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해외 영토 넓힌다] LG는 브라질의 '국민 브랜드'.. 최신 제품 불티난다

③ LG전자, '삼바 가전시장' 평정
LG전자의 브라질 마나우스공장은 아마존 밀림의 중심부에 있었다. 지난 10일 이곳의 한낮 수은주는 섭씨 28도까지 올랐다. 열대우림 특유의 습도까지 더해져 냉방시설을 벗어나면 온몸에서 연신 땀이 흘렀다. 브라질 정부가 조성한 공업단지 내 부지 17만2000㎡(5만2000평), 건평 4만9613㎡(1만5000평) 규모로 자리 잡은 마나우스공장에서는 현지에서 채용된 직원 2600여명이 3개 공장에 분산돼 TV와 에어컨, 냉장고, 오디오 등 각종 전자제품을 조립하느라 바쁜 손놀림이었다.
◇TV 한 대 조립에 6∼7초=컨베이어 벨트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제1공장 LCD TV 라인에서는 조립과 검사, 포장까지 걸리는 시간이 6∼7초에 불과했다. 단계별 조립과 검사를 끝내기 위해 일시적으로 벨트를 세웠다가 이동시키던 기존 방식이 12∼13초 걸렸던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속도 향상이다. '흐름생산(Flow Line)' 방식으로 공정을 바꾼 뒤 생산성이 50% 이상 향상됐다. LG전자 마나우스공장은 2년 전부터 적용한 공정 혁신을 통해 지난해 TV 300만대, DVD 플레이어 160만대, 오디오 60만대, 에어컨 20만대, 카 오디오 14만대를 생산했다. 이 같은 생산 증대에 힘입어 LG전자는 지난해 브라질에서 매출액 30억 달러를 달성했다. 전년도(24억 달러)보다 25% 늘어난 성장세였다.
마나우스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아마존강과 대서양을 거쳐 뱃길로 24∼25일 걸리는 상파울루로 이동한다. 상파울루 인근 상권이 브라질 전체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평택공장에서 생산된 부품을 마나우스로 옮기는 것보다 마나우스에서 상파울루로 완제품을 운송하는 데 드는 물류비가 더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나우스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한해 주어지는 세제혜택이 크기 때문에 국내에서 완제품을 수입해서 브라질에서 파는 것보다 45% 싸다.
◇LG는 삼바의 국민 브랜드=브라질에서는 LG전자 제품이 가전시장을 휩쓸고 있다. 시장전문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LG전자의 PDP TV는 브라질 내수시장에서 59%로 독주하고 있다. 평판TV의 주력제품인 LCD TV도 3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모니터 33%, 오디오 31%로 각각 1위다. 브라질에서는 'LG가 국민브랜드로 통한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LG전자는 1995년 메르코수르 협정으로 이 지역에서 배타적 관세동맹이 형성되는 것을 보고 현지시장 공략을 위해 마나우스에 공장을 설립했다. 이후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철수한 삼성전자와 소니 등 경쟁업체들과 달리 브라질을 고수하면서 가전시장 1인자로 올라섰다. 축구를 좋아하는 브라질 국민의 성향을 감안해 브라질 최고 인기의 명문구단 상파울루FC를 2001년부터 후원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간 것도 도움이 됐다.
◇국내 기업들 브라질 투자 러시=LG전자는 최근 상파울루주 파울리니아 시로부터 66만㎡(20만평) 규모의 토지를 무상으로 공급받고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다. 다른 기업들도 앞 다퉈 브라질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내 마나우스에 가전공장을 증설한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상파울루주에 자동차와 부품공장을 신설한다. 효성과 동국제강, LS전선 등도 각각 공장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브라질의 성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지난해 7.6%의 고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성장률은 8.9%로 14년 만에 최고치였다. IMF에 따르면 2011년 브라질의 총 GDP는 2조1930억 달러로 세계 7위(지난해 8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월드컵(2014년)과 올림픽(2016년)이라는 두 가지 빅 이벤트를 치르고 나면 브라질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투자자들의 시각이다.
코트라 상파울루센터 황기성 부센터장은 "브라질에서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 많다"며 "꾸준한 관심을 갖고 시장에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나우스(브라질)=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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