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적 에세이 '황홀한 글감옥' 펴낸 조정래 "자식에게도 못한 말 진솔히 담아"

2009. 10. 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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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도 차마 하지 못한 제 삶의 얘기들을 진실되고 솔직하게 썼습니다. 제가 더는 글을 쓰지 못하게 된다면 이번 글은 내 인생을 정리한 유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이 이 시대를 사는 미래의 주역들에게 작은 디딤돌이 되고, 삶의 작은 길벗이 됐으면 합니다."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의 작가 조정래(66)씨가 작가 생활 40년을 맞아 자전적 에세이 '황홀한 글감옥'(시사IN북)을 펴냈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250여명의 젊은이들에게 받은 질문 500여개 가운데 84개를 추려 답하는 형식으로 쓴 원고지 1500장 분량의 책에는 그의 인생론과 문학론 작품론이 망라돼 있다. '태백산맥' 등 현대사 3부작 집필에 얽힌 비화, 내밀한 가족사와 화가를 꿈꾸던 고교시절 등 인생의 궤적, 작가의 문학관 등이 담겨 있다.

작가는 안기부 내사 때문에 1990년 '아리랑'을 취재하기 위한 중국 방문길이 무산될 뻔한 위기를 이어령 당시 문화부 장관의 보증으로 넘긴 일, '태백산맥'을 쓸 때 빨치산 출신 정치경제학자 박현채 선생의 도움을 받은 일, '한강'을 쓰기 위해 포항제철을 취재하면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인간성과 도덕성에 감명을 받은 일 등을 풀어놓았다. 아내 김초혜 시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링컨 초상화를 정성껏 그려 바친 대학 시절의 일화, 아들과 며느리에게 '태백산맥' 전편을 필사하게 한 이유 등도 밝혔다. 대부분 처음 공개되는 사연들이다.

책 출간에 맞춰 6일 광화문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을 만난 작가는 "제게 흠이 되더라도 한평생 글을 쓰며 살아온 사람으로서 진실을 지키겠다는 자세로 질문에 응답했다"며 "이 글은 제 삶 전체를 조망하는 최초의 글이고 마지막 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젊은이들에게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모든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은 최선을 다한 노력을 바쳤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충고를 잘 새겨듣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사람이 뭔가를 이룬다는 것을 긴 인간사가 말해주고 있어요. 그것을 젊은이들에게 일깨우고 싶었습니다."

그는 "글을 쓰는 것은 피를 말리는, 온몸을 쥐어짜는 것 같은 고통이지만 글을 써내고 나서 오는 성취감은 온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라며 "책 제목에 있는 글을 쓰는 감옥은 황홀한 만족감을 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라동철 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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