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온라인 쇼핑몰 1위 가능성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온라인 채널 투자를 통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높여 장기적인 성장토대를 구축하겠다."
지난 2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온라인 부문 강화와 중국사업 진출' 계획을 밝히며 했던 말이다. 신세계는 상반기에 온라인사업 부문에 60억원을 투입하고, 조직을 확대하는 등 온라인몰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보여왔다. 과거 하나의 팀이었던 온라인팀을 온라인사업 담당 조직으로 격상시키면서 1임원 3팀 체제로 정비했다. 조직을 이끌게 된 이영수 상무는 그룹 내 소문난 아이디어맨. 경쟁이 가장 치열한 가공식품 부문을 3년간 담당했고 이마트 온라인팀장을 맡은 적이 있어 적임자로 꼽혔다. 최근 이마트는 이마트몰을 리뉴얼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2년 매출 1조원 달성, 인터넷 종합쇼핑몰 1위 등극. 신세계 이마트가 지난 5일 이마트몰을 오픈하며 밝힌 포부다.
신세계 이마트가 온라인사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간단하다. 오프라인 이마트의 성장정체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이미 국내에 늘릴 수 있는 점포 수는 한계에 달한 상황. 대한상공회의소의 유통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01∼2007년 연평균 13%대이던 대형마트 매출 증가율은 올해 3%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할인점 간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마진율도 내려가고 있다.
반면 온라인시장은 오프라인 점포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의 지난해 총 시장규모는 20조9000억원. 지난해까지 6년간 평균 성장률은 20%가 넘는다. 전체 시장뿐 아니다. 지난해 이마트몰은 매출 940억원을 기록해 2008년 대비 35% 성장했고, 신세계몰 역시 33% 성장했다.
기업형슈퍼마켓(SSM)진출도 여의치 않게 된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사회적인 논란에 맞서며 동네 슈퍼와 직접 싸우는 대신 이들을 고객으로 끌어안는다는 복안이다. 최근 이마트는 사업자등록증을 가진 소매유통업자와 자영업자들만이 구입할 수 있는 이마트 법인몰을 열고, 업소용 대용량 매장도 선보였다.
유통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자연히 온라인 확대로 가는 것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할인마트인 월마트 역시 지난해 9월 온라인 월마트를 통해 온라인에 진출했다. 초기에는 오프라인에 없는 상품들 위주로 특화된 온라인 몰을 내세웠다가 최근에는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제품들도 구비하면서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 새롭게 선보인 이마트몰이 내세우는 경쟁력은 뭘까. 최병렬 이마트 대표는 "이마트몰은 오프라인 이마트 상품과 똑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이마트 점포'이면서 오프라인에서 취급하지 않는 전용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스토어' 모델을 지향한다"며 "이마트몰을 식품 부문의 아마존닷컴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사실 이마트몰의 콘셉트는 오픈마켓이나 일반 종합쇼핑몰보다는 온라인 슈퍼에 가깝다. 오프라인 매장의 약점을 보완한다는 차원에서다. 오프라인 할인마트는 동네슈퍼보다 멀고, 한 번에 대량으로 구매하다 보니 차가 없으면 주부 고객이 혼자 장을 보기 어렵다. 구매 의지가 있어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대신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은 신선식품의 품질관리가 철저하고 슈퍼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 강점. 소량으로 신선식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을 온라인 슈퍼로 유도해 동네 슈퍼를 이용하던 고객층까지 커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신선식품 판매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배송 문제로 지금까지 온라인 몰에서는 신선식품 등을 취급하기 어려웠다. 소비자들도 먹을거리만큼은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품질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 일반적인 쇼핑몰들은 식품취급 비율이 20%를 넘지 않는다. 이마트몰은 이 틈을 파고 들면서 1만여개의 온라인 전용 식품군을 새롭게 도입했다. 흑산도 홍어, 황제도 미역, 산삼 등 프리미엄 식품과 지역 특산물이 대표적이다. 전체 구비상품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0%.
