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Shot] 남극은 '삼복더위' .. 펭귄은 짝짓기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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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은 지금 한여름이다. 한낮 기온이 0도 안팎까지 올라간다. 1년 중 가장 활동하기 좋은 '삼복더위' 시즌이다.
펭귄들도 그래서 분주하다. 목하 번식기다. 펭귄들이 바쁘니 사람도 바쁘다. 생태조사가 한창이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남극 바턴반도 바닷가 언덕배기에 있는 일명 '펭귄마을'을 찾았다. 공식 지명은 '남극특별보호구역 171번(ASPA No171:Antarctic Specially Protected Area)'. 남극 북서부 킹조지섬 세종과학기지에서 2㎞ 떨어진 곳에 있다.
펭귄마을에 들어서자 요란한 울음소리가 귀를 때렸다. 낯선 방문객을 경계하는 소리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소리가 더 커졌다. 새끼를 보호하는 어미 펭귄의 목소리가 유독 크다.
넓이가 1㎢쯤 되는 마을은 크릴새우 껍데기 천지다. 둥지 주변과 바위 곳곳이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다. 펭귄이 크릴을 먹고 소화시키지 못하는 껍데기를 배설한 탓이다.
2009년 환경부 생태조사에 따르면 이곳에서 번식하는 종은 젠투펭귄과 턱끈펭귄, 남극도둑갈매기 등 총 9종. 젠투펭귄 1719쌍, 턱끈펭귄 2961쌍이 둥지를 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 외 이곳에서 번식하지 않는 새도 14종이나 관찰됐다.
4월에 이곳을 떠난 펭귄은 9월 중순께 돌아온다. 짝짓기를 하고 잔돌을 모아 둥지를 만든다. 한 번에 보통 두 개의 알을 낳는데, 암수가 교대로 품는다. 포란 기간은 35일 정도. 알에서 깬 새끼들은 이듬해 4월 중순께 다시 부모와 함께 이곳을 떠난다. 어디로 가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펭귄의 번식 생태는 남빙양, 더 나아가 지구 생태계의 변화를 간접적으로 보여 주는 지표다. 남극의 환경이 변하면 플랑크톤 서식 환경이 달라지고 크릴새우·펭귄으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이 줄줄이 요동친다. 이 때문에 펭귄의 번식 생태를 살펴보면 남빙양의 환경 변화를 역추적할 수 있다. 실제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서 올해 펭귄의 번식 상황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극지연구소 김정훈(왼쪽에서 셋째) 박사는 "추운 곳에 서식하는 턱끈펭귄의 수는 줄고 비교적 따뜻한 아(亞)남극권에 분포하는 젠투펭귄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행한 한나라당 박영아(맨 왼쪽) 의원은 "한국이 관리하는 펭귄마을이 잘 보존돼 우리나라가 환경 모범국가의 위상을 드높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극 세종기지=신동연 선임기자 < sdy11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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