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자가용없인 멀리 나갈수도 없어요"
[[오마이뉴스 이준혁 기자]5년 이상 준비해 온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지난 1월 30일부터 오는 7월까지 진행된다. 지난 금요일(30일)부터 반 년여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질 인천광역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비록 인천광역시 내에 한정되어 이뤄지는 개편이지만, 인천 시민들에게는 지난 2004년 7월에 단행된 서울특별시(수도권도시철도 포함)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맞먹는 (1981년에 이뤄진 인천의 '직할시 승격' 이후 최대 규모의) 매우 큰 개편안이다.
이번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형태와 명암에 대한 기획기사를 1월 30일부터 꾸준히 싣고 있다. 당초, 1월 30일, 2월 1일, 2월 3일 이렇게 세 차례 싣기로, 첫 기사를 시작하며 언급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7월 1일에 전격 단행된 서울특별시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달리 예측하지 못했던 많은 '엽기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시민들의 의견을 들으며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마지막 기사를 완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정 노선'에 중점을 둔 지난 '특별편 1'에 이어 이번 '특별편 2'는 '특정 지역'에 중점을 둔 기사이다. 하지만 지난 편과 같이 본편도, 특정 소재를 토대로 큰 틀을 바라보는 형태로서, 인천광역시는 물론 인천광역시 밖 지역을 향해서도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정 지역의 기존 운수사업자의 지역 기득권을 지켜주도록 만들어진 법과 제도, 이용객 편의를 생각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 간의 지나친 권역다툼 등이 이번 기사에서의 핵심 사안이다.
인천 논현지구와 송내역을 잇는 버스노선의 변화와 향후전망 등을 살피며, 더 나은 대중교통을 위해 각 주체(이용객·버스회사·지자체)는 어찌해야 할 지, 생각해보도록 하자.
당초 계획했던 마지막 편인 '정리' 편 기사는, 이번 1차 노선개편이 안정화된 후, 최종적으로 변경된 1차 노선개편 사안을 종합한 후에 정리해 게재하도록 하겠다. - < 기자 주 >
|
'논현동'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상당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을 먼저 대답할 것이다. 논현역과 학동역을 중심으로, 수많은 업무용 건물과 다양한 맛집이 위치해 있는 서울 강남구의 논현동이, 다수 대한민국 국민들이 인지하고 있는 논현동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논현동'은 한 곳 더 위치해 있다. 과거에는 서쪽에는 남동공단이 있고 동쪽에는 딸기밭과 포도밭이 유명했던 시 외곽지역이었으나, 근래에는 활발한 택지 개발사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인천광역시 남동구에 위치한 논현동이 바로 그 곳이다.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주거지역은 현재, 14단지까지 건설된 논현지구 아파트단지와 두 개의 단지가 있는 논곡초등학교 인근의 논현주공 아파트단지, 그리고 논현지구 및 논현주공 아파트단지보다 먼저 건설된 풍림아파트와 한라아파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많은 아파트단지가 생겨났기에 인구의 증가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2009년 1월 말 현재 주민등록인구 기준의 논현동(논현고잔동)의 인구는 5만7870명이나 된다. (인구 5만명을 넘길 때까지 분동 절차를 안 거치긴 했지만) '인천의 동(洞) 인구 1위'인 것이다.
그러나 현재가 끝이 아니다. 인천광역시가 지정한 논현택지지구는 254만㎡ 뿐이지만, 이와 별개로 한화그룹이 올해 완공을 목표로 옛 화약공장터에 짓는 에코메트로단지는 238만㎡ (1만2000여 세대). 지금의 논현택지지구만한 단지가 하나 더 생긴다고 보면 된다.
|
엄청난 교통 수요 - 하지만 아무리 봐도 매우 부족한 현상황
인천 논현동의 경우, 많은 인구가 새롭게 생긴 만큼, 교통 수요가 폭주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군다나 이 지역은, 상대적으로 서울통근인구가 적은 인천광역시에 있고 더군다나 남동공단이 바로 옆에 위치해 있지만, 외지인들이 이사한 경우가 많아 시외통근인구 비중이 월등한 지역이다. 하지만, 논현동의 대중교통에 대해, 많은 주민들은 불편하다며 한목소리로 외친다. 이 지역의 대중교통 현황은 다음과 같다.
