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도 금하라더니.." 이주호, 재난훈련 지침 위반
[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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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5월 2~4일 '재난대응 안전한국 훈련'(재난한국훈련)에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전국 초중고에 어린이날 행사와 소풍 등을 금지한 공문을 보내 학교가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이주호 교과부장관은 같은 시기에 연평초등학교 학생들을 '교과부와 청와대 소풍'에 초대한 사실이 3일 오후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재난한국 훈련에 교과부 장관의 자기 홍보는 예외냐"며 반발할 태세다.
교과부에 따르면 이주호 교과부장관은 인천시 옹진군에 있는 연평초 4∼6학년 학생 36명을 2일부터 4일까지 서울로 초대했다. 이 시기는 재단한국 훈련 일정과 일치하는데 "어린이날을 맞아 포격사건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아이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라는 게 교과부 설명이다. 이 행사가 기획된 시기는 '어린이날 행사 중단' 논란이 일었던 1∼2주 전이라고 교과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 장관은 3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했던 연평초 학생들을 교과부로 불러 점심을 같이 하고 학생들의 공연을 관람했다. 교과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와 사진을 같은 날 오후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하지만 연평도 학생들을 재난한국 훈련 기간에 서울로 불러들인 것은 교과부가 지난달 12일 전국 초중고에 보낸 '재난한국 훈련 기간 중 훈련 외 행사 지양'이란 공문을 위반한 것이어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 해명 "장관 홍보에 활용할 생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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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는 이 공문에서 "일부 학교에서는 훈련 기간 중 학교 자체 행사(어린이날 기념 운동회, 각종 시험 소풍 등)를 실시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학교 자체 행사는 4월 29일 이전이나 훈련이 끝나는 5월 6일 뒤에 실시할 수 있도록 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3일 어린이날 기념 소운동회를 하려다 뒤로 미룬 서울 동작초의 박근병 교사는 "교과부 장관이 훈련에 참가해야 할 전방지역 초등학교 학생들을 서울로 초대한 것은 사려 깊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교과부 계획에 따르면 특히 3, 4일 전국 초중고는 학교 행사를 중단하고 동영상 관람과 대피훈련 등을 해야 한다.
박형준 전교조 서울지부 조직국장도 "전국 학교의 어린이날 행사를 뒤로 미루게 한 교과부 장관이 연평도 학생들을 왜 이 시기에 초청해 어린이날 행사를 했는지 의문"이라면서 "장관이 교과부 지침대로라면 재난 훈련에 참가해야 할 학생들을 불러 놓고 어린이날에 맞춰 자기 홍보전을 했으니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학교문화과 중견관리는 "연평도 배가 2박 3일에 한번 오가고 있기 때문에 재난한국 훈련 기간과 불가피하게 겹치게 되었다"면서 "어린이날을 맞아 연평도 학생들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장관 홍보에 활용할 생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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