또한 산란 10시간 내의 신선란 구매, 새벽 산지에서 수확한 상품에 대해 예약주문도 할 수 있게 했다. 성공키는 역시 품질관리다. 이마트몰의 마켓 플레이스는 오프라인 이마트처럼 이마트가 이미 검증을 마친 협력 회사만 등록할 수 있다. 상품 역시 오프라인 이마트 수준의 검증을 통과한 상품만 올리겠다는 것. 제품에 대한 교환 및 환불 기준도 오프라인 이마트와 똑같은 수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신선식품을 취급하려면 배송 관리도 중요하다. 게다가 '온라인 슈퍼'를 표방하는 만큼 실시간에 가까운 빠른 배송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배송시간을 늘려 하루 최대 10회까지 배송물량을 발송하는 10배송 체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127개 이마트 점포 중 수도권, 대도시 등 접근성이 가장 높은 72개 거점 점포에서는 점포픽업서비스도 제공한다. 온라인으로 집에서 가까운 점포를 선택해 주문을 하면 해당 점포에 들러 찾아가는 방식이다. 휴가철에는 전국에 있는 여행지 인근 이마트에서 직접 주문 상품을 찾아갈 수도 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마트몰은 확실히 오프라인 이마트의 결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전략적 툴 중 하나다. 이마트의 물건이 좋은 것을 알면서도 운반 문제로 오프라인 매장 내점을 꺼리는 고객들이 많다는 소비자 조사가 늘 있어왔다"며 "이번 온라인몰 강화가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을 갉아먹기보다는 반대로 고객 커버리지를 늘릴 수 있다"라고 했다.
이렇게 야심차게 문을 연 이마트몰은 과연 이마트와 신세계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까. 먼저 투자 대비 수익성을 단순 계산 해보면 결코 밑지지 않는다.
만약 온라인 대신 SSM에 진출한다고 가정하면 보통 슈퍼 한 개당 10억원씩 투자해야 한다. 이마트몰을 만들면서 올해 제시한 이마트몰의 목표 매출은 3000억원. 지난해보다 약 2000억원 이상 늘어나려면 슈퍼 한 개에서 나오는 1년 평균 매출을 30억~40억원으로 잡고 일 년 안에 약 60여개이상 점포를 늘려야 한다. 그러려면 총 600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셈.
그러나 신세계가 이번 상반기에 온라인에 투자한 금액은 60억원이다. 상대적으로 온라인에 대한 투자비는 적고, 온라인을 강화하면 전단지 비용까지도 줄일 수 있다.
하루 10배송까지 배송 주기를 짧게 한다면 물류비용 부담은 없을까. 현재 이마트는 프로모션 차원에서 3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무료배송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마트 측은 이후 5만원이나 7만원으로 기준을 높이는 등 배송비를 소비자들로부터 받는 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다.
물론 이것은 단순계산이다. 대신 업계의 경쟁상황이 만만치 않다. 유통업계 내 온라인몰 강화경쟁은 전쟁 수준. 홈플러스는 이마트보다 앞선 5월 자사 온라인몰을 국내 온라인 종합쇼핑몰 1위로 키우겠다고 했다고 나섰다.
2013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내건 홈플러스는 지난해 온라인매출이 1000억원이다. 이마트를 제치고 대형마트의 온라인몰 가운데 매출 1위를 차지한 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이마트가 신선식품 전문몰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홈플러스 인터넷쇼핑몰은 처음부터 그로서리(식료품) 전문몰이었다. 이전에 이마트몰이 비식품 부문까지 판매하고 있던 상황에서도 홈플러스의 매출이 앞섰다는 점은 '신선식품 전문'이라는 이마트의 카드가 크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이마트가 점포픽업서비스를 들고 나왔지만 홈플러스는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한 2002년부터 점포에서 바로 배송해주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의 10회 배송에 앞서 지난 5월부터 하루 4회 배송을 하루 10번으로 늘렸고, 연내 전국 배송률을 8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이마트가 이번에 야심차게 들고 나온 서비스들이 굳이 새로울 것이 없다는 업계 평도 있다. 또한 2004년 이마트는 온라인으로 회를 주문받고 특급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도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소리소문 없이 접기도 했다.
이렇듯 온라인시장에서의 서비스 차별화가 어려워진다면 오프라인에서처럼 결국 가격경쟁으로 가는 것은 아닐까. 이마트 측은 "가격보다 품질로 승부하겠다"며 출혈경쟁 가능성을 일축했고, 홈플러스 역시 "조달원가 이하의 비이성적인 가격경쟁에는 절대 대응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상황이지만 가격인하 경쟁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게다가 지금은 식품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도 장기적으로 취급 품목을 늘려 가면 오픈마켓들과 직접 경쟁을 해야 하는 부담도 떨칠 수 없다.
[정고은 기자 chungk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66호(10.07.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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