* 간선·좌석 도시형버스 : 20번(평균배차간격 13분), 21번(〃18분), 21-1번(〃10분), 27번(〃9분), 38번(〃16분), 65번(〃15분), 754번(〃10분), 754-1번(〃30분), 103번(〃5분)
* 광역버스 및 시외버스 : 1301번(합정·신촌·서울역 방향, 광역버스, 평일 30~40분, 휴일 60분), 9900번(양재역·강남역·강남터미널 방향, 시외버스, 평일 20~50분, 휴일 30~60분)
위 대중교통 현황을 보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도대체 어디가 불편하냐'는 형태의 힐난이 있을 지 모른다. 배차간격이 긴 노선도 있지만, 노선이 총 11개이기에, 이런 평가는 충분히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막상 이 지역 버스운행의 실상은 다르다.
일단 위에 기재된 배차간격은 어디까지나 '문서상에 기재된 공식 평균배차간격'이다. 버스터미널에서처럼 출발·도착 시각표를 부착하고 운행하는 1301번·9900번 및 출·퇴근 시각대(RH) 동시 운행차량 기준 50대가 넘는 103번을 제외하고는, 저런 배차간격이 나오지 않는다. 현실적으로는, 출·퇴근 시각대 배차간격이 저 정도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며, 일반 시각대(NH)에 나오는 배차간격은 '제시된 숫자의 1.5를 곱해도 맞을 정도'로 훨씬 길다.
더군다나, 754-1번은 이 지역이 농촌과 공단이 혼재하기 전부터 거주하던 원주민 주거지역으로 운행하는 초 단거리 노선이며, 배차간격이 짧은 27번은 인천의 양대 도심인 구월동·인천터미널 방향으로 가긴 하지만 동막역을 통해 꽤 돌아가는 노선으로 사실상 '차고지만 논현동인' 노선이다. 103번의 경우,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운행차량의 절반 이하만 논현동으로 들어왔고, 모든 운행차량이 논현동으로 진입하게 된 시기는 얼마 안 된다.
심지어, 만수·구월동을 거쳐 인천터미널로 가는 데에 경로상 거의 흡사한 21번·754번은, 함께 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두 노선의 버스회사는 같다. 이 버스회사는, 21번·754번은 물론 20번·21-1번·27번·38번·754-1번 노선도 운행한다. 시내구간 운행 노선 9개 중 7개가 이 버스회사 차지인 것이다. 65번과 103번은 2007년 각각 7월·11월에 진출했다. 103번의 전 버스가 논현동에 닿는 데에는 1년 쯤의 시간이 걸렸다. 초기 배차간격은 20분이었다.
주민들의 불만은 당연했다. 신규 인구밀집지인 이 곳 사람들 사이에, (역세권 주변의 사람들을 제외한) 인천에 오래 산 다른 인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인천은 자가용 없이는, 멀리 나갈 수 없는 곳이에요'라는 자학적 한탄이 나옴은 당연한 결과였다.
|
송내역 700m 앞까지만 운행하는 간선급행노선 - 송내역은 부천 땅
오는 2월 25일부터 인천광역시 내에는 총 11개의 간선급행노선(901번~911번)이 운행된다. 인천광역시가 추진하고 2개 회사(903번 노선 신백승여행사, 그 외 노선 (가칭)'공영급행주식회사'에서 운행하는 '간선급행노선'은, 500m 정도의 기존 정류장 간 간격보다 훨씬 긴 2km 정도의 정류장 간 간격을 가지며, 이로 인해 버스의 운행 속도는 기존 버스에 비해 훨씬 빨라지고 당연히 버스이용객의 이동 시간 또한 빨라지는 상생의 효과를 낸다.
성인 기준의 요금은 교통카드 1000원, 현금 1100원으로 책정됐으며, 다른 좌석형·간선형·지선형 도시형버스와 마찬가지로 통합환승제의 적용(2009년 6월까지는 인천광역시 환승할인제가 적용되고, 2008년 7월부터는 수도권통합요금제가 적용된다)이 가능하다.
총 11개 노선 중 논현동으로 진입하는 노선은 총 4개이다. 905번(계양역~임학역~한림병원~삼산동~부흥로터리~모래내시장~도림동~논현동), 907번(작전역~아남4거리~산곡동~백운역~간석5거리~길병원~남동공단~논현동), 909번(송도신도시~동막역~신연수역~논현동~도림동~남동구청~인천대공원~구산4거리), 910번(제물포역~용현시장~인하대~송도역~연수구청~남동공단~논현동) 등 4개다.
