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경축사에 특별 대북메세지 왜 없나

양낙규 2011. 8. 1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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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15일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4년차 8.15경축사에는 파격적인 대북메세지가 제외됐다. 그동안 제시했던 대북메세지에 비하면 원론적인 메세지에 불과한 셈이다. 경축사는 후반기 국정운영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례적인 대북제안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를 통해 "통일은 겨레의 소원이자 광복의 완성"이라며 "책임있는 행동과 진정한 자세로 상호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통일세' 도입 등 파격적인 제안을 했었다. 또 베를린회담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와 비핵화에 대해 확고히 합의한다면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초청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의 '통 큰' 진전을 일궈내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그동안 추진해온 '그랜드바겐(일괄타결)'과도 호흡을 같이 한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대북메세지에 대한 북한의 답변이 없는 상황에서 더이상 제안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앞으로 메세지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답변에 따라 진전된 남북관계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북한에 독일 베를린 회담을 통해 비핵화 등을 제안했지만 별진전이 없자 특별한 대북메세지를 내놓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의 답변이 없는 상태에서 또 다른 제안을 한다는 것은 현정부에 부담만 가중시킨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6월 남한이 베이징 비밀접촉에서 6월 하순과 8월, 내년 3월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이를 발표하기 위한 장관급회담을 5월 하순 열자고 제안했다고 주장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북한은 이 비밀접촉에 "김천식(55) 통일부 정책실장, 홍창화 국정원 국장(대북전략기획), 김태효(44)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나왔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북 간에 진행 중인 비밀접촉 내용과 남측 인사 실명을 공개한 것은 처음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어린이와 자연 재해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해나간다는 입장이다.

통일부는 지난 1일 민간단체의 대북 밀가루 지원을 승인에 이어 말라리아 초음파 진단장비의 대북 반출도 승인했다. 말라리아 장비를 제외한 다른 장비에 대한 반출 신청에 대해서는 5·24조치 등에 따른 반출 기준을 적용해 개별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번조치로 다른 의료장비의 대북지원 신청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천안함 사건에 따른 5·24 조치 이후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지원 외에 건설 자재를 비롯해 의료장비, 건설장비 등 장비 지원은 사실상 전면 금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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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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