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매니저] OB의 재구성 - 1994년 LG 트윈스 (투수편)

n/a 2010. 4. 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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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투수진 운영에서 내가 한 일은 선수들에게 자신이 할 일을 미리 알려준 것 뿐이다. 자기 역할을 알아야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즌이 시작되기 4개월 전에 각자의 기량에 맞춰 '배역'을 주었다."

1994년 시즌 종료 직후, 이광환 감독은 LG 트윈스 투수진의 운용 비결을 묻는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 여기서 '배역'이란 표현은 LG의 '스타 시스템'을 설명하는 가장 적확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사실 LG 투수진은 개개인의 면면만 놓고 보면 다른 팀에 비해 그다지 뛰어나거나 위력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감독은 철저한 분업화와 역할에 따른 동기 부여를 통해 각자가 지닌 능력의 최대치를 이끌어냈다. 그 결과 은퇴를 앞둔 노장 투수나 다른 팀이라면 2군에 머물렀을 평범한 투수도 제 '배역'을 맡아 팀에 기여할 수 있었고, 선수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패전처리'로 여겨지던 중간계투 요원의 위상을 높인 것은 1994년 LG 마운드의 성공이 낳은 결과다.

한국 프로야구 투수진 운용의 '혁명', 1994년 LG 트윈스 마운드를 돌아보자.

투수 이상훈

27경기 18승 8패 148삼진 방어율 2.47 WHIP 1.04에이스. 140km/h 중후반대의 위력적인 패스트볼과 마운드에서의 담대함, 타자에게 주는 위압감, 승부처에서의 투지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에이스였다. 특히 프로 입단 뒤 바꾼 투구폼이 자리를 잡으면서 데뷔 첫해(1993년)에는 다소 불안하던 컨트롤이 크게 개선(경기당 볼넷 허용 4.48- > 2.71)된 모습을 보였다. 홈경기에서는 넓은 잠실 외야의 이점을 십분 활용해 높은 코스를 자주 구사하는 등 지능적인 피칭도 돋보였다. 고대 선배인 이광환 감독은 이상훈을 결코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고 철저히 보호(투구이닝 189.2)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면 이듬해의 20승도 없었을 것이다.

투수 김태원

28경기 16승 5패 방어율 2.41 WHIP 1.01큰 키에 빠르고 묵직한 공을 구사해서 입단 초기(1986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4년차 시즌까지는 부진했다. 1990년부터 컨트롤이 안정되고 경기 경험이 쌓이면서 18승 투수로 급부상, 팀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1994년에도 팀내 최다 이닝(190.2)을 소화하며 이상훈과 함께 에이스로 활약했다. 빼어난 구위에도 삼진은 많지 않았는데, 대신 탁월한 커맨드로 타자의 범타를 유도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수비진이 시프트를 하고 있으면, 정확하게 그쪽으로 타구가 가도록 절묘하게 제구된 공을 던지곤 했다. LG의 앞선 전력분석 시스템과 궁합이 잘 맞았던 투수다.

투수 정삼흠

27경기 15승 8패 방어율 2.95국내 프로야구에서는 드물게 일찌감치 컷패스트볼을 구사했다. 빠른볼처럼 오다가 홈플레이트 앞에서 살짝 떨어지는 이 구종으로 방망이 제조사들의 수익에 크게 기여했다. 다혈질의 성격에 마운드에서의 투쟁심도 굉장히 강해서, 당시 '싸움닭'으로 불린 해태 조계현과의 맞대결은 야구팬에게는 최고의 빅매치 중 하나였다. "타자와의 수읽기에 능한, 영리한 투수였다"는 평이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태평양을 상대로 3안타 1볼넷 완봉승을 거두며 크게 기여했다.

투수 인현배

23경기 10승 5패 방어율 4.19입단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전지훈련에서 이광환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인현배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LG 선발진의 '4일 휴식 로테이션'이 완벽하게 가동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마지막 10승째는 선동열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거둔 1-0 완봉승. 이에 차기 에이스감으로 주목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시즌 종료 뒤 찾아온 어깨 부상으로 이후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은퇴했다. 현재는 프로골퍼로 제 2의 삶을 살고 있다.