간선급행노선의 배차간격은 출·퇴근 시각대(RH) 12분, 일반 시각대(NH) 18분으로 상당히 길다. 하지만 이 네 노선으로 인해, 기존 논현동의 교통난은 상당부분 해소되며 4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한화에코메트로단지 입주민 수요도 대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909번의 신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초 909번은 송도신도시·논현동·만수3지구 지역과 송내역의 연결을 위해 신설된 노선이었다. 문제는, 송내역 남광장의 행정구역은 '경기도 부천시'이며, 인천광역시 행정구역은 구산4거리에서 끝난다는 것이다. 즉, 송내역 남광장으로 진입하려면 부천시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현재는 부천시의 동의를 얻지 못했기에 구산4거리에서 회차해야 하는 상황이다.
|
위 약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재 상태로라면 909번을 타고 온 승객들은, 구산사거리에서 내려 걸어서 송내역까지 가거나, 구산사거리 전 중앙병원 정류장에서 현재 송내역까지 운행중인 기존 버스노선(8, 11, 14-1, 16-1, 30, 103)으로 갈아타야 한다. 당연히, 간선급행버스가 추구했던 효과는 반감되며, 송도신도시나 논현동 등 원거리에서 송내역에 빠르게 닿고자 간선급행버스를 탄 승객들은 상당한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한다.
현재 부천시는, 909번의 송내역 접근에 대해, 꾸준하게 '부동의' 의사를 표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광역시 관계자는 '지금도 혼잡한 송내역 남광장에 새로운 노선을 투입할 경우에는 더욱 혼잡해 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 기자는, 이에 대해 부천시 관계자의 확인을 요청했으나, 부천시 관계자는 '남광장이 혼잡한 상황에서 더 이상 노선을 추가하는 것은 무리'라고만 답할 뿐 구체적인 확인을 거부했다.
909번 노선이, 당초 구상노선의 회차점이었던 송내역이 아닌 구산4거리까지만 운행할 예정이며, 이것이 부천시의 반대 때문이라는 것은 도림동과 논현동 주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다. 논현고교 앞에서 만난 김 아무개씨는 "송내역을 더 자주 이용하면 할수록 송내역 남광장 앞 상인들이 버는 돈도 많아지는 등의 효과도 있을텐데 왜 부천시가 무조건 반대만하는지 모르겠다"면서 "500m인데 서민 편의를 생각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소래포구입구4거리에서 만난 박 아무개씨는 부천역인근으로 출퇴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인천과 부천은 맞붙어 있지만 연결 버스노선이 취약하다"고 말하며 "광역버스나 시외버스 외에는 부천 회사의 88번, 부천 회사에서 너머온 80번·87번, 어렵게 신설된 37번 등 소수 노선이 전부다. 송내역까지 가는 노선 하나 신설하기도 이렇게 어렵다. 경인전철 근처가 아니라면 인천과 부천을 오갈 때 자가용을 안 타기 힘들다"고 말했다.
|
인천광역시 관계자 "민간 버스업자의 수익을 보장하는 게 당연하다"
이번 개편을 통해 16번 노선는, 기존의 '동춘공영차고지~옥련동~경인방송~토지금고~구터미널~신포동~동인천역~송림동~주안북부역~5공단~동암역~간석오거리~만수동~인천대공원~송내역'이라는 긴 운행구간을, 두 노선으로 분할하는 형태로 노선을 개편했다. 이 중 16-1번 노선은 '송내역~인천대공원~만수동~도림동' 구간을 운행한다. 당초 16-1번은 논현지구 진입을 꾸준히 요청했으나 이번 개편에서 실현되지 않았다.
송내~논현(한화지구·소래포구) 노선 신설 논의는 꽤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2004년에 국책연구기관인 교통개발연구원(현 한국교통연구원)에서 발간된 '인천광역시 버스교통체계개편 기본계획수립' 용역보고서에는, 16번·103번 버스회사가 각각 노선을 분할(16번) 혹은 연장(103번)해 송내~소래 구간을 운행하기를 원하며, 더불어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버스회사도 21번을 분할해 송내~소래 구간 운행을 원한다는 내용이 나올 정도다.
