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떨어지는 낙엽은 가을바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배상복 2011. 11. 2.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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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배상복] "떨어지는 낙엽은 가을바람을 원망하지 않는다"(落葉不怨秋風)고 한다. 가을날 자기를 비우고 희생할 줄 아는 잎이 있기에 설레는 봄날 새싹이 파릇파릇 움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날로 차가워지는 가을바람에 곱게 물든 잎들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우리네 삶도 저러한가 싶어 어딘지 허전함이 느껴진다.

 낙엽은 그 자체가 지닌 쓸쓸함으로 인해 많은 문학작품의 소재가 돼 왔다. 노래 가사에도 많이 나온다. 이맘때면 일반인들의 글에도 자주 등장한다. 그중에는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 '낙엽 떨어지는 가로수 길' '소리 없이 낙엽이 떨어지던 밤' 등처럼 '낙엽이 떨어지다'는 형태로 표현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낙엽(落葉)은 한자어로, 나뭇잎이 떨어짐 또는 떨어진 나뭇잎을 뜻한다. 단어 자체에 '떨어지다(落)'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낙엽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의미가 중복되는 겹말이다. '전기(電氣)가 누전되다'(→누전되다), '피해(被害)를 입다'(→피해를 보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낙엽'이란 단어를 피하고 '잎이 떨어진다'고 하면 좋지만 무언가 맛이 덜하다는 단점이 있다. '낙엽'의 순화용어가 '진잎'이지만 거의 쓰이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추풍낙엽(秋風落葉)'에서 보듯 '낙엽'이란 단어가 굳건히 자리 잡았다.

 '낙엽이 떨어지다'보다 '낙엽이 지다'는 표현이 바람직하다. '떨어지다'나 '지다'나 의미에선 별반 차이가 없지만 '낙(落)'과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떨어지다'보다 그냥 '지다'가 낫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낙엽'은 가을바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다만 '지는 낙엽'으로 불리길 원할 뿐이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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