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과 아마추어 레벨? '런닝맨'이 안긴 충격

2012. 5. 28. 11:3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SBS 예능프로그램 < 런닝맨 > 에 출연한 박지성. ⓒ SBS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소속팀이 없는 '풍운아' 이천수(31)가 경기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조기축구회에 가입한 사실은 잘 알려진 일화다.

조기축구회에서 이천수는 한국판 리오넬 메시로 불렸다. 혼자서 상대팀 11명을 모두 제치고 골을 넣는 등 발군의 기량을 펼쳤다. 중요한 점은 이천수가 상대한 이들도 학창 시절 10년 이상안 축구를 해온 '세미프로'였다는 사실이다. 현직 실업축구 소속도 있을 만큼 일정한 수준에 도달한 체계적인 팀이었다.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이천수의 공을 빼앗지 못했다. 3명 이상이 협력수비로 간신히 이천수의 질풍드리블을 제어했을 뿐이다. 한국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국가대표 선발 11명'에 포함됐던 초고수와 일반 중수의 격차였다.

박지성(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지난 27일 SBS 예능 프로그램 < 런닝맨 > 에 출연해 축구로 런닝맨 멤버들을 농락한 장면도 선수와 아마추어의 레벨 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구나 런닝맨 멤버들은 초능력자 콘셉트라는 '약자 어드밴티지'까지 주어졌다.

지석진이 "우 솨~ 좌 솨~"를 외치며 수시로 골대 위치를 좌우로 변경해 박지성에게 혼란을 줬지만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지성은 골대 이동경로까지 계산해 정확한 장거리 슈팅 골을 넣었다. 세계 최고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전문가의 향기가 뿜어져 나온 순간이었다.

'바람을 지배하는 자' 유재석의 대형 선풍기 역풍과 와이어를 이용해 하늘을 나른 하하, 축구공을 여러 개 준비한 개리의 총반격도 박지성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박지성은 하하의 착지지점을 정확히 예측해 공을 가로챘으며, 개리의 축구공 분신술 속에선 단박에 '진짜 축구공'을 가려냈다.

특히 후반전 개리의 단독 찬스에서 뒤쫓아 와 개리 슈팅을 막아낸 장면이 백미였다. 박지성 진가가 드러난 '영감 넘치는 장면'이다. 결국, 핸디캡(2 vs 7)을 안고 싸운 박지성은 유일한 팀 동료 이광수를 적극 활용하며 런닝맨 팀에 13-10으로 이겼다.

이처럼 한 분야에서 성공한 전문가의 노하우는 절대 무시해선 안 된다. 박지성은 수년간 헬스로 다져온 세미 보디빌더 김종국과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 날렵한 유재석이 가로막고 있음에도 '단 네 걸음 드리블'로 둘 사이를 헤집어놓았다.

축구공은 박지성 발등에 붙은 것처럼 보였고, 매끄러운 움직임은 두 거목 사이를 일순간 스쳐 지나간 상쾌한 바람처럼 느껴졌다.

올 시즌 박지성은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맨유는 세대교체 과도기에 접어들면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조기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이에 따라 '강팀 킬러' 박지성 쓰임새는 한정됐고, 국내 축구팬들의 아쉬운 목소리도 그 어느 해보다 높았다.

그러나 박지성의 클래스는 여전하다. 특히 런닝맨을 통해 본 그의 축구연륜이나 기량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처럼 보인다.

항간에선 박지성의 전성기가 지났다고 섣불리 판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판단에 앞서 그가 아시아선수로서의 한계를 뛰어넘어 그 자리에 서기까지 흘렸을 땀방울과 그동안 축적해온 축구연륜에 먼저 경의를 표하고 싶다.

[관련기사]

☞ 7년 인내 '박지성 콤플렉스' 가가와가 깨나

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 - Copyrights ⓒ (주)이비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