승장구하자 SK는 다시 지분을 매입했고, 지난해 말 SK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SK C&C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SK에너지 지분 87.5%도 모자라 일부 개인 지분까지 더해 91.74%의 지분을 사들였다. 이는 SK엔카를 SK C&C의 핵심사업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뿐 아니다. 대외적으로 SK엔카를 빼고는 국내 중고차 시장을 얘기할 수 없게 됐다. SK엔카가 운영하는 엔카닷컴을 중심으로 기존 중고차 시장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엔카닷컴 이용자의 85%는 중고차 딜러들이다. 엔카닷컴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중고차 딜러들도 SK엔카에 등록비를 내고 물건을 올린다. 이렇게 해서 연간 100만대가량이 거래된다. 지난해 중고차 거래건수가 332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엔카닷컴이 3분의 1을 차지하는 셈이다.

SK엔카의 성장세는 매출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2006년 첫 1000억원대를 달성한 회사는 지난해 4000억원 중반대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5년간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약 40%. 이 정도 속도라면 올해는 5000억원 돌파도 무난할 전망이다.

사내 벤처로 시작, 매출 5000억 눈앞

하지만 SK엔카 내부에서는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는 분위기다. 중고차 시장에서 엔카닷컴을 이용하는 비중(약 33%)은 커졌지만 정작 SK엔카의 시장점유율(1~2%)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한 작업이 필요한데, 현재 SK엔카가 빼든 카드는 해외 사업이다.

국산 중고차를 찾는 해외 수요가 예상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다. 임민경 SK엔카 팀장은 "처음부터 중고차 수출을 계획했던 건 아니었다. 해외에서 먼저 연락이 오면서 한두 대씩 팔기 시작한 게 2009년에는 3000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SK엔카는 2009년 말 글로벌 웹사이트 '오토위니닷컴'을 오픈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해외 중고차 딜러가 자국의 중고차를 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다. 영어, 러시아어 등 7개 언어로 서비스된다. 현재 전 세계 186개국에서 방문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까지 회원 수는 2만2000명을 넘어섰다. 임민경 팀장은 "중고차를 수출할 경우 운송비에 세금까지 더하면 차량 금액의 2배까지 뛰기도 한다. 그럼에도 수입을 하는 건 그만큼 현지 자동차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또 국산차는 중고차라 할지라도 풀옵션인 경우가 많아 해외에서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김헌주 기자 donga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71호(12.08.22~8.28 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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