투수 김기범

20경기 3승 3패 방어율 4.865선발 겸 중간계투. 1993년 후반기에 당한 어깨 부상으로 시즌 내내 부진했다. 구속도 130km/h대 후반에 불과했고, 공끝이 좋지 않아 나올 때마다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후반기 서서히 페이스를 회복, 한국시리즈에서는 2경기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팀 우승에 일조했다. 이를 계기로 다음 시즌(1995년) 13승을 따내며 화려하게 부활한다.

투수 김용수

42경기 5승 5패 30세이브 방어율 2.56 WHIP 0.88이광환 감독은 '강팀의 5가지 조건' 중 하나로 '철벽 마무리 투수'를 거론한다. 김용수가 여기에 해당된다. 다른 팀 마무리들처럼 위력적인 강속구를 뿌리지는 않았지만,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에 포커 페이스, 완벽한 컨트롤, 그리고 특유의 포크볼을 앞세워 시즌 내내 LG의 뒷문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63.1이닝을 던지는 동안 그가 허용한 홈런은 단 1개, 볼넷은 10개에 불과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1차전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조기등판, 태평양 김동기를 병살타로 잡아내는 장면은 백미 중의 백미.

투수 차명석

26경기 2승 3패 1세이브 방어율 4.28손가락 재주가 뛰어나서 슬라이더를 세 가지 유형으로 구사했다. 커브처럼 각이 큰 슬라이더, 빠르고 짧게 꺾이는 슬라이더, 횡으로 크게 휘는 슬라이더. 빠른 볼의 구위 자체는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지만, 공끝의 다채로운 변화를 무기로 선발과 롱릴리프를 오가며 활약했다. 1997년부터 컨트롤이 크게 향상되며 LG의 '정규 셋업맨'으로 승진했다.

투수 차동철

34경기 2승 5패 7세이브 방어율 2.59해태 시절 두 차례 10승을 거두는 등 좋은 활약을 하다 1990년 LG로 이적한 뒤 급격한 하향세를 보였다. 다른 팀이라면 은퇴를 시켰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이광환 감독은 차동철에게 '셋업맨'이라는 당시로서는 생소한 보직을 맡겼고 이는 그의 선수 생명을 연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특급마무리 김용수도 그 앞에서 8회를 책임진 차동철이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을 게다. 특히 당시에는 생소한 SF볼(일명 반포크볼)을 구사해서 주자 있는 상황에서 범타를 유도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한국형 셋업맨 1호.

투수 전일수

30경기 3승 방어율 3.401991년 태평양에 1차 지명으로 기대를 받으며 입단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1992년 시즌 중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고, 1994년 선발과 롱릴리프로 투수진의 구멍을 메우는 역할을 했다. LG 마운드의 가장 놀라운 점은 이처럼 다른 팀이라면 기회를 얻기 힘들었을 투수들에게도 저마다의 역할을 부여해서 요긴하게 활용했다는 점. 1994년을 끝으로 1군에는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투수 강봉수

37경기 2승 1패 4세이브 방어율 2.61좌완 스페셜리스트. 1993년 입단 첫해부터 좌타자 전문으로 중용됐다. 다만 주자 있는 상황에서 올라와서 적시타를 내주거나, 다음 투수 앞에 주자를 만들어 놓고 강판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보이는 성적에 비해 팀 기여도는 다소 떨어졌다.

투수 민원기

27경기 1승 1패 2세이브 방어율 3.27 WHIP 0.97좌타자 킬러. 좌타자 상대로 안타를 맞는 법이 거의 없고 컨트롤 또한 뛰어나서 중요한 상황에서 중심타선 상대로 종종 투입됐다. 특히 당시 최고 강타자인 삼성 양준혁을 상대로 매우 강해서, 나중에는 '양준혁 덕분에 선수생명을 연장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투수 박철홍

18경기 3승 1패 1세이브 방어율 3.69LG 투수진 유일의 잠수함. 빠른 볼과 서클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민원기와는 반대로 좌타자, 특히 양준혁에게 매우 약했다고. "양준혁이 나만 등판하면 씨익 웃더라"고 회상할 정도다. 그 이유를 박철홍은 "커브가 없었고, 구종이 단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슬라이더도 휘는 게 아니라 직구 궤적처럼 들어가다 보니, 좌타자가 치기 쉬웠다. 우타자는 치면 땅볼이 되는데 좌타자에게는 안 통하더라." 박철홍의 말이다.

글 : 야구라 기호태 (yagoora.textcube.com)제공 : 프로야구단 운영 시뮬레이션 게임 프로야구 매니저 (bm.game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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