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능가할 닌텐도쇼크, 이미 시작됐다(2부)
지금까지 닌텐도쇼크가 발생할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닌텐도쇼크를 가중 시킬만한 요인들과 만약에 발생 시에 생길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파악해보자. 게임 전문가들이 닌텐도쇼크가 발생하지도 모르는 여러 가지 이유 중에서 가장 크게 고려하는 문제가 무엇일까. 바로 닌텐도가 가지고 있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닌텐도의 이와타 사토루 사장은 닌텐도가 가지고 있는 '지금까지와 다른 점'을 부각시켜왔다. 물론 이 자체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분명히 다른 것에 대해 강조하고, 차별성을 부여해 소비자들의 인식을 깨우치게 만들었으니깐 말이다. 이 부분은 그동안 게임 업계가 가지고 있던 다소 부족했던 부분을 일깨우고, 좀 더 큰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포인트는 매번 나오지 않고 있다. 실제로 근미래적이고 진취적인 닌텐도의 비전에 대해서는 계속적으로 수정되고, 변화 발전돼 언급되고 있지만, 닌텐도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점이나, Wii나 NDS에서 찾을 수 있는 표면적인 취약점 등에서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최근 진행했던 GDC 2009에서 키노트 스피치를 진행했던 이와타 사장은 일반적인 논조 외는 현실을 직시하는 내용들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Wii와 NDS는 어떤 정책으로 움직이고 있을까. 현재까지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Wii의 가장 큰 전략은 사용자가 매일 게임기의 전원을 키고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이와타 사장이 언급한 내용이기도 하다. 이는 NDS 역시 마찬가지다. 사용자들이 게임을 하기 위해 매일 휴대용 게임기를 사용하고 즐기는 것. 어떻게 보면 매우 간단한 이치인 것 같지만, 실제로 따져보면 이는 매우 어려운 여러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특히 게이머가 아닌 라이트한 사용자들에게 이를 적용 시키기란 매우 어렵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더 이상 즐길 게임이 없거나, 게임을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면 더 이상 게임기에 대해 손을 내밀지 않는다. 게임기를 많이 즐기는 코어한 게이머와 다른 이야기다. 간단하게 예를 든다면, 국내 지하철에서 한동안 쉽게 볼 수 있던 NDS가 보기 매우 어려워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열풍에 이끌려 구매는 했지만, 한번 재미가 떨어지면, 더 이상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면 게임기가 가지는 비즈니스적인 매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게임기가 꾸준히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면, 당연히 게임 타이틀도 팔리게 되지만, 위의 상황처럼 더 이상 게임기를 즐기지 않는 층이 많아지게 되면 아무리 타이틀이 많이 나오더라도, 개발사가 큰 이득을 보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게임 타이틀은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게 되고, 게임기는 더 이상 즐기지 않게 된다는 것. 그러면 Wii, NDS 열풍은 한순간에 꺾이게 되고, 소프트웨어와 비즈니스의 커다란 쇼크가 일어난다. 이게 닌텐도쇼크다.
* 라이트층 겨냥, 코어한 사용자가 줄어든 게임기가 과연 매력적일까
이는 가설이기 때문에 그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닌텐도가 가지고 있는 정책 '다르다'와 '가족 전체'라는 기준으로 본다면 가능성은 충분해진다. Wii는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은 포지션과 성능을 보유하고 있고, Wii 채널이라는 사용자 지향의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게 잘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초반의 설정대로라면 Wii 채널은 Xbox Live 나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 못지않게 포괄적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Wii 채널 서비스는 그에 비해 매우 부족하고, 턱없이 즐길꺼리가 부족하다. 뭔가 하고 싶은 것은 잘 알겠지만, 아직까지 그들이 말하는 실현 단계까지 간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아니다' 라고 평가한다.
문제는 더 있다. 현재까지 종합적인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포방하는 아이폰이나, 다양한 게임 서비스를 지원해주고 있는 PS3, Xbox360에 비해 Wii와 NDS는 게임기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온라인 기능 무료 등으로 다양한 쓰임새를 느끼는 PS3와 DVD 플레이어 및 1억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Xbox Live, 다양한 유료 콘텐츠를 제공 중인 Xbox360에 비해 Wii는 확실히 게임 외는 즐길꺼리가 부족하다.
