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문어발식 확장 OSMU(One Source Multi Use)로 활로 찾는다

2009. 11. 1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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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도 스토리, 둘째도 스토리다. 영화 기술과 제작·배급 방식이 아무리 변해도 열쇠는 스토리다."

영화 '킬 빌'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 거물 프로듀서 하비 와인스타인의 말이다. 디지털 기술 발달과 방송·통신융합 등으로 미디어 환경이 급속히 변화할수록 원천 스토리(콘텐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 문화계에서도 글로벌 시장 공략 및 원소스 멀티유스(OSMU·One Source Multi Use)를 위한 콘텐츠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토리 갈구하는 문화계=지난 7월 상금 1억원이 걸린 제1회 '멀티문학상'은 김이환의 '절망의 구(球)'에 돌아갔다. 갑자기 나타난 정체모를 검은 공이 접촉하는 사람들을 모두 삼켜버린다는 내용으로 시각적 효과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멀티문학상'은 국내 최초로 출판(위즈덤하우스)·방송(SBS)·영화(쇼박스)업계 등이종 매체가 공동 제정한 것이다. 주최 측은 "영상적 상상력이 뛰어난 소설을 발굴해 OSMU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기획이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 외에도 지금 한국 문화계는 '킬러 콘텐츠' 발굴을 위해 이종 매체 간의 교류 협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달 국내 최대 규모의 콘텐츠 개발 사업인 '대한민국 신화(新話) 창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10년까지 총 125억원을 투자, 공모전을 통한 스토리 발굴부터 시나리오 완성과 작품 제작·배급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영화사, 드라마작가협회, 게임회사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업체가 참여할 계획이다. 프라임엔터테인먼트와 살림출판사가 공동 제정한 '대한민국문학·영화콘텐츠대전' 역시 OSMU 콘텐츠 발굴이 목적이다. 출판·만화·영화 3개 부문에서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존 우리나라에서는 이종 매체가 협력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OSMU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획 단계부터 조직적 역할 분담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합종연횡하는 문화계=영화, 소설, 드라마, 만화 등 각 장르 간 OSMU 사례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제작자들이 검증된 원작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대세이던 영화계에서도 소설의 영화화가 유행이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나는 행복합니다'는 이청준의 소설 '조만득씨'가, 12월 개봉예정인 '걸프렌즈'는 이홍의 동명소설이 각각 원작이다. 박민규의 신작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도 영화화가 확정됐다. 최근에는 역으로 박찬욱 감독의 '박쥐'와 최강희 주연의 '애자'가 소설로 출간되기도 했다.

영화와 드라마는 동시 제작의 형태로도 진화하고 있다. 삼화네트웍스는 한일 합작 프로젝트 '텔레시네마7'을 기획, '내 눈에 콩깍지', '19' 등 7편을 제작했다. 두 나라 극장과 TV에서 동시에 선보일 계획이다.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는 방영이 종료되면 동시 제작 중인 영화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공연계에서는 '무비컬(movie+musical)' '노블컬(novel+musical)'이 열풍이다. '무비컬'은 지난해부터 뮤지컬계의 주요 트렌드로 떠올랐다. 20일에는 영화 '금발이 너무해'의 동명 뮤지컬이, 27일에는 1998년 영화 '웨딩싱어'가 무대에 오른다. 김훈의 '남한산성',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 김영하의 '퀴즈쇼'는 노블컬로 재탄생했다.

성공적인 OSMU는 고부가가치 사업이지만, 문화 전문가들은 유명 콘텐츠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재생산하는 분위기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매체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마구잡이식 접목은 원작의 평판을 저해할 수 있다"며 "창조적 재생산을 통해 각각의 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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