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공원내 '위안부 박물관' 건립 충돌

2008. 11. 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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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 및 여성 단체와 독립운동가 단체들 사이에 초유의 충돌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이 일제에 짓밟힌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서울 현저동 서대문독립공원에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건립을 추진하자 독립유공단체들은 이를 '성지(聖地) 훼손'이라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광복회와 순국선열유족회 등 32개 독립유공단체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공원 내 박물관 건립은) 독립운동을 폄하시키는 것으로 순국선열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청소년들에게 '우리 민족은 적극적인 항일 투쟁보다 일제에 의해 수난만 당한 민족'이라는 왜곡된 역사 인식을 심어줘 역사적 진실에 대한 혼동을 줄 수 있다"며 "독립공원내 박물관 건립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건립은 일제의 인권 유린 범죄를 고발하고 미래 세대의 평화·역사교육을 위해 정대협이 1994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다. 지난달 16일 서울시로부터 사업 인가가 나와 내년 3월 착공될 예정이다. 정대협과 여성 단체들은 사업 성사를 눈앞에 두고 독립유공단체들의 강한 저지에 부닥치자 분노를 숨기지 못하고 있다.

정대협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박물관 건립 방해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며 "광복회의 논리는 일본과 국제사회에 웃음거리를 제공하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기자회견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0여개 여성단체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해 연대의 뜻을 표시했다. 강주혜 정대협 사무처장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독립유공자 또는 그 후손들이 박물관 건립을 반대해 위안부 할머니들이 굉장히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티즌들도 독립유공단체측에 비판적인 기류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지난 1일부터 '광복회, 일본군 위안부 박물관 건립 저지 활동 중단해야'라는 제목의 청원 운동이 시작돼 이틀 만에 2000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동참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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