이는 소니와 MS가 우려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로 다양한 쓰임새가 없다면, 게임에 질린 사용자가 더 이상 제품을 사용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비디오 게임기보다는 가전기기와 흡사한 느낌이 들기 원했다. 현재까지 그 전략은 잘 맞아 들어가고 있고, 사용자들은 게임기 이상의 성능을 기대하면서 PS3, Xbox360을 구입하고 있다. 이에 비해 게임 열풍으로 구입한 Wii와 NDS는 슬슬 사용자들의 외면을 사고 있다. 게임 라인업은 재미를 찾기 어렵고, 자신에게 맞는 타이틀은 체감형 스포츠 게임과 '위핏' 정도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타이틀 소비율을 계속적으로 떨어지게 되고, 거품이 사라지게 된다.
물론 닌텐도 역시 이런 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책을 준비 중이다. 2008년 GDC에서 공개된 Wii 전용 유료 콘텐츠 'Wii웨어'와 Wii를 이용해 게임이 아닌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해볼 수 있는 '모두의 극장 Wii' 'Wii 거실 채널' 등이 그것이다. 이 기능들은 빠르면 2009년 상반기부터 늦어도 여름 이내는 가동될 예정이다. 그동안 게임 외 큰 서비스를 누릴 수 없던 Wii에서 게임이 아닌 서비스를 체험해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에도 불안 요소는 많다. PS3와 Xbox360처럼 네트워크 환경에 의존을 많이 하는 비디오 게임기에 비해 Wii는 네트워크 의존도가 매우 낮다는 것이다. 이는 Wii의 온라인 서비스를 사용하는 층이 그만큼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PS3와 Xbox360을 쉽게 즐기는 코어층이라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비디오 게임기라는 것에 대해 생소한, Wii를 이제 만져본 사람들에게 네트워크 환경 구성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거창한 서비스가 들어온다고 해도 실제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Wii 자체가 가진 메모리도 PS3와 Xbox360에 비하면 매우 부족하다. 이 두 제품은 큰 용량의 하드를 탑재해 웬만한 사용자들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랜드 플래시를 사용하는 Wii는 이에 비해 매우 작다. 이는 고화질의 동영상이 들어갈 경우 금방 바닥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SD 카드 슬롯이 존재하지만, 이는 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서비스 업체 입장에서는 매우 신경쓰이는 불안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출시 이후 게임 라인업이 거의 없는 NDSi도 걱정꺼리다. 다양한 기능이 들어 있는 점을 활성화 시키기엔 전 버전의 제품이 너무 확산돼 있으며, NDS와 NDSi의 차별점을 많이 강조하기엔 기존 시리즈가 너무 많이 퍼져있다. 이 입장에서 기존 시리즈의 펌웨어 강화도 없이 무작정 신기종을 밀어주는 모습을 보인다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불만을 살수 밖에 없다.
또한 NDSi는 현재 Wi-Fi 기능을 활용한 다운로드 콘텐츠 기능의 활성화가 부족하고, 게임 라인업은 휴대전화에 비교해 너무나 떨어진다. 다운로드 콘텐츠로 어느 정도 기반을 닦은 PSP와 비교해도 이는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약점은 결론적으로 NDSi가 넘어야 할 산, 바로 아이폰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무언가 획기적인 변화나 큰 한방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위험한 수준까지 밀려날 수도 있다. 이것이 닌텐도가 가지고 있는 가장 위험한 상황 닌텐도쇼크다.
* 웃고 있는 닌텐도 뒤에는 '위험'이라는 두글자가 있다
이렇게 현재 닌텐도의 상황은 쉽게 풀어본다면 '위험한' 상태다. 전 세계 시장에 큰 족적을 남긴 건 좋지만, 이런 판매 호황이라는 그림자에 가려져 실제 위험요소들을 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비디오 게임 시장 전체를 봐서 좋은 상황은 아니다. 물론 갑작스러운 멸망은 생기지 않겠지만, 이번 년도 Wii와 NDS의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면, 확실하게 좋지 않은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올해 닌텐도가 어떤 해결책으로 닌텐도쇼크를 뛰어넘고 제왕의 자리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게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동현 기자 game@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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