인구 10만여명의 택지지구(논현동, 향후 입주할 한화지구 포함)과 유명관광지(소래포구)를 끼고 있는 지역과, 가장 가까운 경인전철 역을 잇는 노선의 신설에 운수사업자라면 누구나 군침을 삼킬 것이다. 그렇기에, 이 노선을 어떤 버스회사가 차지할 지는, 운수업계의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그러다가, 지난 2007년 11월에, 103번 노선의 연장이 시행된다.
많은 사람들은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비록, 103번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회사가 인천에서 가장 큰 버스회사이며 103번의 경우 50대 이상을 운행하는 매머드급 노선으로 배차간격도 짧지만, 21번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회사는 논현동에 기반이 컸고, 실제 '21-2번'의 신설예정 기사가 언론에도 나올 정도(교통신문 2007년 9월 5일자)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3번은 정상적으로 운행되지 못했다. 2~3대의 차량 중 1대만 논현동에 닿는 방식으로 인가가 나온 것이다. 5분 이내의 짧은 배차간격을 보이는 103번이었지만, 논현동에서만큼은 15분에 달하는 긴 배차간격을 보였다. 이 때문에 논현동 주민들은 1년 정도 꾸준히 민원을 넣었고, 결국 작년 가을부터 결국 103번 노선 전 차량이 논현동을 거친다.
익명을 요구한 103번 운행승무원(운전기사)는 "운행차량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시와 달리 우리는 기존 차량으로 충분히 운행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존에 논현동에서 버스사업을 하는 기존사업자가, 곧 새로운 노선을 만들 생각으로 전 차량의 투입을 막았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하며 "나는 승객들에게 103번 전차량이 논현동에 오는 방법은 민원 뿐이라고 강조하며 민원을 넣으라 했다. 시는 민원을 듣기는 한는가 보다"고 밝혔다.
인천광역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본 기자의 질문에, "현재의 버스는 관에서 할 일을 관이 돈이 없어 민간에게 맡기는 상황이다. 민간 버스업자도 수익이 나야 사업을 하는 것이고, 시는 관이 할 일을 대신 하는 민간 버스업자의 수익을 보장하는 게 당연하다"라고 밝히며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버스회사에 신규노선을 우대하는 것도 당연하다. 실제 급행간선버스 업체선정에서도 지역업체에 가산점을 줬다"고 말했다.
|
"기자양반, 아무리 이걸 기사로 써도 인천에서는 이건 절대 안 고쳐질거야"
이번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과정에 시는, 각 버스회사와 시민들에게 꾸준히 의견을 수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6번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회사는 5년 전 그대로 송내~논현(한화지구·소래포구) 노선을 건의했고, 논현동·도림동 주민도 기존 103번 노선외에 새로운 노선의 도입을 원했다. 특히, 이번 취재과정 중 인터뷰를 한 논현동·도림동 주민들은, 기존에 이 지역에 기반이 있는 ㅇ버스회사가 아닌 타 버스회사의 노선을 원했다.
하지만, 이미 송내역 진출입이 가능한 16번 노선은 16번과 16-1번으로 분할이 되면서 논현동 바로 위의 도림동까지만 노선이 운행될 수 있도록 인가(16-1번, 송내역~인천대공원~만수동~도림동)되었고, 인천광역시에서 새롭게 신설한 간선급행버스 909번 노선은 부천시의 꾸준한 부동의로 '인천땅'인 송내역 700m 앞 구산4거리에서 회차할 상황에 온다.
이 사안에 대해, 지난 5일에 시·버스회사·주민 등과 인터뷰한 결과,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인천광역시 관계자는, "16-1번을 운행하는 업체가 논현동으로의 연장을 신청한 적이 없다"라고 잘라 말하며 "업체가 신청하고 주민들이 원한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검토할 것이고 타당하다면 노선을 연장할 것이다. 아마 업체는, 고급 좌석차량을 투입하고도 50원(주 : 성인교통카드 기준 간선버스 900원, 좌석버스 950원)만 더 받는 103번과, 경쟁이 쉽지 않아 103번이 안 거치는 도림동 쪽으로 연장신청을 한 것 같다"로 말했다.
