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의 모든 것>..이 땅의 못난 수컷들의 유쾌한 반성문

2012. 5. 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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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선필 기자]

영화 < 내 아내의 모든 것 > 포스터.

ⓒ 영화사 집

누구에게나 사랑의 시작은 있다. 사랑을 위해선 첫 만남이 있어야 하고, 또한 인연을 위해선 누군가는 용기를 내야 한다.

여기 그 사랑에게서 싫증을 느끼고 그로부터 자유와 독립을 외치는 한 수컷이 있다. 영화 < 내 아내의 모든 것 > 의 두현(이선균 분)이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은 사랑이 현재진행형인 이들에겐 달콤하겠지만, 권태를 느끼는 이들에겐 감옥과도 같은 족쇄인 법.

첫눈에 반해 고백했지만 살아보니 아내는 세상에서 가장 말 많고 더럽기까지 한 사람. 게다가 오지랖은 왜 그리 넓은지 건너편 이웃이 버리는 쓰레기에도 일일이 참견하며 충고하는 사람이었다. 이 아내, 당신이라면 견딜 수 있겠는가.

영화 < 내 아내의 모든 것 > 은 이 땅의 모든 수컷들을 위한 영화다. 그리고 한때는 그 수컷들의 모든 것이자 사랑의 대상이었던 여자들을 위한 영화다. 그러니까 사랑은 했지만, 그때의 두근거림과 좋은 감정을 땅속 깊숙이 파묻어 버린 이들을 위한 반성문이라고나 할까.

영화에 흐르는 사건 사고들은 하나같이 과장됐다. 정인(임수정 분)이 온갖 주변 사람들에게 해대는 독설은 일상에서 쉽사리 접할 수 없는 것들이며, 성기(류승룡 분)가 아무리 여자를 홀리는 카사노바인들 중국·동남아를 넘어 유럽과 북한 여성까지 집 앞에 찾아올리 만무하다.

하지만 영화를 관통하는 감정의 흐름은 그 무엇보다 진솔하며 진실하다. 가장 가까운 대상에게 소홀해지기에 십상인 인간의 못된 습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지겨웠던 아내를 카사노바에게 유혹해달라며 철없는 모습을 보이던 두현의 이면엔 누구보다 아내를 사랑했던 감정이 있었다.

영화 < 내 아내의 모든 것 > 의 한 장면.

ⓒ 영화사 집

먼지가 두껍게 쌓인 마음의 거울을 툭툭 털어내면 세상이 다시 보이는 법. < 내 아내의 모든 것 > 이 지닌 장점은 바로 그 순간까지 관객을 이끌어 가는 설득력이다. 시종일관 웃음으로 잽을 날리다 잊고 있었던 감정에 훅을 날리며 눈물을 터뜨리게 하는 명민함이 있다.

< 내 아내의 모든 것 > 은 올해 기억에 남을 만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될 것 같다. 혹시 임수정이 '예~뻐서?'냐고 물으면 노코멘트. 매력적인 암컷을 보면 달려드는 난 한 마리 외로운 수컷에 불과하니까.

한 줄 평 : 참을 수 없는 아내에 대한 소홀함과 권태? 이 땅의 못난 수컷들의 유쾌한 반성문.

영화 < 내 아내의 모든 것 > 기본 정보

감독 : 민규동

출연 : 임수정, 이선균, 류승룡, 이광수

우정 출연 : 김지영, 이성민, 김정태, 정성화

배급 : NEW

제작 : 수필름, 영화사 집

원작 : Un novi para mi mujer

크랭크인 : 2011년 11월 27일

크랭크업 : 2012년 2월 13일

관람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 121분

개봉 : 2012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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