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는 현존 세계 最古 천문대".. 천문연구원 김봉규 박사, 고대 관측기록 등 증거 제시

2011. 4. 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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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에 건축된 첨성대가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천문대임을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천문연구원 김봉규(사진) 박사는 7일 충북대에서 열린 한국천문학회 봄 학술대회에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증보문헌비고 등에 실린 고대 천문관측 기록 142건을 분석한 결과 첨성대가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640년대 이후 기록된 유성의 떨어진 위치들이 모두 첨성대를 둘러싸고 있다"며 "이는 첨성대에서 유성을 관측했다는 결정적 증거로, 첨성대가 천체를 관측하는 천문대였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는 첨성대가 상징적 건물이라거나 제사를 지내던 제단일 것이라는 기존 학계 일부의 주장과는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박사는 "첨성대가 완성된 이후 신라의 천문관측 기록의 수가 이전보다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기록된 내용이 매우 정밀해진 점도 첨성대가 천문대라는 사실을 뒷받침해준다"고 덧붙였다. 541년부터 640년까지 100년간은 신라의 천문관측 기록이 3건에 불과했지만 첨성대 축조 추정 시점인 641년부터 740년까지 100년간의 기록은 38건에 달한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또 삼국사기에 문열림, 영묘사 등의 제단이 별도로 있었다는 기록을 근거로 첨성대가 하늘·별에 제사를 지낸 곳이라는 일부 주장을 반박했다. 이밖에 조선시대 천문대인 관천대의 윗부분이 첨성대와 비슷한 점도 첨성대가 천문대임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제시했다.

김 박사는 "지금까지 결정적 증거 없이 그저 막연하게 첨성대가 천문대라고만 전해져 왔는데, 이번 연구 결과가 오는 14일 영국에서 열리는 '국제 고천문 학술대회'에서 발표되면 첨성대가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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