반면 16-1번을 운행하는 ㅅ버스회사 관계자는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소래로 노선을 연장하고 싶어 꾸준히 건의한 상태다"라고 말하며 "103번은 물론 간선급행버스 909번과의 경쟁도 염두해 두고 저상버스, 08년식 신형버스 등 회사 내 최신 버스차량을 16-1번에 집중 투입했다. 16번과 16-1번을 분할하며, '딱 2km만 연장하면 되는' 16-1번의 논현동 연장시 10분 이내 간격으로 운행 가능하도록, 차량도 여유롭게 배치했다. 지금 도림동 기준으로는 6분으로도 굴릴 수 있다. 만약 버스는 부족하면 더 사면 된다"고 밝혔다.
자신을 과거 서울에서 버스기사로 일한 적이 있다고 밝힌 택시기사 박 아무개씨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것 같다. 주민들과 버스회사가 원하고, 곧 한화단지 생기면 대중교통수요는 폭발할 거고, 신설 노선인 909번도 부천시 부동의로 구산4거리에서 회차해야 할텐테 이미 송내역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를 가진 노선의 연장을 왜 막는가 싶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30년 넘게 살았다는 지역주민 김 아무개씨는, "인천은 원래 그랬다. 검단은 Y사(주 : 실제 회사명을 밝혔으나 이니셜로 처리), 연안부두랑 남동구 잇는 것은 B사, 월미도랑 부평 잇는 것은 D사 등등 인천 끝 쪽에는 다 자기 영역이 있고, 시에서는 이걸 지켜주려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고 말하며, "내가 볼 때엔 여기도 그리 돌아가는 것 같다. 기자양반이 아무리 이걸 기사 써도 인천에서는 이건 절대 안 고쳐진다"고 체념했다.
"인천은 차 없이는 어디 멀리 나갈 수가 없는 곳이에요"
이번 취재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은 '인천은 차 없이는 어디 멀리 나갈 수가 없는 곳'이라며 한탄했다. 동시에 이번 개편에 대한 기대도 컸다.
논현동·도림동·만수동·송내역 등에서 만난 인천 시민들은, 크게 '인천광역시의 타 시·도와의 행정력 부재'와 '시가 누구의 이익이 우선인지 모르는 것 같다'는 두 가지 점을, 인천광역시의 대중교통이 편리하지 못한 원인이라고 직설적으로 밝혔다.
일산에서 살다가 송도로 이사왔다는 최 아무개씨는 "일산에 살 때에는 집 인근 마두역에서 파주, 강화, 김포, 신촌, 광화문, 영등포, 김포공항, 인천, 인천공항, 강남 등 다양한 먼 거리를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공항버스가 다니는 인천공항을 빼면, 인천만 시외버스로 이동이 가능했다. 막상 마두역에서 인천이 먼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마두역에서 계산동 쪽은 20분이면 족하다. 1시간걸리는 강남도 환승할인되는 광역버스인데 인천만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있는 노선도 돌고 느리다. 자가용을 안 끌고 다닐 수 없다"고 말했다.
안양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다는 김 아무개씨는 "안양·군포 쪽에서는 좌석버스로 구로, 강남, 잠실, 분당, 수원 등도 간다. 심지어 오산으로 가는 버스와 제부도로 가는 버스도 있다. 근데 논현동에 이사오고 나서 왜 자가용으로 15분이면 가는 오이도역으로 가는 버스도 없는 거나 다름 없고(주 : 좌석버스 790번은, 소래포구 바깥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서 타야하며, 하루 15회 운행한다) 인구가 이만큼 들어왔고 앞으로 이만한 인구가 들어올 건데 송내 가는 노선 하나 못 뚫는지 모르겠다. 이웃 부천·시흥 가기도 힘들면 어떡하나"고 말했다.
박 아무개씨는 최근, 서울 직장에서 야근하고 돌아오는 딸을 마중나가기 위해, 매일 논현고 버스정류장으로 나간다. 박 씨는 "광역버스는 동네 제일 윗 길로만 다닌다. 밤이면 갈아탈 버스도 없다. 세상도 흉흉해 내가 차를 끌고 마중나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씨는 "개편되면 좀 좋아지겠지. 그래도 주민들도, 계속 불편한 점에 대해 민원 넣고 있고, 언론에서도 이렇게 관심 가져주니, 뭔가 바뀌겠지. 최소 4만명 정도 더 들어올 건데 시에서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으면 직무유기이자 태만근무지. 암!"이라며 시에 기대의 모습을 보였다.
[☞ 오마이 블로그]
[☞ 오마이뉴스E 바로가기]
- Copyrights ⓒ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