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리댄스에 빠졌어요
[중앙일보 이세라 기자]

경쾌한 음악이 흐르자 몸이 자연스럽게 리듬을 탄다. 배는 탄력 있게 움직이고 손끝은 우아하게 꺾인다. 춤을 출 때 나풀거리는 의상은 손동작과 몸짓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든다. "아름답다"는 말에 잘 어울리는 벨리댄스다. 벨리댄스의 매력에 푹 빠진 여성들을 만나봤다.
관절 무리 없어 특히 중년 여성에 좋아
주부 김은경(45?목동)씨는 "이 나이에 무슨 운동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벨리댄스를 골랐다"고 말을 꺼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니 벨리댄스가 중년 여성에게 좋다고 나오더군요. 그 다음날 바로 학원을 찾았죠." 지난해 6월의 일이었다. 김씨는 벨리댄스를 배우며 달라진 점으로 "거울에 비친 내 몸을 매일보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군살이 많이 붙어 있는 내 몸을 보고 새삼 놀랐어요. 군살이 나의 삶을 얘기해주는 것 같았거든요. 게으르고, 식탐이 많은 나를 보게 된 거죠."
몸에 대한 반성은 곧 꾸준한 운동으로 이어졌다. 과격하지 않고 근육을 무리 없이 풀어주는 운동이라 배우는데도 어려움이 없었다. "쉬미 동작이라는 게 있어요. 배를 털듯이 떨며 힙을 좌우로 움직이는 건데, 내장의 장기들이 움직여 여성인 내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아요."
실제로 벨리댄스가 여성의 몸에 좋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벨리댄스코리아 양천지부 송지연 원장은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복부를 많이 사용해 내장지방을 빼준다"고 설명했다. 벨리댄스를 열심히하는 것 만으로도 배의 11자 근육을 만들 수 있다. 또한 변비 해소와 요실금 예방, 출산 후 자궁수축 등에도 도움이 된다. 자궁수축을 경험한 사람은 다름 아닌 송 원장이다. 얼마전 출산을 한 그는 아이를 낳고 하루 만에 자궁수축이 됐다. "의사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하루 만에 자궁수축이 된 사람은 드물다고 하더군요. 일주일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여성미 넘치고 감량에도 큰 효과
송 원장은 벨리댄스의 또 다른 장점으로 점차 예뻐지는 모습을 스스로 볼 수 있는 것을 꼽는다. "거울로 내가 춤추는 모습을 계속 확인하다보면 점점 살이 빠지고 몸매가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동시에 나의 여성적 매력을 확인할 수 있죠."
백혜미(27·신월동)씨 역시 벨리댄스의 여성적 매력에 푹 빠진 케이스다. 그는 원래 춤추는 걸 좋아해 여러가지 춤을 배웠다. 주로 즐긴 것은 힙합처럼 남자들이 추는 강한 춤 이었다. 옷이나 말투도 여성스럽기보다 "중성적인 스타일이었다"는 게 백씨의 설명이다.
그러다 4년 반 전 우연히 벨리댄스를 알게 됐다. 처음엔 여성에게 좋다고 해서 가볍게 시작했다. 그러다 벨리댄스의 묘한 매력에 이끌리게 됐다고 백씨는 말했다. "저도 여자지만 벨리댄스는 여자를 참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매력을 가졌어요. 접할수록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더군요. 그렇게 1년을 열심히 추다보니 10kg이 빠졌어요."
백씨는 송 원장의 첫 제자이기도 하다. 동시에 벨리댄서 강사 자격증을 딴 수제자다. 1년이 넘는 연습을 거쳐 강사 자격증을 땄다. 현재는 벨리댄스코리아 양천지부에서 강사로 활동 중이다.
배우기 재미있고 보기에 멋진 '춤추는 요가'
프로를 결심한 사람은 백씨 말고도 또 있다. 오는 9월 시험을 앞둔 황진이(31·화곡동)씨가 그 경우다. "강사와 회원들이 그동안 연습한 작품을 보여주는 공개수업이 있어요. 그때 화려한 춤을 추는 강사들을 보며 홀딱 반해버렸죠. 골반과 어깨, 손목 등 관절의 미세한 움직임이 여자 몸의 라인을 잘 돋보이게 하더라구요." 공개수업을 본 후 그는 망설임 없이 전문가의 길을 택하기로 결심했다.
황씨가 벨리댄스를 배우기 시작한 지는 3년째. 요즘 그는 또다른 고민이 생겼다. 처음 시작할 땐 그냥 열심히 배우고 따라했지만 지금은 자신의 개성을 어떻게 살리면 좋을지가 고민거리다. 여러 명이 추는 춤일 경우 너무 개성이 뚜렷하면 튀어 보이고, 그렇다고 정석대로만 추자니 개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벨리댄스는 음악과 운동, 작품성이 모두 합쳐진 예술이에요. 추는 사람마다 각자의 개성이 담겨지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춤을 찾는 것이 앞으로 저의 과제입니다."
황씨는 벨리댄스 매니어답게 주변 사람들에게 춤을 알리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예전엔 벨리댄스 하면 "야한 춤 아니냐?"고 되묻던 사람들도 요즘엔 "멋지다"거나 "대단하다"고 말해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저도 벨리댄스를 배우기 전에 요가·수영 등 여러가지 운동을 배웠어요. 벨리댄스는 '춤추는 요가'라고도 하는데, 다른 운동보다 배우기가 재미있고 보기에도 멋지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죠."
[사진설명] 5세부터 60세까지, 벨리댄스는 다양한 연령의 여성들이 즐기는 춤이다. 부채를 들고 벨리댄스를 추는 황진이씨와 송지연 원장(왼쪽부터).
<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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