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세 가수 소피아 "제 2의 인생 시작했어요"

2008. 10. 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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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홍연정]

키 170cm, 몸무게 49kg, 허리둘레 26인치. 20대 여성을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몸매와 빼어난 미모의 주인공은 57세 가수 소피아(본명 이찬경)다.

지난 9월 SBS TV에서 추석특집으로 방송한 예능프로그램 '스타킹-2008 동안 선발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한 이씨는 '내사랑 당신'이라는 3집 앨범을 낸 엄연한 가수다. 그가 늦은 나이에 노래를 부를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은 뭘까.

이씨는 노래 부르는 무대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더 많다. 그는 5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중풍과 치매로 고생하고 있는 어머니(조성희)와 다운증후군을 앓는 동생(승연)의 간병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아직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고, 늘 말썽을 달고 사는 동생이지만 바라보고 있으면 측은하고 사랑스럽기만 하다"고 말하는 이씨는 늘 하루가 부족하다. 가족들 뒷바라지를 하며 가수로서의 스케줄을 소화하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그런 그가 가수를 고집하는 건 노래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한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취미 삼아 악기 연주를 하고, 노래하는 것을 낙으로 삼았다"는 이씨는 결혼 전 모델·연기자 등의 제의를 받은 적도 있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커 평범한 주부로서의 삶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던 중 어머니의 병환과 더불어 생계 등의 이유로 5년 전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시작하면서 이찬경이 아닌 '소피아'로서의 길을 걷게 됐다.

"'내게 가수가 천직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이 즐겁고 매력적이었다. 진심으로 '노래하며 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지인의 소개로 작곡가 김준규 선생님을 알게 돼 지난 2006년 데뷔 앨범까지 냈다."

50대 중반의 나이에 가수를 시작한 것에 대해 소피아는 "절대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말 그대로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하고자하는 열정만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아줌마' 소리 한 번 들어본 적 없는 영원한 젊은 언니다."

이씨가 젊음을 유지하는 비법은 마음을 치유하는 노래 이외에도 어머니와 동생 덕이 크다. 가족들 수발을 위해 무엇보다 건강과 체력 관리가 필수이기 때문. "긍정적인 마인드로 사는 게 중요하지만 적절한 운동도 빼놓지 않는다. 자전거·줄넘기·훌라후프 등을 꾸준히 하고, 운동을 하면서도 늘 밝은 마음으로 노래를 흥얼거린다."

외모와 마음이 젊다보니 웃지 못할 일도 많다. 가수 활동을 하며 알게된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친구들이 먼저 반말로 말을 걸어오기 때문이다. 민망해서 나이도 밝히지 못하던 차에 지난 7월 KBS TV '인간극장'에 출연하면서 나이가 공개됐고, 이씨의 나이에 놀란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동안 선발대회'에까지 출연하게 됐던 것.

"방송출연 후 10~20대의 어린 친구들이 '소피아 언니'라고 부르며 몰려와 사진을 찍고 가곤 한다.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즐겁다"며 이 씨는 환하게 웃는다.

소피아의 꿈은 뭘까. "노래를 통해 지치고 힘들고 소외된 분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고 싶다. 견디기 힘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노래를 평생 부를거다. 그리고 내가 조금만 힘든 표정을 지어도 금방 알아차리는 우리 엄마를 위해서라도 항상 웃으며 살고자 한다. 소피아 파이팅!"

홍연정 기자 [lucky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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